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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얘기

기타 고르기 1.5 - 명필일수록 붓을 가리더라 하루는 내가 다니던 이발소의 이발사가 가위 자랑을 했다. ‘이번에 좋은 가위를 하나 샀습니다.’ ‘그런 건 얼마예요?’ 대수롭지 않게 물어봤다. 십여년전이었는데 물경 '백오십만원' 줬댄다. 깜짝 놀랐다. 가위 하나에 백오십만원? 이넘 미친넘 아닐까.. 당구에 빠져있던 시절, 유난히 까다롭게 큐대를 고르는 넘들이 있었다. ‘명필이 붓 가리냐? 암꺼나 골라서 빨리 와 새꺄’ 그넘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물 이백 새끼가 큐대 중요한 걸 어찌 알리오’ 우리들은 흔히 기구에 까다롭게 구는 이들에게 ‘명필이 붓 가리냐?’고 비아냥댄다. 실력이 출중해 봐라 도구가 뭐가 문제겠냐.. 마초들이 흔히 쓰는 이 말의 원래 한자말은 ‘能書不擇筆’ 일 것이다. 그 ‘能書不擇筆’에 하나같이 뜻이 달려 있기를 ‘명필은 붓을 가리지.. 더보기
기타 고르기 1 - 참 어렵네 제대로 된 기타를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흔히 말하는 하이엔드급으로. 마눌의 결재도 받았다. 앞으로 살면서 이럴 기회는 한두번 더 있을까 말까 하겠다. 따라서 상당히 여러 가지를 고려 하고 있는데, 따지면 따질수록 기타 선택하기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벌써 거의 한달 째.. 늪에 빠져 있었다. 어렵게 사는 거 이왕이면 명기라는 소리를 듣는 기타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쿠스틱 기타중 명기라고 불리우는 메이커들을 찾아봤다. Martin, Guild, Taylor, Larrivee, Gibson, Collings.. 자동차보다도 비싼 것들도 상당수, 그러나 제조사들이 심혈을 기울인 주력제품들을 포진시켰다는 가격대는 과히 비싸지는 않다. 다행히 내 예산대와 일치한다. 일단 메이커를 선택하는 것이 순서일.. 더보기
김창완 희한한 노래가 하나 나왔다. 노래인지 고함인지, 가요인지 동요인지.. 강한 사운드로 봐서는 AFKN에서 듣는 외국음악 같은데, 가사를 보면 우리나라 동요다. 당연히 지켜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던 귀에 익은 멜로디 규칙(우리 귀가 가진 타성)을 무시해 버리는 괴상하고 파격적인 노래다. 신선하다는 표현은 너무 약하고, 충격적이거나 획기적이라는 표현을 써야하는데 이 표현도 정확하지 않다. 이 곡들을 묘사하려면 ‘골 때린다’ 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일상 대화의 인토네이션을 멜로디로 쓰고, 구어체 문장을 그대로 가사로 사용하고,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모순을 지껄이는 그 재기발랄함, 번뜩이는 위트. 고리타분한 뽕짝류와 단순하고 밋밋한 포크음악만이 들리던 시절에 이들의 음악은 혁명이었다. 거대한 지각변동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