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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불교의 윤회, 新 5도윤회

우린 어려서부터 착한일 하면 상받고, 나쁜짓하면 벌받는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사회를 유지시키는 도덕 넘버원이라 강제로라도 주입시켜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이 들면서 본 현실은 전혀 그렇질 못했습니다.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죽을때까지 고생만 하다가 죽는 사람, 아무리 악하게 살아도 죽을때까지 떵떵거리면서 사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무력감과 억울함을 달랠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현생에 어떻게 살았느냐()로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것(), 바로 業報說 輪廻說입니다. 

 

우리는 흔히 윤회하면 불교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네안데르탈인에게도 윤회와 비슷한 인식이 있었음을 그들의 유적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인식되어온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막연한 다시 태어남에서 논리적인 윤회의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불교가 아닌 힌두교였다고 합니다. 하층계급을 억압하기 위한 우민화 논리로 써먹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니들이 고생하는 건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불교는 이걸 슬쩍 가져다가 살을 좀 붙여서 윤회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며, 신도들에게 죽음 이후를 팔아먹는 중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윤회하면 불교가 된 것일 뿐입니다.




6도윤회 六道輪廻

기독교의 천국 지옥의 이분법이 너무 불합리하게 느껴진다고 했었습니다. 반면 윤회에서는 그 행선지가 좀 늘어납니다. 육도六道 즉 여섯군데의 행선지가 있다는 겁니다. 또 그곳에 한번 가면 그곳에 영원히 머무는 게 아니라 저 하기에 따라서 다음 생엔 또 다른 곳으로 태어날 수 있답니다. 훨씬 합리적이라고 느껴집니다. 먼저 그 여섯가지 행선지가 어디인지 봅시다


지옥(地獄가장 고통이 심한 곳, 남에게 해를 입힌 사람이 이곳에 태어난다

아귀(餓鬼굶주림의 곳, 욕심 부리고 보시를 하지 않은 사람이 이곳에 태어난다

축생(畜生짐승의 세계, 고통 많고 낙이 적은 곳으로 어리석은 짓을 많이 한 사람이 이곳에 태어난다

인간(人間) 5()를 실천한 사람이 이곳에 태어난다탐욕 분노 어리석음이 있다

아수라(阿修羅5 10을 실천한 사람이 半神半人으로 태어난다지혜는 있지만 싸움도 있다

천계(天界욕망이 충족되고 즐거움이 갖추어진 신의 세계아직 열반의 세계에는 이르지 못한다

 

자료마다 이 설명과 구분이 뒤죽박죽, 도통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고로 자기가 알면 설명을 쉽게 하고, 자기가 모르면 설명을 어렵게 하는 법입니다. , 육도에 대해선 중들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영문표기를 보면 감 잡기가 훨씬 쉽습니다. 지옥 – hell, 아귀 – hungry ghost, 축생 – animal, 인간 – human, 아수라 – ashura realm, 천계 – deva realm.. 근데 천계가 heaven이 아닌게 조금 이상합니다. 半神半人이라는 아수라야 그렇다 치지만, 천계가 deva realm? 알고보니.. 끝없이 이어지는 이 윤회의 사슬을 끊는 것을 해탈 혹은 열반(nirvana)이라고 한다는데, 이것이 기독교의 천국과 같은 급의 세계랍니. 즉 천계는 heaven 보다 아래인 겁니다. 그리고 윧도의 순서도 좀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아귀와 축생 그리고 인간과 아수라의 순서가 설명마다 달랐습니다. 그러다가 이 그림을 보고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즉 육도에는 등급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되는 사람이 그냥 그에 해당하는 로 가는 구조였던 겁니다. 그러니 아귀와 축생 어디가 더 힘드냐, 인간과 아수라 어디가 더 좋으냐 따질 필요가 없던 거였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아마 귀신의 세계일 겁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건 인간과 축생 둘뿐이고,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라고 하니, 네 군데가 귀신의 세계인 듯 했습니다. 그중 천계와 지옥의 귀신들은 우리와 접촉할 일이 없을 것이니 남은 건 두군데입니다. 아귀와 아수라.. 기독교에서 마귀라고 하는 것들이 아귀의 귀신들이고, 가끔 눈에 보이면서 해를 끼치지는 않는 귀신들이 아수라의 반신반인들로 보면 되겠습니다. 좌우간.. 마귀귀신이나 짐승이 되지 않으려면 5 10선을 지켜야 한다니 먼저 5계부터 봅시다.

 

불살생(不殺生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

불투도(不偸盜도둑질하지 않는다.

불사음(不邪淫간음하지 않는다.

불망어(不妄語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불음주(不飮酒술을 마시지 않는다

 

... 우리들 모두 여기에서 다 떨어집니다. 즉 다음 생에 무조건 축생이나 마귀귀신입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으로는 우리가 인간 이상으로 다시 태어날 확률은 0%입니중들도 이게 문제라고 인식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회생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기독교처럼 '회개하면 바로 구원'을 얻는 로또 기회는 아니지만 기회가 있기는 있습니다. 善業을 많이 하면 된답니다. 악업을 선업으로 똔똔 시키는 거죠. 그래서 멀쩡한 물고기 잡아다가 다시 강물에 풀어주는 放生을 하고, 평생 어둡게 모은 재산을 절에다 시주하고 갑니다. 그러면 수십년 고기 먹었던 업이, 수십년 도둑질하고 간음한 업이 사라진다고 믿는겁니다. 하지만 악업과 선업이 정말로 똔똔되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등골이 오싹합니다. 도대체 우리가 전생에 어떤 곳에서 얼마나 착하게 살았길래 지금 이렇게 인간으로 태어난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다음생에 축생이하로 태어날 확률이 100%라니 아찔합니다. 수도승들이 산속에 처박혀 도닦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다음생을 위한 이기적 발버둥이었던겁니다. 산속 아니면 어디서 5계를 지킬 수 있단 말입니까. 10선은 따져볼 필요도 없습니다. 화를 내기만 해도 바로 탈락.. 비현실의 끝장입니다


결국 윤회에 혹시 길이 있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했더니.. 더 꽉 막혀 답답해지기만 했습니다. 죽음이후의 구분은 기독교에 비해 조금 합리적이지만, 조건은 100% 비현실적입니다


 


5도윤회 輪廻의 탄생

그래서.. 하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천국지옥보다는 그나마 합리적인 육도윤회를 가져다가.. 이걸 좀 현실성 있게끄름 수리해서 쓰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기독교나 불교의 시작도 이런 거였으니 이래도 됩니다.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맞춤 종교를 하나 만들고,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살아도 되는 겁니다. 그럴듯해서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 문선명급 인기가 생기는 거고, 정말 더 많아지면 예수나 부처의 반열로 올라가는 겁니다

 

아무튼 난해한 6도윤회를 간단한 5도윤회로 바꿨습니다. 지옥 아귀 축생 인간은 그대로 두고, 존재이유가 애매한 아수라를 없앤후 그 半神半人 개념만 꺼내 천계로 합쳤습니다. 즉 천계란.. 인간의 형상으로 신처럼 평화롭게 사는 곳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시절의 형상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인간계와 비슷한데 단 한가지가 다릅니다. 그곳엔 번뇌라는 것이 없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예전부터 막연히 꿈꾸던 그 '하늘나라' 되겠습니다. 살긴 하늘나라에 살지만 가끔은 인간계에 놀러와 몰래 그리운 사람들을 볼 수도 있고 슬쩍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환상적인 하늘나라입니다. 그리 까다롭던 입장조건도 아주 대폭 완화했습니다.


지옥  포악한 살인자, 그에 준하는 인간 말종들이 간다하위 5%

아귀  욕심 많은 사기꾼 도둑놈, 그에 준하는 인간들이 간다하위 6%~14%

축생  어리석어 싸움을 많이 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이 간다하위 15%~29%

인간  평범하게 착하게 산 사람들이 간다.  30%~94%

천계  매우 착하게 산 사람들이 간다. 상위 5%

 

'인간답게만 살면' 최소한 인간으로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노력하면 우리가 꿈꾸던 그 '하늘나라'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반신반인의 모습으로 하늘나라에서도 살고 인간계도 가끔 오고.. 




정말로 작별할 시간 

글이 좀 길어졌는데.. 이 글의 시작은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오도윤회 이론으로 보면 인간계 아니면 천계에서 그를 다시 만나면 됩니다. 그의 생전의 행실로 보아 천계까지는 좀 무리일것 같고, 인간계로 보면 될 것 같으니 거기서 다시 만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바로 기억문제입니다. 마주쳐도 서로 몰라보면 의미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우린 서로를 몰라봅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의 전생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명백한 근거입니다. 죽음과 함께 형상과 기억이 완전히 새롭게 reset 되는 겁니. 기껏해야 '어디서 본듯'한 것이 다일 겁니다. 즉 아무리 개정판 오도윤회를 통한다 해도, 그를 다시 만날 방법은 없는 겁니다.

 

그는 평범하게 착하게 살다간 사람입니다. 그러니 분명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심사를 받던 그가 이제 며칠 후 다음 생으로 갑니다. 한국시간으로 10 17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경입니다. 49일째 되는 때입니다. 이때 그를 완전히 놓아주어야 한답니다. 만약 그날까지도 놓아주지 않으면, 그가 다음 생으로 떠나지 못하고 계속 혼령으로 남아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날 그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