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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빈자리로 그리움을 받는 이, 아버지

아버지를 16년만에 만났습니다. 아직 새잎이 나기전 숲은 몹시 우울했습니다


제 인생중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고서도 움직이지 못했던 참담한 처지. 15년이 지나서야 아버질 찾아온 천하 불효막심한 놈이 아버지가 뿌려진 곳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사'라는 형식을 제 대에서 끊기로 아버지께 양해를 구한터라, 떠나신지 15년이 되던 날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식빵과 커피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아버지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저나 누나들이나 어머니도 아마 이렇게 오래도록 아버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을 겁니다. 빈자리가 되고서야 비로소 진한 그리움을 받는 가슴아픈 이름,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단 하루 이 세상으로 휴가를 나오신다면,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젠 아버지의 모든 것을 전부 이해합니다.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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