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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형 ‘순진하진 않지만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참 유쾌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사람을 만나기란 참 어렵습니다. ‘순진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은 사람’이 제일 많고,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도 좀 있는데, ‘순진하지 않으면서 순수한 사람’은 드문겁니다. 하지만 운좋게도 제 주변에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무용담으로 고2의 넋을 빼놓던 고3 주먹, 스무살 저로 하여금 자기의 화류계 궤적을 좇게 만들었던 한량, 그러다 한때 열심히 같이 일하던 동지이기도 했던 남자, 바로 이 사람입니다. 눈을 씻고 찾아도 순진이라곤 없는 건달필의 상남자지만 실상은 순수의 결정체, 17년전 어느날 싸나이 의리로 제게 감동을 줬었던 그 형을 어제 만났습니다. 상남자도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3시간 동안이나 수다를 떨다 갔습.. 더보기
알 수 없는 命 17년만에 겪는 숨막히는 습기에 헐떡이고 있던 때에 두 분의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한 분은 불치병으로 오랜기간 고통받다가 스스로 곡기를 끊어 생을 마감하신 분이고, 또 한 분은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입니다. 뉴스에서나 접할듯한 이런 독특한 부고 둘을 ‘친구의 부군상’으로 듣고.. 우리들의 命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한 命은 ‘제발 목숨을 거둬달라’고 오래도록 기도했지만 끝없이 고통이 이어지자 결국 스스로 생을 마무리했고, 한 命은 활기차게 해외봉사활동을 하다가 사고로 느닷없이 생을 마감 당했습니다. 도통 그 뜻을 알 수 없는 命입니다. 떠난다는 사람은 붙들고 있었고, 있겠다는 사람은 가라고 떠밀었습니다. 命은 그 어떤 것으로도 잘 설명되지 않습니다. 더보기
여행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건지 아니면 새로 여행을 시작한 건지 돌아온 것이 분명한데 새 여행을 시작한 느낌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