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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얘기

가슴 저미던 노래 '이 세상 어딘가에' ‘100억불 수출, 1인당 국민소득 1천불 달성’이라는 구호가 있던 때가 있었다. 티비 뉴스엔 작업복 차림으로 생산현장을 찾아 격려하는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이 자주 나왔고, 구로공단의 건강한 여공들이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이 나오고 있었다. 전 국민이 이렇게 일치단결하여 열심히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장사 하던 분을 찾아 그곳에 간 적이 있었다. 아랫층에 가게가 있고 살림집은 윗층 허름한 아파트에 있었는데, 그 윗층 아파트로 가다가 난생 처음으로 ‘작은 공장’들을 직접 봤다. 충격을 받았다. 티비에서 보던 공장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숨막히도록 좁은 공간을 아래위 2층으로 나누어 빼곡하게 미싱들이 있고 그 앞에 촘촘히 앉아 미싱을 돌.. 더보기
아끼다 썩혀버린 장조림 어떤 분이 고맙다며 장조림을 담가서 가져왔다. 물건으로 받은 치료비다.^^ 빙그레 떠오르는 옛날 일이 하나 있다. --- 고등학교때 근덕이다. 장조림을 각자 한근씩 해오기로 했다. 장조림이 가득 담긴 네개의 커피병을 각자 배낭에서 꺼내면서의 그 뿌듯함. 이렇게나 많지만 그래도 아껴 먹어야 한다. 근데 이거 어디나 놓지? 먼저 다녀간 팀들이 남겨놓고간 된장 고추장 밑반찬들로 찬장은 만원이다. 눈에 너무 잘 띄면 자꾸 먹고 싶어 지니까 안쪽에 넣어두자. 근데 이거 이렇게 더운데 그냥 둬도 안 상할라나? 장조림 상하는 거 너 봤냐? 한번도 못 본거 같다. 도착한 첫날 저녁이니만큼 고때만큼은 특별히 각자 한 덩어리씩 먹기로 했다. 칼로 잘게 썰기전의 그 덩어리. 집집마다 씨알의 편차가 커서 공평하게 한 병에서 .. 더보기
동요는 우리들 엄마의 노래 동요는 아이들의 노래다. 그래서 童謠다. 엄마 아빠 누나 이야기, 꽃이야기, 동물이야기.. 근데 정작 내가 동요의 당사자였던 어릴적엔 이게 참 시시했었다. 판에 박힌 너무나 뻔한 이야기로 느껴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내게 동요는 그저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박자 음정 맞춰서 부르던 교과서의 노래였을 뿐이었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거예요..’ ‘여름엔 마음이 파랄거라고? 웃기셔..’ 그래서 그때엔 몰래몰래 어른들의 노래를 훔쳐 따라하기 시작했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그러나 내가 왜 동요를 시시하게 여겼었는지 진짜 이유는 얼마전에야 알았다. 내 어릴적 동요를 좋아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동요라는 게 바로 어른들, 그것도 중장노년들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