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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제서야 가을이 9월말에서 10월초까지 이곳 LA에 섭씨 40도 정도의 늦은 더위가 왔었다. 일상적인 생활이 약간 불가능한 그런 더위. 습기가 거의 없는 LA지역에선 웬만한 더위로는 별로 불편하지 않다. 한낮이라도 햇볕만 피하면 그리 덥지 않고 해만 떨어지면 가을처럼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더위처럼 남동쪽 어디선가 더운 열기가 몰려와 LA에 머물면서 40도를 넘나드는 경우는 좀 다르다. 밤에도 한동안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고통스럽다. 만약 이런 날 깜깜한 밤중에 후끈한 바람이라도 불면 이상한 공포감이 든다. 마치 지옥의 유황불 앞에 선 듯, 마치 영화 속 지구 최후의 날을 맞이한 듯한 그런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10월이 왔어도 가을의 느낌이 날 턱이 없었다. 쌀쌀한 근덕바닷가를 떠올.. 더보기
먼데이나잇 풋볼 - 그린베이 팩커스 vs 시애틀 씨혹스 불공정한 대학풋볼 vs 공정한 NFL난 대학풋볼 팬이다. 토요일 경기(College Game Day)를 마친 후 기자단과 감독들의 ‘투표’에 의해 정해지는 새 순위에 일희일비하고 시도 때도 없이 흥분한다. 객관적인 승패가 아니라 사람들의 투표로 순위를 정한다?.. 이거 참으로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방법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워낙 팀들이 많고 (119팀) 경기 수가 적다 보니 (팀당 13경기 정도) 객관적으로 순위를 정할 다른 방법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참 묘하다. 대학풋볼 순위 결정의 그 불합리성을 전 미국인이 (대통령 포함) 성토하지만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사람들을 대학풋볼에 잡아두고 있는 것이 어쩌면 이 불공정과 비합리성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 목숨을 걸기 때문에 팬.. 더보기
마이크로 SD 카드 내가 개인용 컴퓨터(PC)란 것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던 87년도였다. 사무실 한쪽에 ‘문서 작성하는 기계’가 하나 있었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알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문서 작성은 남자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손으로 쓴 것을 여직원에게 넘기면 여직원이 그 기계로 대신 작성해주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 기계가 PC라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은 써클 후배가 ‘이게 PC예요’ 라고 말해준 이후였다. 그 후배의 차근차근한 설명에 처음으로 눈을 뜨기 시작.. 처음 가까이서 보는 이상한 기계.. 당시로선 아마 최신 기종이었을 텐데, 지금으로선 상상조차 어려운 ‘하드 디스크가 없는 PC’ 였다. 플로피 디스크를 넣고 부팅을 시킨 후, 그걸 빼고 다시 문서작성 소프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