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얘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불놀이 2 혹한기 훈련이 끝나면 한동안 하루 일과전체를 연병장에서 지루한 교육훈련으로 보내는 시기가 있다. 이 시기에 고참들은 자진해서 매복조에 자원을 한다. 훈련은 때에 따라선 재미라도 있을 수 있고 몰래 찌그러지는 요령이라도 있지만 일방적인 연병장 교육훈련은 고참들에게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나 보다. 매복은 낮과 밤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분대별로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들어가는 것이 원칙인데 이때만큼은 분대 구분 없이 고참들끼리만 분대를 하나 만들어서 말뚝으로 매복에 들어간다. 대부분 말년병장들이었는데 웬일인지 중대장도 그냥 눈감아 주었다. 일반적으로 매복작전 들어가기 전에 오후취침, 매복작전을 끝내고 다음날 오전내내 취침을 한다. 따라서 매복 한번 뛰면 오후취침에 다음날 오전취침까지 따뜻한 모포안에서 뒹굴 수.. 더보기 불놀이 1 한 겨울 강원도 철원의 바람은 참으로 매섭다. 그 추위속, 그 바람속에 혹시라도 들판에서 한가로이 거닐다간 정신이 몽롱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 매서운 추위도 한동안 지내다 보면 어느덧 그런대로 적응이 되는데, 예를 들면 날씨가 유난히 따뜻한 거 같아 온도계를 봤는데 눈금이 영하 15도 정도 가리키고 있었다면, ‘어쩐지 푹- 하더라니’ 이런 식이다. 혹한기 훈련이라는 게 아마 이런 매서운 추위에 병사들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겠다. 보통 겨울중 가장 추운때를 골라 12월말 즈음에 한번하는데 약 일주일 정도이다. 그 기간동안에는 한번 부대밖을 나가면 오로지 밖에서만 먹고 자고 생활하는데 훈련의 이름마따나 추위와 싸우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 되겠다. 낮에 추운거야 겨울이니 당연히 그러려니 하지만 밤에 추운 것.. 더보기 자전거 여행길, 제육볶음과 바꾼 시골밥상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아침 해뜨고 저녁 해 지기 직전까지.. 어떤날은 어두워 진 이후까지 자전거를 달리고 나면 온몸이 천근만근이 된다. 피곤한 몸을 누일 텐트를 치는 곳은 마을 어귀의 논이다. 벼베기가 다 끝나 여기저기 볏단이 쌓여있는 곳.. 논에 자리를 잡은 것은 볏단 때문이었다. 텐트 밑으로 볏단을 두껍게 깔지 않으면 가을밤의 냉기를 이겨낼 수 없었다. 텐트를 치자마자 하는 것이 저녁준비. 내일 달릴 힘을 내기위해선 꼭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우리들의 저녁은 매일 똑같은 메뉴 '제육볶음' 이었다. 돼지고기 한근에 한 500원쯤 했었을까.. 돼지고기 한근에 고추장 한 숟가락 잘 섞은 다음 그냥 익혀먹던 초간단 제육볶음이었다. 아무런 양념도 야채도 전혀 들어가지 않은 초간단 제육..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