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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등록금 천만원 시대 1 - 오랜만에 본 대학생들의 시위, 등록금이 아깝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대학생들의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이슈는 너무 비싼 대학 등록금.
대학등록금 천만원시대니 뭐니 한다. 진짜 천만원을 육박하나 했더니 그건 아닌 것 같다. 통계를 찾아보니 2006년 평균 등록금이 일년에 600만원이 채 안되었고 (보통의 학과들이 일년에 4~5백만원, 의대가 일년에 8백만원정도) 해마다 10% 정도씩 올렸다고 하면 올해엔 평균 7백만원을 육박할 정도.

어렴풋 기억나는 우리시절 한 학기 등록금은 졸업무렵 60~70만원, 일년 백오십만원을 생각해보면 다섯배정도가 올랐다. 요즈음 신입사원 초봉이 2백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때 신입사원 초봉이 50만원정도였으니, 신입사원 초봉이 네배정도 올랐는데 대학등록금은 다섯배정도가 뛰었다. 대학등록금이 더 많이 뛰긴 뛰었다. 그 동안의 일반 물가 상승률 같은 것들을 감안했을 때 대학등록금만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슈인 것 같다. 학생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도 한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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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통계자료에서 보았듯, 우리나라의 일년 사교육비는 20조400억원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체 예산 (165조5천억원)의 12%, 전국 초중고교에 들어간 교육예산 (26조2200억원) 의 76%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엔 학원 교재비나 식비, 유아 교육비와 해외연수비가 제외되었다니 실제 국민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공교육 예산 26조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중고 학생들의 숫자는 초등학생 393만명, 중학생 208만명, 고등학생 178만명.. 다 합치면 779만명이다. 따라서 총 사교육비(20조 4천억원)를 이들 초중고 학생수(779만명)로 나누면 일인당 일년에 2백62만원씩을 사교육비로 지출한다는 얘기다.

교재비 식비 해외연수비등을 포함하면 공교육 예산을 뛰어넘을 거라 했으니 총액을 26조원으로 본다면.. 일인당 사교육비는 일년에 일인당 3백 3십만원이 된다. 하지만 이 금액은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아이들의 머릿수까지 포함되어 나눠진 수치이다. 그래서 약 2/3 정도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일년 일인당 사교육비는 4백 5십만원정도가 되겠다. 사교육이 집중되는 고등학교때의 상황을 보면 또 달라질 것이다. 전언에 의하면 상당수 고등학생들은 한달에 백만원 정도의 사교육비가 나간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일년에 천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아무튼 이런 걸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균을 잡은 게 일년 4백 5십만원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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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일년 등록금 약 7백만원 : 초중등학생들의 일년 사교육비 약 4백 5십만원

유치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십여년 이상 매년 4백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오로지 ‘대학에 가기위해’ 그렇게 써놓고, 막상 대학에 들어가선 대학 등록금 7백만원이 너무 비싸니 그걸 깎아달라.. 안 써도 될 돈, 안 써야 할 돈 사교육비는 용인했으면서, 꼭 써야 할 돈 등록금은 깎아달라.. 인생의 목표였던 대학에 들어오느라 그간 그렇게 써댔으니 이제부턴 돈을 좀 아껴야겠다.. 


우리의 대학생들이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엔 침묵하면서 단지 등록금만을 이슈삼아 거리로 나왔다는 거.. 물론 이게 다 썩어문드러진 기성세대와 왜곡된 사회구조때문이지만.. 그래도 아무리 이런 걸 감안해 준다 하더라도.. 이 아이들..

‘사교육비가 국가 전체 공교육 예산을 뛰어 넘는 대한민국’ 이라는 절망적인 사회상보다도 가슴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1 – 등록금이 아깝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2 – 세계에서의 한국대학 위상
→ 등록금 천만원 시대 3 – 대학생이 너무 많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4 – 학력 인플레
→ 등록금 천만원 시대 5 – 기부금과 적립금
→ 등록금 천만원 시대 6 – 대학들도 무한경쟁
→ 등록금 천만원 시대 7 – 순위로 늘어선 미국대학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짜투리 – 미국의 대학 평가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