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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비타민 숭배 5 - 태평국의 몰락

평화롭기 그지 없던 어떤 시대의 좋은 나라 태평국.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공존의 진리를 알고 자연의 위대함을 알면서 산다. 하늘과 땅의 이치에 따라 농사를 지으니 설사 가뭄이 있고 홍수가 있더라도 굶주리는 사람은 없다. 하늘과 땅의 이치가 있으니 곡식뿐 아니라 산과 들은 과일들로 넘쳐난다.

비록 거지떼들이 가끔 변방에 들락거리고, 나라 안쪽 거지들도 어쩌다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들과 나눌 것은 나누면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으며, 또 어쩌다가 거지떼들이 무리하게 요구라도 할때면 국가의 군사력으로 완벽하게 제압한다.


[시나리오 1 - 군대가 없어졌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북쪽 변방에 거지떼들이 마을에 몰려와 먹을 것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던 어느 날. 그때 한 신하가 꾀를 낸다. ‘우리가 자꾸 저놈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니까 저놈들이 자꾸 저러는 겁니다. 다시는 귀찮게 하지 못하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뿌리를 뽑읍시다. 가까운 이웃나라 군사들이 그 ‘전문’이라고 하니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서 거지떼를 섬멸해 달라고 합시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손도 안대고 코를 풀었다. 아 이렇게 손쉬운 방법이 있는 것을.. 우리 군사가 거지떼를 몰아 낼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거지떼들을 소탕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군대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이렇게 필요할 때만 이웃나라 군대를 빌리니 비용면에서도 훨씬 싸다. 군비를 절감하여 국민들 문화시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군대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동쪽의 거지떼가 출몰했을때도, 서쪽의 거지떼가 출몰했을때도 그렇게 이웃나라 ‘거지떼 소탕 전문 군대’가 출전하여 간편하게 소탕해 주었다.

찌그러진 양은그릇만 들고 나타났다가 호되게 당했던 거지들이 언젠가부터 무기를 들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위 ‘자위권’의 발동인 셈이다. 이웃나라 ‘거지떼 소탕 전문 군대’가 슬슬 밀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른 이웃나라에게 또 도움을 청했다. 병력을 늘렸다. 겨우 이겼다.

조금씩 이웃나라들의 태도가 건방져 지기 시작한다. 예전에 ‘보내’ 하면 바로 ‘넵’ 하던 넘들이 이젠 슬슬 따지기 시작한다. 돈은 얼마 줄거냐, 언제 줄거냐.. '군사주권'이 점차 이웃나라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웃나라 군대에게 의존할 게 아니라 돈이 좀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나라 군대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거룩한 10만 양병설은 비용 싸고 효율적인 ‘거지떼 소탕 전문 군대’를 옹호하는 간신배들의 주장에 밀려 묻혀 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거지떼들이다. 숫자도 점점 늘고 들고 온 무기도 장난이 아니다. 시시껄렁한 거지떼가 무시무시한 살인 도적떼로 변했다. 괜히 심하게 건드렸다 싶다. 그냥 예전처럶 조금씩 나눠주면서 살걸..그러나 이미 후회해도 늦었다. 모든 이웃나라 병력을 모두 모아도 벅차다. 병력을 끌어오기도 어렵고 비용도 막대해서 국가의 재정도 휘청거린다.
어느날 대규모 거지떼의 습격이 있던 날, 도와주던 이웃나라에서 선불로 내기 전에는 절대로 아무 군대도 보내주지 못하겠단다. 근데 국고는 바닥나 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태평국의 우리 군대를 보내기로 했다. 그러지 뭐.

근데 태평국의 군대는 이미 단 한명도 남아있지 없다. 평화롭게 거지떼와 국민들이 공존하던 태평국은 도적떼에게 멸망하고 말았다.



[시나리오 2 - 농사짓는 사람이 없어졌다]
하늘과 땅의 이치대로 농사를 지어 먹고살던 평화로운 태평국. 사람들은 봄이면 모내기를 하고, 한 여름 열심히 농사를 지어, 가을에 추수를 하고, 겨울엔 다음해 농사준비를 한다. 비록 몸이 힘들지만 움직이는 덕에 건강하고 걱정이 없다. 자기가 농사지은 쌀로 밥을 짓고 배추와 무우로 김치를 담궈 맛있게 먹는다.

어느날, 어떤 사람이 인조국에 여행을 갔다가 신기한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왔다. 간편하게 포장만 뜯으면 그 안에서 조리가 다 되어 있는 식사가 나온다. 이거 편해도 이만저만 편한게 아니다. 게다가 맛도 훨씬 더 좋다. 가져온 한박스를 모두 먹었다. 이제 남은게 없다. 그래서 다시 예전처럼 밥을 지어서 먹기 시작했다. 이거 너무 불편핟. 쌀 씻고 물 붓고 불 피우고 뜸들이고. 국끓이고 반찬 만들고..이만저만 불편하게 아니다. 그래서 다시 부탁해서 그 편리하던 ‘간편식’을 더 구해다 달라고 했다.

너무 편하고 맛이 좋아서 동네방네에 이야기를 했다. 이사람 저사람 그 간편식을 먹어보게 되고 거기에 빠지게 되고.. 국민 대부분이 그 간편식에 매료되었다. 농사를 짓던 농사꾼도 간편식을 찾는다. 간편식 일년치 래봐야 일년내내 고생해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도 훨씬 적은 비용이다. 농사를 짓기가 싫어진다. 일상적으로 밥을 지어 먹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간편식 일년치가 일년동안 사다 먹어야 하는 쌀과 반찬값 보다도 훨씬 싸다. 복잡하게 밥을 지어 먹을 필요가 없다. 맛도 있고, 돈도 절약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누구에게 들으니 그 간편식이 훨씬 영양가도 높단다. 일석사조다. 이제 태평국 차원에서 인조국에 간편식을 수입의뢰하게 되었다.

한 사람 두사람 간편식을 이용하게 되고, 한사람 두사람 농사를 포기하게 되고.. 간편식을 생산 수출하던 인조국이 어느날 갑자기 가격을 올렸다. 게다가 거래조건이 점차 까다로워 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농사짓는 것보다는 싸다. 그래서 꾹 참기로 했다. 갈수록 거래조건이 불리해 지기 시작한다. '식량주권'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거구나.. 그래서 거래를 중단하고 수입을 하지 않으려 해보았지만 국민들의 저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농사짓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 국내에서 농사를 짓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울며 겨자먹기로 인조국에서 계속 간편식을 수입하기로 했다. 국내 농사를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다. 아무도 농사를 지으려 하질 않는다.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왔다. 인체에게 치명적인 독이 들어있다고 판명 받은 간편식이 이젠 지구상 어디에서도 더 이상 생산되지도, 수출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태평국 국민들, 전부 굶어 죽게 생겼다. 국가 비상사태다. 서둘러 농사 짓는 일에 사람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농사 지을줄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남아 있질 않다. 서둘러 쌀과 부식을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밥지을 줄 아는 사람도 이제는 한명도 없다. 먹을걸 생산하거나 만들어 먹을 줄 모르게 되어버린 태평국은 기아로 멸망하고 말았다.


시나리오 1과 시나리오 2가 어떤 의미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자연을 믿으시고, 자연의 일부인 내 몸을 믿으세요. 자연과 내 몸은 믿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말은 그렇게 믿으려 하십니까?

두번의 글이 예정과는 다르게 쓰여졌습니다. 이제 다시 원래 예정대로 글을 계속 합니다.


→ 비타민 숭배 1 – 비타민 열풍
→ 비타민 숭배 2 – 잃어버린 식본능
→ 비타민 숭배 3 – 못 먹어서 안달인 인간들
→ 비타민 숭배 4 – 그 굳건한 신앙
→ 비타민 숭배 5 – 태평국의 몰락
→ 비타민 숭배 6 – 비타민이 무용하다는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