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시골길에서 본 Work Hard, Retire Young! 문구가 마음 깊숙히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십수년 동안 미친듯 그렇게 살다가 결국 그렇게 했습니다. 자 이제는 세번째 네번째 문구를 정해야 할 차례입니다. 이 중 네번째 문구를 먼저 정하게 되었습니다. ‘객사(客死)하자’
나쁜 팔자의 상징처럼 '객지에서 초라하게 죽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죽음을 모르던 상태에서 갑자기 죽자'라는 의도입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던 사람의 토로에서 비롯된 아이디어. 사실 뜻만 좇자면 '횡사(橫死)'가 더 정확한 말입니다만 이건 더 기분 나쁜 표현이라 제외했습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객사는.. 해외휴양지에서 최고의 순간을 보내다 갑자기 죽는 것일 수도 있고, 편안하게 집에서 놀다가 갑자기 죽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객사'라는 단어가 오해의 소지도 있고 어감도 좋지 않아, 이걸 어떻게 영어 두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듀크님이 제 글 Work Hard, Retire Young!을 ‘역이민 카페’에 옮기면서 덧붙이신 글에서 적당한 걸 찾았습니다.
'Die Quick!'
이제 남은 건 세번째 문구, '어떻게 살'건지입니다. 미국에 있을때엔 그저 ‘재밌게 살자’였습니다. 워낙 극도로 재미없이 살다보니 ‘재미’가 남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거죠. 하지만 한국에 오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재밌게만 살기엔 여러 환경이 허락치 않는데다가, 설사 허락한다해도 그렇게 살다간 '골빈 날탱이'나 '수상한 놈' 취급을 받다가 결국은 공허하게 갈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광범위하면서 훨씬 폼이 나는 문구로 바꾸려고 합니다.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