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5. 02:03

빈자리로 그리움을 받는 이, 아버지

아버지를 16년만에 만났습니다. 아직 새잎이 나기전 숲은 몹시 우울했습니다


제 인생중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고서도 움직이지 못했던 참담한 처지. 15년이 지나서야 아버질 찾아온 천하 불효막심한 놈이 아버지가 뿌려진 곳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사'라는 형식을 제 대에서 끊기로 아버지께 양해를 구한터라, 떠나신지 15년이 되던 날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식빵과 커피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아버지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저나 누나들이나 어머니도 아마 이렇게 오래도록 아버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을 겁니다. 빈자리가 되고서야 비로소 진한 그리움을 받는 가슴아픈 이름,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단 하루 이 세상으로 휴가를 나오신다면,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젠 아버지의 모든 것을 전부 이해합니다.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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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BlogIcon 안젤라 2014.05.26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화가의 마음으로 들여다 본 그의 글은 지금보다 젊은시절에는
    시퍼런 색이었으며
    이성과 지성의 색도 역시 파란 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글은 바뀌었습니다
    따뜻한 주황이랄까요?
    세상은 자신이 바꿀 수있는 것이 아니니
    주변으로 눈을 돌려 가족과 친구를 바라보게 되었나 봅니다
    평소 읺어버리고 살았던 것들을 찾은 것 같습니다
    덜 똑똑해보일지 모르나 훨씬 인간적입니다
    앞으로 세상에 봉사와 사랑의 삶을 살게 된다면
    그의 글은 아마도 빨강으로 바뀔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그의 글이 지금 훨씬 좋습니다^^

    • Favicon of https://yopangyopang.tistory.com BlogIcon 요팡 2014.05.28 07:57 신고 address edit & del

      잘 알겠습니다.^^ 와서보니 같이 찍은 사진 한장 없네. 너무 자주 들락거리던 바람에 사진찍는 걸 깜박했어 ㅎ

  2. ㅎㅎ 2014.05.29 00:36 address edit & del reply

    빈자리가 되어야 그리움을 받는다는 뜻이겠지요? 저도 제 아버지에게 그랬었고 제 아이들도 제게 그러겠지요. 씁쓸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