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무 오래 살지도, 너무 일찍 가지도.. 사실 먼 훗날 일로 여기고 살았었습니다. 하도 ‘백세시대’라 떠들어대니, ‘적어도 삼사십년 후의 일’일 거라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그가 떠나면서 막연했던 이 안심이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우리 중의 하나가 ‘다음 순서’임을, 그리고 그 날이 오늘일 수도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게 나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죽음.. ‘가장 중요한 나의 일’인데도 내가 전혀 관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죽고 사는 걸 흔히 ‘팔자소관’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틀린 말'인것 같습니다. 그가 떠나기 서너달 전, 유명한 명리학자 두명을 그가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회사 일을 상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두명 다 희망적인 대답이었습니다. '3년 가까이 계속되던 힘든 일이 다음달 무렵 .. 더보기 한국대통령의 미국 신고식 1. 갑을관계 갑을은 계약서에 쓰이는 용어다. 회사 이름은 맨앞에 한번만 언급한 후, ‘이하 ‘갑(을)’이라 칭한다’고 하고선, 이후부턴 ‘갑은 을에게..’ 이런 식으로 쓰는 거다. 일거리와 돈을 주는 회사가 늘 ‘갑’이라고 칭해지고, 재화나 노동을 제공해서 돈을 받는 회사는 늘 ‘을’이라 칭해지면서, 갑과 을의 '계약관계'가 세워진다. 말로는 '협업의 파트너십'이지만 실제론 권력의 우열에 의해 처절한 '상하관계'가 되어 버린다. 갑이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해도 을은 무조건 맞춰주는 불평등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계약관계를 완전히 깰 각오가 아니라면, 을은 치욕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 남양유업의 새파란 영업사원이 나이든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단다. 철저한 갑을관계였기 때문이다. 2. 신고합니다 .. 더보기 쉘부르의 이태원 아마 81년 늦은 가을이었을 겁니다. ‘쉘부르 혹시 가봤어요?’ 데이트랍시고 만나 학교 뒤 싸구려 소줏집에서 여학생이 제게 한 말입니다. 저의 '노는 수준'을 떠보기 위한 거였을 겁니다. ‘아 거기.. 쌩으로 기타치고 노래하는데. 그래요. 담에 거기 한번 갑시다’ 마치 가봤었던 듯 얘기 했었지만 사실은 한번도 안 가봤었습니다. 일단 그곳이 어떤 곳인지 익혀두긴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써먹어야 할 지 모르니까. 그래서 친구 하나와 함께 쉘부르를 염탐하러 찾아 갔습니다. 처음 들어선 명동의 쉘부르.. 명성과는 달리 입구도 초라했고, 내부 시설도 그저 그랬었습다. 술집 특유의 담배냄새 술냄새도 있었고. 비교적 한가한 시간, 그래서 무대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추어 가수들이 나.. 더보기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2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