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이라는 게 있다는 걸 난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처음 알았었다. 그런 미션스쿨에서는 전교생이 채플이라는 종교과목을 강제로 들어야 한다고 했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 학교의 ‘건학 이념’이기 때문이란다. 개인의 종교따위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거다. 건학 이념에 종교교육이 들어있으면 그렇게 하는 거란다.
근데 학생들은 어떤가? 연합고사를 보고 뺑뺑이를 돌려 배정받았으니 학교의 건학이념을 보고 그 학교에 들어간 학생은 단 한명도 없다. 건학 이념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그게 뭔지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학교는 학생들에게 건학이념이라며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거였다. 무지몽매했던 개화기에나 일시적으로 용인되었을까, 대명천지에 강제 선교라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무자비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었다.
몇 년 전이었나.. 사학법 개정이니 뭐니 해서 시끄러웠을 때, 이 ‘건학이념’이란 말이 다시 들렸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학교의 건학이념인 신앙교육을 말살하고, 전교조의 사학 장악을 합법화해 주는 것’이라며 종교단체와 사학들이 반발한 것이다. 여기엔 사리분별력이 있는 분으로 알았던 김수환 추기경도 거들었었다. ‘정말 걱정되는 것은 나라다. 목적이 학교 비리 척결에만 있는 것 같지 않다. 사학법은 사학을 세우고 사랑해온 이들의 교육의지를 꺾는 것이다’ 운운했었다.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학교,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이행하는 학교, 뺑뻉이로 학생을 배정받는 학교이면서도, 그 재단운영은 죽어도 자기네끼리 몰래몰래 마음대로 하는 게 문제가 생기고 사회문제가 되니 이 참에 그 재단의 운영을 투명화 하자는데.. 그것과 건학이념이 무슨 상관? 재단의 운영을 투명화하고 공공의 책임을 나눠 지우자는데 그게 자기네들의 ‘교육의지’를 꺾는 거라고? ‘교육의지’ 같은 소리 하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런 탐욕과 비현실적인 주장이 오히려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근데 느닷없이 여기에 한나라당이 뛰어 들어 그 역풍을 막고 있었다. ‘교육의 자율성 보장’을 기치로.. 교육의 ‘공공성’을 중시한 노무현 정부와 교육의 ‘자율성’을 중시한 한나라당이 정면으로 대결한 셈이 되었다.
자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에서 사립학교는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인가 아니면 시장이 제공하는 교육인가?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사립학교는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노무현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을 중시하니 공공재쪽으로 보는 것이었겠고, 한나라당은 교육의 자율성을 중시하니 사유재쪽으로 보는 것이었겠다.
이 공공재가 뭔지 알아보자.
…
아니다. 이거 너무 어렵다. 비경합성이니 비배제성이니.. 그냥 결론만 얘기하자. 원론적으로 교육은 정부가 공급하는 서비스중에서 가장 공공성이 약하다. 오히려 일반재, 사유재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돈을 내고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 교육을 받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공공재의 조건인 비경합성에 위배된다. 교육이 공공재라면 내가 무슨 교육을 받든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불리해지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교육은 공공재가 아니다.
좋다. 사교육은 당연히 사유재인거 맞다. 그럼 의무교육은 뭘까? 우리나라에서 초중등 공교육은 혹시 공공재 아닐까? 하지만 원론적으론 이것 역시 공공재가 아니다. 역시 비경합성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학교와 농촌지역학교를 보면 분명하다. 하지만 대다수 우리나라의 초중등학생은 학교 선택권이 없다. 이래도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공공재가 아닐까? 아 띠바 그만하자. 자꾸 먹물을 먹으려니 토할 것 같다. 교육이 공공재냐 아니냐의 논쟁은 접는다. 그냥 교육에 ‘공공성’이 더 중요하냐 ‘자율성’이 더 중요하냐만 놓고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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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해전 앤초비가 오랜 반도체 연구원 생활을 접고 교수직을 알아보던 때, 그에게 전해들은 두가지 얘기에 놀랐었다. 첫째, 최종 면접에 2~3배수 인원을 추려놓고 대학이 노골적으로 지원자간 돈 싸움을 시킨다는 것. 둘째, 교수되려면 외국대학의 박사가 아니면 명함을 꺼내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실제로 그가 지원하려 했던 어떤 곳은 최근에 임용된 전 교수가 미국의 스탠포드와 MIT 출신 박사로 채워져 있어서 그 두 대학출신 박사가 아니면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했더라고 했었다. 그래서 KAIST박사인 앤초비는 늦은 나이에 외국유학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실력과 경력이 쟁쟁한 수많은 지원자가 교수자리를 따기 위해 줄을 서있다면 대학의 입장에서는 대학발전 차원에서 고만고만한 지원자중 이왕이면 기부금을 많이 내는 놈을 선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기부금을 몇놈이 노나먹는지 아니면 진짜로 그게 대학발전기금으로 공식적으로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외국대학의 박사’가 아니면 아예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 이건 가슴이 좀 답답했었다. 한국에서 최고인 KAIST박사가 끄렁끄렁한 외국대학의 박사에게 명함으로 밀린다? 답답한 차원이 아니라 자존심이 상했다.
![](http://img.blog.yahoo.co.kr/ybi/1/28/e6/doorieclinic/folder/8/img_8_3752_1?1207005037.jpg)
2. 내 조카중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남자아이가 둘인데 둘 다 공학도이다. 한 아이는 KAIST 졸업반이고, 처조카인 또 한 아이는 서울공대 2학년이다. 일반적인 눈높이로 보자면 이 아이들은 한국 최고의 공과대학에 다니는 수재들이다. 스스로 공부해서 그렇게 꿈을 이루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녀석들은 진짜 내 자랑거리이다. 속칭 ‘일류대’에 다니기 때문에 자랑스럽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서 이루었기 때문에 자랑거리란 얘기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편한 돈벌이를 위해 자기 꿈을 포기하고 의대로 가는 아이들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의사가 꿈이었던 운이는 의대에 간게 맞다. 오해마시길..) 주변의 회유와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공과대학으로 진학했다. 그래서 나는 이 아이들이 정말 기특하고 정말 자랑스럽다.
![](http://img.blog.yahoo.co.kr/ybi/1/28/e6/doorieclinic/folder/8/img_8_3752_0?1207005037.jpg)
카이스트와 서울공대 정도라면.. 일류만 따지는 대한민국이니.. 이제 그 아이들 앞엔 밝은 미래가 좍- 펼쳐져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두 아이의 아버지들은 자기 아들들을 졸업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겠다고 계획을 세워놨다. 벌써 학교까지 정해놓고.
왜? 얘네들 교수시킬려고? 허긴 교수되려면 외국박사 명함 있어야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
근데 그게 아닌 것 같다. 벌써부터 교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아니랜다. 서울대를 나와도, 카이스트를 나와도 이제 그것만 가지고서는 안 되기 때문이랜다. 외국에 나가서 더 공부해야 한댄다. 내가 십년간 한국을 떠나 있어서 현실감각을 상실해서 그런지 이게 잘 이해되지는 않지만, 현실이 그렇댄다.
세계의 300대니 500대 대학이니 그런게 발표되면 나도 내 모교의 순위에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층과 일부언론이 더 주목하는 것은 어떤 대학들이 그곳에 몇위로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니라 단지 ‘서울대의 순위’이다. 우리나라 최고라는 서울대가 기껏 세계에서는 몇백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꾸 부각시킨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위상이 이렇게 참담하다. 거봐라.. 대학에 자율성을 주지 않았으니 이렇게 된거다. 모든게 다 3불정책 때문이다.’
그렇다. 한국 대학들의 초라한 위상을 볼 때 정말로 더 늦기전에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이스트를 나와도, 서울대를 나와도 그것으론 모자라 외국으로 유학을 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대학 현실. 정말로 하루빨리 자율성을 강화하든 뭘 하든 대학간 무한 경쟁을 유도해서 우리의 대학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력을 높이게 하는 것이 진짜 필요해 보인다. 이 기회 놓치면 우리나라.. 뒤로 쳐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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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즈음 ‘대학에 안간 아이’가 있는 집을 내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속말로 게나 고동이나 다 대학생이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1 – 등록금이 아깝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2 – 세계에서의 한국대학 위상
→ 등록금 천만원 시대 3 – 대학생이 너무 많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4 – 학력 인플레
→ 등록금 천만원 시대 5 – 기부금과 적립금
→ 등록금 천만원 시대 6 – 대학들도 무한경쟁
→ 등록금 천만원 시대 7 – 순위로 늘어선 미국대학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짜투리 – 미국의 대학 평가 기준
근데 학생들은 어떤가? 연합고사를 보고 뺑뺑이를 돌려 배정받았으니 학교의 건학이념을 보고 그 학교에 들어간 학생은 단 한명도 없다. 건학 이념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그게 뭔지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학교는 학생들에게 건학이념이라며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거였다. 무지몽매했던 개화기에나 일시적으로 용인되었을까, 대명천지에 강제 선교라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무자비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었다.
몇 년 전이었나.. 사학법 개정이니 뭐니 해서 시끄러웠을 때, 이 ‘건학이념’이란 말이 다시 들렸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학교의 건학이념인 신앙교육을 말살하고, 전교조의 사학 장악을 합법화해 주는 것’이라며 종교단체와 사학들이 반발한 것이다. 여기엔 사리분별력이 있는 분으로 알았던 김수환 추기경도 거들었었다. ‘정말 걱정되는 것은 나라다. 목적이 학교 비리 척결에만 있는 것 같지 않다. 사학법은 사학을 세우고 사랑해온 이들의 교육의지를 꺾는 것이다’ 운운했었다.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학교,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이행하는 학교, 뺑뻉이로 학생을 배정받는 학교이면서도, 그 재단운영은 죽어도 자기네끼리 몰래몰래 마음대로 하는 게 문제가 생기고 사회문제가 되니 이 참에 그 재단의 운영을 투명화 하자는데.. 그것과 건학이념이 무슨 상관? 재단의 운영을 투명화하고 공공의 책임을 나눠 지우자는데 그게 자기네들의 ‘교육의지’를 꺾는 거라고? ‘교육의지’ 같은 소리 하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런 탐욕과 비현실적인 주장이 오히려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근데 느닷없이 여기에 한나라당이 뛰어 들어 그 역풍을 막고 있었다. ‘교육의 자율성 보장’을 기치로.. 교육의 ‘공공성’을 중시한 노무현 정부와 교육의 ‘자율성’을 중시한 한나라당이 정면으로 대결한 셈이 되었다.
자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에서 사립학교는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인가 아니면 시장이 제공하는 교육인가?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사립학교는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노무현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을 중시하니 공공재쪽으로 보는 것이었겠고, 한나라당은 교육의 자율성을 중시하니 사유재쪽으로 보는 것이었겠다.
이 공공재가 뭔지 알아보자.
…
아니다. 이거 너무 어렵다. 비경합성이니 비배제성이니.. 그냥 결론만 얘기하자. 원론적으로 교육은 정부가 공급하는 서비스중에서 가장 공공성이 약하다. 오히려 일반재, 사유재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돈을 내고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 교육을 받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공공재의 조건인 비경합성에 위배된다. 교육이 공공재라면 내가 무슨 교육을 받든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불리해지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교육은 공공재가 아니다.
좋다. 사교육은 당연히 사유재인거 맞다. 그럼 의무교육은 뭘까? 우리나라에서 초중등 공교육은 혹시 공공재 아닐까? 하지만 원론적으론 이것 역시 공공재가 아니다. 역시 비경합성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학교와 농촌지역학교를 보면 분명하다. 하지만 대다수 우리나라의 초중등학생은 학교 선택권이 없다. 이래도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공공재가 아닐까? 아 띠바 그만하자. 자꾸 먹물을 먹으려니 토할 것 같다. 교육이 공공재냐 아니냐의 논쟁은 접는다. 그냥 교육에 ‘공공성’이 더 중요하냐 ‘자율성’이 더 중요하냐만 놓고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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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해전 앤초비가 오랜 반도체 연구원 생활을 접고 교수직을 알아보던 때, 그에게 전해들은 두가지 얘기에 놀랐었다. 첫째, 최종 면접에 2~3배수 인원을 추려놓고 대학이 노골적으로 지원자간 돈 싸움을 시킨다는 것. 둘째, 교수되려면 외국대학의 박사가 아니면 명함을 꺼내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실제로 그가 지원하려 했던 어떤 곳은 최근에 임용된 전 교수가 미국의 스탠포드와 MIT 출신 박사로 채워져 있어서 그 두 대학출신 박사가 아니면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했더라고 했었다. 그래서 KAIST박사인 앤초비는 늦은 나이에 외국유학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실력과 경력이 쟁쟁한 수많은 지원자가 교수자리를 따기 위해 줄을 서있다면 대학의 입장에서는 대학발전 차원에서 고만고만한 지원자중 이왕이면 기부금을 많이 내는 놈을 선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기부금을 몇놈이 노나먹는지 아니면 진짜로 그게 대학발전기금으로 공식적으로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외국대학의 박사’가 아니면 아예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 이건 가슴이 좀 답답했었다. 한국에서 최고인 KAIST박사가 끄렁끄렁한 외국대학의 박사에게 명함으로 밀린다? 답답한 차원이 아니라 자존심이 상했다.
![](http://img.blog.yahoo.co.kr/ybi/1/28/e6/doorieclinic/folder/8/img_8_3752_1?1207005037.jpg)
2. 내 조카중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남자아이가 둘인데 둘 다 공학도이다. 한 아이는 KAIST 졸업반이고, 처조카인 또 한 아이는 서울공대 2학년이다. 일반적인 눈높이로 보자면 이 아이들은 한국 최고의 공과대학에 다니는 수재들이다. 스스로 공부해서 그렇게 꿈을 이루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녀석들은 진짜 내 자랑거리이다. 속칭 ‘일류대’에 다니기 때문에 자랑스럽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서 이루었기 때문에 자랑거리란 얘기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편한 돈벌이를 위해 자기 꿈을 포기하고 의대로 가는 아이들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의사가 꿈이었던 운이는 의대에 간게 맞다. 오해마시길..) 주변의 회유와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공과대학으로 진학했다. 그래서 나는 이 아이들이 정말 기특하고 정말 자랑스럽다.
![](http://img.blog.yahoo.co.kr/ybi/1/28/e6/doorieclinic/folder/8/img_8_3752_0?1207005037.jpg)
카이스트와 서울공대 정도라면.. 일류만 따지는 대한민국이니.. 이제 그 아이들 앞엔 밝은 미래가 좍- 펼쳐져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두 아이의 아버지들은 자기 아들들을 졸업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겠다고 계획을 세워놨다. 벌써 학교까지 정해놓고.
왜? 얘네들 교수시킬려고? 허긴 교수되려면 외국박사 명함 있어야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
근데 그게 아닌 것 같다. 벌써부터 교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아니랜다. 서울대를 나와도, 카이스트를 나와도 이제 그것만 가지고서는 안 되기 때문이랜다. 외국에 나가서 더 공부해야 한댄다. 내가 십년간 한국을 떠나 있어서 현실감각을 상실해서 그런지 이게 잘 이해되지는 않지만, 현실이 그렇댄다.
세계의 300대니 500대 대학이니 그런게 발표되면 나도 내 모교의 순위에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층과 일부언론이 더 주목하는 것은 어떤 대학들이 그곳에 몇위로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니라 단지 ‘서울대의 순위’이다. 우리나라 최고라는 서울대가 기껏 세계에서는 몇백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꾸 부각시킨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위상이 이렇게 참담하다. 거봐라.. 대학에 자율성을 주지 않았으니 이렇게 된거다. 모든게 다 3불정책 때문이다.’
그렇다. 한국 대학들의 초라한 위상을 볼 때 정말로 더 늦기전에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이스트를 나와도, 서울대를 나와도 그것으론 모자라 외국으로 유학을 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대학 현실. 정말로 하루빨리 자율성을 강화하든 뭘 하든 대학간 무한 경쟁을 유도해서 우리의 대학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력을 높이게 하는 것이 진짜 필요해 보인다. 이 기회 놓치면 우리나라.. 뒤로 쳐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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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즈음 ‘대학에 안간 아이’가 있는 집을 내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속말로 게나 고동이나 다 대학생이다.
→ 등록금 천만원 시대 1 – 등록금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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