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숭배 14 - 인류의 기아

강한 육식동물이 약한 초식동물을 잡아 먹는것은 자연의 이치중 하나이다. 호랑이가 사슴을 잡아 기도가 있는 목을 물어 숨통을 끊고는 내장부터 맛있게 뜯어먹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먹이사슬의 가장 상부에 위치한 인류가 소를 잡아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실 줄로 안다. 물론 인류가 육식동물이 아니니 이러한 반론은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일단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진짜 중요한 이유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구상에는 현재 12억 마리나 되는 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전세계 목초지의 24%는 이러한 가축들의 방목지로 점유되어 사용되고 있고, 세계 곡식 생산량의 무려 3분의 1을 소들이 먹어 치우고 있다. 선진국 국민들의 입맛을 달래주기 위해 세계 곡물 총생산의 1/3을 소가 먹어 치우는 동안.. 지구촌 저편에선 우리와 같은 인간들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 쇠고기는 왕이다. 매일 10만마리의 소들이 매일 도축되고 있으며 미국가정의 91%가 매주 쇠고기를 구입한다. 전세계 쇠고기 생산량의 23%를 미국에서 소비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연간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약 30kg이다. 평생동안 500kg의 쇠고기를 먹어 치우는 셈이다.

소는 음식물의 에너지 전환률이 가장 비효율적이다. 소는 음식물의 폭식자다. 우리가 1파운드의 고기를 얻기 위해선 소에게 9파운드의 사료를 제공해야 한다. 단백질만을 보자면 소 사료의 단백질 전환률은 고작 6%에 불과하다. 100kg의 쇠고기 단백질을 얻기 위해 무려 1,700kg의 식물성 단백질을 소모해야 하는 데 소들이 먹는 사료는 42%가 목초이고 나머지 58%는 곡물이다. 즉, 쇠고기 100kg를 얻기 위해 사람들이 먹어야 할 곡물 990kg이 없어지는 셈이다.

'사람이 먹어야 할' 식량이 이렇게 소의 사료로 전환되어 버리는 것을 미국으로만 따져봐도 그 수치는 어마어마하다. 미국에선 일년에 무려 1억5천만톤의 곡물이 사료로 사용된다. 이 사료중에서 불과 900만톤이 쇠고기로 전환되었고 나머지 1억 4천만톤의 곡물은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다. 이 날아가 버린 1억4천만톤의 곡물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무려 250억달러에 달하며 이것은 전세계 지구인들이 날마다 곡물 한컵씩을 일년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 된다고 한다.

소들을 키우느라 점유된 땅을 곡물재배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낭비되는 기회비용 곡물의 량도 어마어마하다. 그 땅에 콩류를 심으면 소를 키웠을때보다 10배나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잎이 많은 야채는 무려 15배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고 시금치는 무려 26배나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절망적인 기아에 시달리는 절대빈곤층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곡물이 소들의 사료곡물로의 전환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역사상 지금처럼 지구상 인구의 약 20%정도가 기아 혹은 영양실조에 허덕인 적은 없었다고 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5억의 사람들이, 남미에서 1억5천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해마다 5천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관련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소들에게 먹일 사료를 재배하기 위하여 농경지가 대규모 축산업자들에게 강점되고 생산된 농작물은 사람이 아닌 축산단지에서 소들에 의해 소비되며, 땅을 빼앗긴 빈민들은 더욱 가난해 지고 배고파지고 죽어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맛있게 먹는 고기가 지구 반대편 어느곳의 한 어린이를 죽어가게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지구 한편에서 세계인구의 1/5이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동안, 세계 곡물생산의 1/3은 소들을 비롯한 가축들이 먹어 치우고 있는 현실.. 잘사는 나라 국민들이 폼나게 스테이크를 썰고 그들이 키우는 개나 고양이마저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는 동안 세계인구 20%가 배고픔과 기아에 시달리며 죽어가고 있느느 현실.. 그들은 고기를 먹지 않아도 살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곡물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



배고픔에 죽어가는 인류를 외면하고 그들 삶의 터전을 짓밟으면서 생산되는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영양과잉에 따른 비만과 각종 만성성인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곡채식을 외면하고 육식을 위주로 하는 이런 사람들에겐 만성 대사성 질환들이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세계인구의 2/3는 곡채식을 하고 있다. 세계 곡물생산의 1/3은 소들이 먹어 치우고 있다. 세계인구는 10년쯤 후에 지금보다 20%는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늘어나는 인구의 대부분은 공교롭게도 빈곤지역에 있다. 앞으로 닥칠 식량의 위기와 그에 따른 문명간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도 육식을 계속하시겠다고?


→ 육식숭배 1 – 인트로
→ 육식숭배 2 – 인간은 초식동물이다
→ 육식숭배 3 – 인간은 잡식동물도 아니다
→ 육식숭배 4 –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는 이유
→ 육식숭배 5 – 인간은 똥자루
→ 육식숭배 6 – 단백질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 육식숭배 7 – 단백질과 인간
→ 육식숭배 8 – 갑빠엔 닭가슴 살?
→ 육식숭배 9 – 우리 몸의 땔감
→ 육식숭배 10 – 단백질은 연료가 아니다
→ 육식숭배 11 – 고기먹어야 힘난다는 분들
→ 육식숭배 12 – 도살, 그 끔찍함
→ 육식숭배 13 – 지옥에서 도살장으로
→ 육식숭배 14 – 인류의 기아
→ 육식숭배 15 – 열대우림의 파괴
→ 육식숭배 16 – 사막화
→ 육식숭배 17 – 기후재앙
→ 육식숭배 18 – 끝맺음

→ ’LA 별곡’ 메인 페이지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