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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비타민 숭배 6 - 비타민이 무용하다는 게 아니라

댓글을 다시는 분중에 오해를 하고 계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아서 노파심에 한번 더 말씀드린다. 난 비타민의 무용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비타민은 분명히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그 바탕이다. 그리고 바쁘고 게으른 현대인들에게는 비타민 알약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비타민 숭배'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이 글을 시작한 것은.. 종교를 이야기 할 때 이야기 했었지만.. 세상에 아무리 꼭 필요한 것들이라도 그것이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해악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 과유불급이다.

사랑과 평화를 위하여 존재하여야 할 종교가 오히려 지구상에 전쟁과 폭력을 부추기는 유일무이한 악마적 존재가 되고 있는 기현상을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다. 나는 이런 모순된 사실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믿음들은 그것이 숭배의 단계로 올라섰을 때, 내 것만 보이고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 깜깜 지옥으로 떨어진다. 이럴때에 ‘아 세상이 어두워 내것만 보이고 다른 것이 안 보이는구나..’ 이런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내눈에 보이는 내것이 세상의 전부인 양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무비판적 맹종으로 말미암아 불행이 싹트는 것이다.

비타민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마찬가지의 착안이다. 분명히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수불가결한 핵심이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지나칠 때에는 그것이 오히려 건강과 생명을 좀 먹는 역작용을 한다. 비타민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인류 건강을 걱정하는 숭고한 마음에 우러난 것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대부분은 돈을 위해 그리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비타민 스토리를 보자.

1. 비타민의 영양학적 중요성과 외부섭취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비타민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 영양소이며 밖에서 섭취해야만 합니다’

2. 비타민 결핍에 대한 주의를 환기한다.
‘현대의 오염된 음식만으로는 비타민을 결코 충분히 섭취할 수 없습니다’

3.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비타민 결핍은 면역력 저하, 식욕부진, 피로, 신경과민, 불면증, 우울증을 초래합니다’

4. 간편하게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알약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비타민제나 건강 보조식품을 늘 먹으면 영양섭취에 대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5. 합성 비타민제가 결코 위험하지 않으며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회사 비타민제는 자연의 방법 그대로 만든 것입니다’

6. 항노화와 무병장수에 대한 환상을 부추긴다.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천천히 늙고 10년 이상 생명을 연장합니다’

7. 이 모든 것들은 의사, 전문가와 학술 자료를 동원해 ‘과학’으로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다.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이 과학이라는 단단한 포장지로 포장되어 있다. 이게 문제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비타민에 대한 공세적, 전문적 정보속에서 일반인들이 그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정보는 전문가 집단의 이름을 빌려 발표된다. 전문가들의 이름에 눈이 부시고, 제시하는 수치에 혹해서 국민들은 줄 달린 꼭둑각시가 되어 제약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 의사 한명이 티비에 나와서 비타민 씨의 효능을 이야기 하면 그 다음날 약국의 비타민 씨가 동나 버리는 세상이다.

비타민 알약. 이거 좋은거다. 먹어야만 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이런 몰상식한 집단 광기는 아니함만 못하다. 내과의사가 자기 가족들에게 감기약을 처방하지 않듯, 한의사가 자기 자식들에게 보약을 먹이지 않듯, 비타민 연구자들은 비타민 알약을 먹지 않는다.

종교에서 우리가 가졌던 신앙이 잘못 된 것임을 알게 되면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정신이 병들기 때문이다.
영양학에서 우리가 가졌던 신앙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면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몸이 병들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가 가진 신앙만이 절대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여러사람의 말을 더 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비타민 숭배에 대한 글을 하도 시끄러우니.. 일단 여기서 멈춥니다.


→ 비타민 숭배 1 – 비타민 열풍
→ 비타민 숭배 2 – 잃어버린 식본능
→ 비타민 숭배 3 – 못 먹어서 안달인 인간들
→ 비타민 숭배 4 – 그 굳건한 신앙
→ 비타민 숭배 5 – 태평국의 몰락
→ 비타민 숭배 6 – 비타민이 무용하다는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