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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잉카트레일 첫째날 (11/29) 이번 여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페루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좀 안좋게 박혔습니다. 마추픽추, 잉카트레일, 꾸스꼬, 띠띠까까호수.. 이런 위대한 관광자원에 대한 보호 유지 관리 운용이 너무 엉망이었던 겁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도 그 모양이니 일반 도시와 마을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좀 실례되는 말이지만.. 사실 처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그 처참했던 페루의 모습과 찬란했던 잉카트레일을 머리속에서 완전 분리하고 있습니다. 투어에이전트를 찾는것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정부 허가업체를 일목요연하게 나타내주는 웹싸이트 자체가 없습니다. 비슷한 관광자원인 ‘히말라야 트레일’의 투어에이전트 관리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극명했습니다. 업체들을 무작위로 검색해서 최종적.. 더보기
잉카트레일 성패 팩터 잉카트레일.. 해볼만 합니다. 오십대 이상이라도 준비만 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입니다. 잉카트레일 성패를 좌우하는 팩터가 무엇인지 정리해봤습니다. 1. 고산증잉카트레일 성패의 95%가 이 고산증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고산증 발생은 ‘남녀노소, 체력, 건강여부와 연관 없다’고 했었습니다. 가보니 실제로 그랬습니다. 약해 보이는데 하루만에 말짱해져서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도 있고, 건강한데도 삼일이 지나도록 음식은 커녕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걷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내가 전자에 속하는지 후자에 속하는지는 겪어보기 전엔 아무도 모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부부는 완벽한 후자였습니다. 삼일의 적응기간이 있었지만, 트레일 출발 전날까지 정상적인 걸음조차 걷지 못했었습니다. 여기엔 쿠스코의 심각한 자동차 .. 더보기
잉카트레일 기막히고 숨막히던 쪽잠이 꽤 깊이 들었었나 봅니다. 음악소리에 눈을 떠보니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몇초가 지나서야 그곳이 남미 페루의 어느곳, 마추픽추 기차역임을 깨달았습니다. 4일동안의 잉카트레일을 끝내고 내려와 열차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렇지. 우리가 그걸 해냈지..’ 하지만 그건 ‘성취감’이 아니었습니다. 정체모를 ‘허전함’이었습니다. 성취의 기쁨에 취해있어야 할 시간에 생뚱맞게 허전함이라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금메달을 딴 뒤의 허무감이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비유된다'고 하던게 떠올랐습니다. 지금 제 상황을 감히 금메달리스트의 허무감과 비교해서는 안되겠지만, 사실 제 심정은 그와 비슷했습니다. 오래된 목표를 이룬 뒤 '아주 잠깐'의 성취감뒤에 깊은 허무감이 제게도 왔던 겁니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