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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 했던 마지막 나들이 아버지의 고향집을 찾아가기로 한 날. 그날 아침 아버지는 소풍가는 아이처럼 부산하셨다고 한다. 내가 도착하기 한시간 전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날 기다리고 계셨었단다. 아무리 평일이지만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중간에 길이 막힐 수도 있고, 또 저녁때 늦어지면 돌아오는 길이 막힐 수도 있을 것 같아 바로 출발했다. '날씨 정말 좋네요' 정말 날씨가 좋았었다. 5월이었지만 햇살이 제법 따가워져서 차창을 조금 열고 달려도 될만큼 날씨가 상쾌했다. '얼마만에 가시는 거예요?' '떠나고 처음이다' '처음이요? 언제 거길 떠나셨는데요?' '한 육십년 됐나..' '아니 어떻게 육십년동안 한번도 안가보셨대요?' '그러게 말이다. 허허' 가지고 있는 정보는 육십년전에 사용하던 옛날의 주소뿐. 충남 홍성군.. 문제는 예전의.. 더보기
다신 찾지 못한 갯마을 갯마을 얘기를 한적이 있던가. 마을이름도, 근처의 읍도 면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던. 그저 '서해안 어디'였다는 것 밖에는 기억에 없는 그 갯마을. 88년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부서에서 야유회를 가기로 날짜를 정해놓고, 당시 막내사원이었던 내가 어느 일요일 미리 답사를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그저'운치있는 바닷가'였다. 그런 바닷가를 찾아 서해안을 뒤지기로 했다. 아침일찍 서울을 출발하여 한두시간.. 중간에 그야말로 한치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도 지나고. 지도에 표기된 바닷가를 찾아 들어가길 여러차례, 다 실망했다. 사람들의 흔적이 너무 많았다. 지도에 없는 바닷가를 찾기로 하였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기로 했다. 그러길 또 몇시간.. 끝에 찾은 어느 작은 갯마을. 길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 .. 더보기
다신 찾지 못한 태평리 근덕쟁이들..기억나는가. 그때 그 근덕의 쓸쓸한 바다와 소나무숲, 그리고 맑디 맑은 초당호수의 싱싱한 송어회. 영동에서 영서로 넘어오는 고개는 꽤 많다. 영동고속도로 넘어가는 대관령. 깎아지른 고개넘다 어지러워 속이 미식거리는 미시령. 그 아래 구불구불 진고개. 체력의 한계인가, 니땅 내땅 한계인지 한계령. 넘어갈 생각만으로도 아득한 아득령. 낯선 길로 한번 가보자. 지도를 찾아 어떤 고갯길로 들어섰다. 고불고불 좁다란 계곡길을 따라 태백산맥의 가파른 산쪽으로 다가설 무렵.. 갑자기 눈앞이 확 트이는 벌판이 나타나고 그 끝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본)이 있고 그 밑에 신선들이나 살것 같은 작은 동네가 하나 있었다. 좁디좁은 계곡길에 갑자기 나타난 벌판. 그로부터 이삼킬로쯤 뒤에 중국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