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3. 07:30

키팅선생님

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합니다. 배우 Robin Williams가 아닌 선생님 John Keating이 떠난듯 느껴지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먹먹하기까지 하다는 건 좀 의아합니다. 알고보니 그건 우리 아이들이 보여서 그랬던 거였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세상을 떠난 우리 아이들이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 부르며 키팅선생님께 인사하는 장면이 머리속에 그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키팅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곳에 가기라도 한 듯 말입니다.

스승이라곤 없는 야만의 땅에 잠시 머물다 간 우리 아이들.. 자신들의 죽음을 놓고서도 셈을 하며 싸우고 있는 나쁜 어른들을 덧없이 내려다보고 있을 우리 아이들.. 그곳에서나마 키팅 선생님을 만난다면 조금 위안이 되겠습니다.


결코 비겁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스승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의 작별인사를 하던 장면을 봅니다. 감사인사로 답하던 키팅 선생님의 미소를 봅니다. 진실을 외면하는 비루한 우리들이 부끄럽습니다. 양심과 진실을 버리면서 사죄인사도 하지 못하는 비겁한 우리들이 부끄럽습니다. 문명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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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abucco47@gmail.com BlogIcon kuru 2014.08.13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무한경쟁 주입식 교육 권위적인 체제에 단 한번도 반항못해본 아이들이
    그저 "가만히 있으라!"라는 한마디에 선실에서 마지막 물에 잠길때 서로 부둥겨 안고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나마 단원고에는 제자들을 살리려다가 목숨바친 젊은 여선생님과 죽어가는 제자들을 버려두고 혼자 살아 나온게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키팅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세월호의 아이들
    그 선생님들과 같이 있어서 그나마 외롭거나 무섭지 않을겁니다

  2. 귤양 2014.08.13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Memento Mori 와 함께 저의 양대진언? 과도 같은 Carpe Diem 을 전해준 키팅선생님.. 굿바이.. ㅠㅜ

  3. 2014.08.14 01:02 address edit & del reply

    키팅선생님께 작별인사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주책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타락한 어른들 말을 따르다 죽은 우리 아이들이 불쌍해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비밀스런 7시간을 지키기위해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묻으려는 권력자들과 세월호는 지겨우니 이제 그만하자는 국민들의 망각이 무섭습니다.

  4. ㅠㅠ 2014.08.14 06:38 address edit & del reply

    눈물이 흐릅니다. 아이들이 불쌍해서 흐르고, 슬픔을 망각하고 어느덧 귀찮아하는 우리가 부끄러워서 흐릅니다. 그들이 이것을 노리고 질질 끌었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또 그들에게 속는척 합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또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