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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우리집 새들을 소개합니다

이름을 몰라 그냥 '꼬맹이' '넘버원' '청까치' 이렇게 아무렇게 불렀었는데, 자칭 '새 애호가'가 매일 보는 새들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건 말이 안된다. 그래서 LA 조류도감을 하나 샀다. 우리집에 놀러오는 새들의 이름을 이제서야 알았다. 크기가 작은 녀석부터 시작한다. 한국 이름은 자료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


Hummingbird (벌새)

꼬리를 포함해도 3"~4" 정도의 크기이니 검지 혹은 엄지 손가락 만하다. 요즈음 꿀물 한통을 반나절만에 비워버리는 놈들이다. 비록 많이 먹기는 하지만 덕분에 집에 생기가 돈다. 지나치게 활발한 게 조금 흠이라면 흠이다. 먹이통 근처에서 펼쳐지는 이 놈들의 치열한 공중전이 아주 볼만 하다. 9월말이면 남쪽나라로 떠난다고 한다.



Bushtit (박새)

처음에 이 새들을 봤을때엔 벌새인줄 알았다. 그만큼 작다. 벌새의 크기가 3"~4"이라는데 이 놈의 크기도 4"에 불과하다. 벌새는 독특한 날개짓을 하기 때문에 새라기 보다는 커다란 풍뎅이 같아 보이는데 반해 이 새는 '정통' 새다. 꽤 여러마리가 모여다닌다. 내가 본 새중 가장 귀여운 새다.



House Finch (되새)

해바라기 씨앗을 먹이통에 넣고 매달았을때 떼로 나타난 녀석들이다. 먹이를 두고 벌이는 난장질에 기겁을 했었다. 크기는 6"정도. 한국의 참새보다 약간 작은 정도의 크기이다. 빵가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 그 먹이에도 눈독을 들이고 나타나 다른 새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Oak Titmouse (관박새)

얼핏 보면 house finch와 구분이 잘 안된다. 관을 쓴 듯한 솟은 머리 모양이 독특하다. 


Dark-eyed Junco (검은눈 멧새)

드물게 보여지는 귀여운 새다.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윗도리가 더 까매서 상하구분이 확실하다. 6"정도의 크기이다. 




California Towhee (갈색 발풍금새)

한국의 참새보다 약간 크다. 8"정도. 우리와 가장 먼저 친해진 우리집 터줏대감 새다. 전에 좌파 우파로 소개했었던 그 새.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먹이를 독차지했었는데, 이후 나타난 강자들에 밀려 요즈음은 서열이 많이 밀렸다. 아침과 저녁에 우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거라지 문 열리는 소리나 인기척이 있으면 앞까지 다가와서 조른다. 밥주세요 밥주세요~.



Spotted Towhee (얼룩 발풍금새)

위 갈색발풍금새와 똑같은 크기와 생김새인데 몸의 무늬가 예쁜것이 차이점이다. 주로 혼자서 다니는데, 속말로 '깡'이 세어서 큰새들이 있어도 거침없이 그들과 먹이 경쟁을 한다.



Northern Mockingbird (흉내지빠귀)

몸통크기는 발풍금새와 비슷하나 꼬리가 길고 빛깔이 옅은 회색이다. 전체 길이가 9~10"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흉내지빠귀'라고 되어있는데 그냥 '머킹버드'라고 하는 게 낫겠다. 그 옛날 패티 페이지의 노래에 나왔던 그 새다. 과연 명성대로 울음소리가 일품인 새다. 한국의 휘파람새 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예쁘게 노래하는 새다. 안타깝게도 우리집 토박이 발풍금새들의 등쌀 때문에 이 새가 자주 오지는 못한다.



American Robin (미국 울새) 

가장 드물게 보이는 새다. towhee 보다는 크고 dove 보다 약간 작다. 곡식 모이를 좋아하지 않는지 모이는 먹지 않고 그저 모이통 주변에 몰리는 다른 새들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이름은 '울새'인데 울음소리는 그다지 예쁘지 않다.



Mourning Dove (탄식 비둘기)

12" 집비둘기의 2/3 정도의 크기다. 아주 깔끔하게 생겼다. 우리가 먹이로 내어 놓는 해바라기 씨앗을 먹는데, 다른 새들이 먹이를 먹으면 주변에 나타나 괜히 쫓아내곤 한다. 영역개념이 확실한 모양이다. 우리가 근처에 가도 웬만해선 도망가지 않는 강심장이다. 근처에 모두 열두마리가 사는데 한꺼번에 나타나면 모습이 장관이다. 이름대로 우는 소리가 너무 구슬프다.



Western Scrub-Jay (덤불 어치)

11"~12" 한국의 까치 크기의 2/3 정도인데 생김새도 비슷하고 우는 소리도 비슷하다. 그래서 한동안 '청까치'라고 불렀었는데 알고보니 까치가 아니라 '어치'였다. 겁이 너무 많아 한때는 발풍금새들에게 밀리던 녀석이었는데, 얼마전 새끼 두마리가 자란 이후 새끼중 한 녀석이 작은새들을 완전히 제압한 이후부터 전체 서열이 2위로 올라갔다. 우리가 먹이 주는 걸 정확히 알고 우릴 기다리는 놈이다.



California Thrasher (개똥지빠귀)

12" 어치와 비슷한 크기인데 우리가 '넘버원'이라고 부르는 우리집 마당의 최강자다. 어치든 비둘기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일격에 쫓아낸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굉장히 민감해서 인기척이 조금만 있어도 날아가 버린다.




California Quail (캘리포니아 메추라기)

11" 정도의 크기. 암수가 늘 같이 다닌다. 집비둘기와 엇비슷한 크기와 모습인데 왕관을 쓴 듯한 자태가 비둘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곱다. 걸음걸이도 품위가 있다. 꽤 자주 보였었는데 한동안 보지 못했다. 부디 안전하길 빈다.




Great Horned Owl (소쩍새)

저녁무렵 우연히 한번 봤다. 따라서 정확히 이 녀석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22"의 크기라고 한다. 이 놈의 포스도 장난이 아니었다. 밤의 제왕다웠다. 작년 우리가 예뻐하던 토끼가 갑자기 사라진 게 아마 이녀석의 소행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Common Raven (레이븐)

오래도록 조사한 결과.. 우리 동네 검은 새들은 100% 레이븐들이다. 참 다행이다. 멀리서 나는 Raven을 보면 독수리인지 매인지 구분이 안간다. 매가 나타나면 바로 몰려들어 쭟아낸다. 나란히 나는 모습을 보면 매인지 레이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Hawk (매)

우리 동네 하늘의 제왕이다. 비록 레이븐에게 숫적으로 밀려 그 위엄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이 놈과 정면으로 2~3미터 거리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다. 오륙초간 눈빛을 교환했었는데 대단한 포스였다. 참 아름답고 멋진 새다. 그 이후로 이 녀석을 꼬셔보려고 애를 써봤는데, 이 녀석이 근처에 나타나기만 하면 레이븐들이 몰려와 쫓는 바람에 이 녀석은 우리집 근처로 잘 못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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