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에서 벗어나기 온 도로를 꽉 메운 ‘민족의 대이동’을 봅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입니다만 약간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가족이 모이는 행사’라면 협의해서 장소나 날짜를 조정할 수 있을텐데, 왜 기를 쓰고 '같은 날'에 '같은 장소'에 가는 걸까요? 아마 상당부분 ‘제사’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970년대에 ‘마주앙’이라는 포도주가 나왔을 무렵이었습니다. 설날 제사를 시작하려던 시간, 장손인 큰댁형이 마주앙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곤 어른들께 여쭈었습니다. ‘요즈음 제일 좋은 포도주인데요, 오늘 이걸 올리면 어떻겠습니까?’ 순간 어른들이 잠시 당혹해 하셨지만 제 아버지가 재빨리 거드셨습니다.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 할아버지들도 좋은 포도주 드셔보시고..’ 그러자 제일 큰 어..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70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