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깝던 사람이 나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고 다니는 걸 알아채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스토리에는 양면이 있는 법이니 내 욕을 하는 사람의 입장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약간 마음 다스리기를 하면 곧 극복됩니다. 하지만 그 얘길 곧대로 믿는 '중간자'에 대해선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가깝던 사람 하나가 저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고 다닌답니다. 황당무계한 내용이지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그의 상황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분노보다는 안타까운 심정이 더 컸습니다. 그 황당한 말을 누구도 믿을리도 없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믿던 다른 사람 하나가 그 황당한 얘길 그대로 믿고, 그걸로 모자라 그걸 퍼뜨리며 같이 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듣고 제게 척을 진 사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철썩같이 믿던 사람이라면 더 그럴겁니다. 마음이 어지럽게 흔들렸습니다. 처음엔 과거사를 되짚어봤었습니다. 혹시 지금 이러는 이유가 과거의 사건중들에 암시가 혹 있는지.. 하지만 무의미했습니다. 다시 들여다 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뭔가를 믿는 것은 ‘그것이 진실’이라서가 아닙니다. 진실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그 보다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 즉 ‘믿고 싶은'걸 믿습니다. 위의 사람.. 진실이 아닌것을 진실로 믿을만큼 우매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그걸 '믿고 싶어서' 믿는 거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를 괴롭혔던 이 사건의 기전은 ‘믿었던 그가 저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그는 날 믿어줄거라는 제 믿음이 오류’였던 겁니다. 전혀 억울해 할 일도 속상해 할 일이 아닌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명벗고 싶은 욕심, 나쁜 사람이기 싫은 욕심이 ‘미움받을 용기’와 여전히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많이 어지럽던 차에.. '옛날'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욕심은 없고, 용기만 무지 많던 시절의 교복을 입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용기를 내어, 손을 번쩍 들고 말했습니다.
저 다 내려놨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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