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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육식숭배 3 - 인간은 잡식동물도 아니다

자기 조상은 틀림없이 육식동물이었다고 주장하는 극히 일부의 과격한 육식숭배자를 제외하곤 사람들 대다수는 인간이 육식동물은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를 한다. 그러나 가끔 고기를 먹기도 하는 잡식성 동물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금니 몇 개, 송곳니 몇 개, 앞니가 몇 개이니 그 구성비율대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는 얘기는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기 때문에 그 비율대로 음식을 먹는 것이 최상의 음식배율이라고 생각한다.

발정기때 다른 원숭이를 잡아먹는 침팬지를 본 이후에 나는 인간이 아주 옛날에는 고기도 먹는 ‘잡식성’이었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었고, 그렇게 이빨의 구성대로 먹는 것이 자연이 준 섭생법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우연히 어떤 사진 한장을 보게 되면서 그동안 안개 속을 헤매듯 알쏭달쏭해 하던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풀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티끌만큼도 의문의 여지없이 채식을 하는 동물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이 사진이다. 물론 사진은 아니고 그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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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끝은 인류의 조상이라고 알려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의 치아그림이고 그 다음이 고릴라의 이빨, 그 다음이 호모사피엔스의 이빨이다. 오른쪽 끝 사진은 침팬지의 치아구조다. 보다시피 인간의 조상에게 놀랍게도 송곳니조차 없다. 원시상태의 인간은 당연히 육식을 했었는데, 이후 불을 사용하게 되고 오랫동안 부드러운 식사를 하다보니 인간의 치아가 지금처럼 뭉툭하게 진화했다는 주장이 여지없이 깨져버린다. 통쾌하다. 개운하다. 인간은 오랜 조상때 부터도 잡식성 동물이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데에 이 그림만큼 완벽한 증거가 있을까.

육식동물이냐 초식동물이냐를 따질 때 복잡하게 그 동물의 장의 구조나 소화효소들을 거론치 않더라도 간단하게 이빨의 모습만 보아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육식동물의 이빨은 씹는 용도가 없다. 오로지 고기를 찢는 용도로만 쓰인다. 고기를 먹기 위해선 고기를 찢을 송곳니가 필수적이다. 사자나 호랑이처럼 크고 날카롭지는 않더라도 그런 비슷한 송곳니를 가진 침팬지는 가끔 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지만 그런 이빨자체가 없는 인간은 육식이 애당초 불가능하다.

또 하나의 사진, 예전에 본 이후 다시 그걸 찾지 못해서 그 사진을 여기에 올리지는 못하지만.. 5천년 이상된 이집트 미이라의 이빨사진이다. 원시인들의 치아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송곳니와 앞니들이 거의 어금니들과 비슷할 정도로 뭉툭하게 생겼다. 사람의 이빨이라기 보다는 말의 이빨쪽에 가깝다. 1억년전부터 불과 오천년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이빨은 뭉툭하기만 했었던 거다.

난해한 영약학 지식이나 생화학적 지식을 일단 제쳐두고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연역적으로 궁리해 보잔 말이다. 도구 없이는 사냥을 할 재간도 물론 없지만 좌우간 어찌어찌해서 동물을 사냥했다고 치고.. 신음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그 동물의 숨통을 끊고, 숨이 아직 붙어 있는 동물의 두꺼운 가죽을 이빨로 뚫고 고기를 잔인하게 찢어내어 덜컥 삼켜보자. 그 피비린내에 식욕이 동하는지 구역질이 나는지, 그 피 묻은 고깃덩어리가 목구멍으로 넘어 가는지 말이다.

그 상상으로 군침이 돌면서 식욕이 땡기는 분들이 계시다면.. 당신은 육식동물이 맞다. 그러니 이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다. 또, 이렇게 단순명쾌한 접근으로도 이미 뭔가를 깨닫고 고기 비린내에 고개를 돌리는 분들은 이미 자연과의 교감에 어느정도 성공하신 분들이다. 그 분들도 더 이상 이글을 계속해서 읽으실 필요가 없다. 괜히 사족이 되니까.

그러나, 말도 안되는 유치한 궤변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려 한다고 딴지를 거는 분들은 이글을 계속 읽으시길 권한다. 다음부턴 그런 분들이 좋아하는 소위 과학적, 분석적 접근으로 살펴보기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 육식숭배 1 – 인트로
→ 육식숭배 2 – 인간은 초식동물이다
→ 육식숭배 3 – 인간은 잡식동물도 아니다
→ 육식숭배 4 –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는 이유
→ 육식숭배 5 – 인간은 똥자루
→ 육식숭배 6 – 단백질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 육식숭배 7 – 단백질과 인간
→ 육식숭배 8 – 갑빠엔 닭가슴 살?
→ 육식숭배 9 – 우리 몸의 땔감
→ 육식숭배 10 – 단백질은 연료가 아니다
→ 육식숭배 11 – 고기먹어야 힘난다는 분들
→ 육식숭배 12 – 도살, 그 끔찍함
→ 육식숭배 13 – 지옥에서 도살장으로
→ 육식숭배 14 – 인류의 기아
→ 육식숭배 15 – 열대우림의 파괴
→ 육식숭배 16 – 사막화
→ 육식숭배 17 – 기후재앙
→ 육식숭배 18 –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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