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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얘기

성내동 까페 '하얀집' 성내동 버스정류장 근처에 '하얀집'이라는 조그마한 까페가 있었다. 얼마나 하얀지 보자고 처음 들어갔던 곳. 참 작다. 옛날 중대앞 '따지'보다 조금 클까? 테이블이래야 너덧개. 맞아 그집의 피아노가 하얀색이었고 그래서 그집 이름이 하얀집이라고 했었던 것 같다. 노래하기를 참 좋아하는 중년의 여자 사장님, 그리고 피아노를 아주 잘 치던 남자와 그 피아노에 맞춰 노래를 잘 부르던 여자. 나이는 여자가 한참 위로 보였는데 아마 그 둘은 연인사이인 듯했다. 지하실 계단을 내려와 문을 열고 우리가 그 집에 들어설 때 그들이 진심으로 반갑게 우릴 맞아주는 게 참 좋았다. 그곳에선 모두가 밝았었다. 따뜻하고 재밌는 이야기들만 주고 받았고 별 것 아닌 이야기에도 까르르 웃곤 했었다. 낯선 다른 손님이 들어와선 우릴 보.. 더보기
프랑스 바르비종 ‘가보면 안다니까, 내가 왜 프랑스 프랑스 하는지.’ 하루종일 돌아다닌 곳들이 그 유명한 에펠탑, 개선문, 퐁피두광장, 베르사이유궁전, 루브르박물관..뭐 이런 곳들. 그러나 유명한 관광지는 실제로 보면 늘 실망하는 법, 역시 그랬다. ‘이제부턴 걸어서 다니지. 그래야 프랑스가 진짜 보이거든’ 너무 깨끗하고 예뻐서 차갑고, 그래서 샘 나고 열 받던 다른 유럽도시와는 달리 이곳 프랑스는 다른 유럽도시들과는 달리 푸근한 정겨움이 있다. 줄지어 늘어선 까페들과 그 앞에 널부러져 앉아 있는 사람들, 의외로 담배꽁초 투성이의 길거리엔 개똥도 많다. 그리고 사람들도 편하다. 너무 크지도, 너무 하얗지도 않다. 그것도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프랑스라는 선입견때문에 그런가?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화가나 예술가로 보인다... 더보기
72년 어린이 대공원에서 만났었던 명성여중 여학생들 72년도 즈음의 어린이날, 우리나라 놀이공원의 시조인 ‘어린이 대공원’이 당시 박통을 모시고 성황리에 개장했다. 나도 그 역사적인 개장식에 참석했었다. 임금님을 직접 실물로 보려고 까치발을 들고 깡총깡총 뛰어봤지만 박통은 깨알만한 점이었다. 온갖 재롱을 눈물겹게 부려봐야 일년에 한번 갈까말까하던 그 어린이 대공원. 대공원에 갈때는 천원을 가지고 갔었다. 십원이면 떡볶이 다섯개를 사먹고, 십원에 하루종일 공짜인 엽기 만화방도 있었고, 일주일 용돈이 기껏 백원정도이던 시절이다. 천원이면 놀이동산 놀이기구 다 타고, 팔각정에서 함박스텍 점심까지 먹을 수 있는 거금이었다. 지금 느낌으로 비교를 하자면 한 삼십만원정도의 풍족감. 그간 원화 감각을 잃었으므로 이곳 돈으로 따지면 한 오백불정도의 안심감. 석관동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