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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요통 7 - 운동법

그동안 얘기했듯 허리병(요통 디스크..)의 근본 원인은 세가지이다. 첫째 '뒤집힌 잠자리 자세', 둘째 '앉아 지내는 생활', 셋째 '몸을 거의 안 움직이는 생활'이다. 따라서 디스크나 허리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최고의 방법은 이 세가지를 근본적으로 상쇄시키는 것이면 되겠다. 허리병에 좋다는 운동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내가 권하고 싶은 건 다음 일곱가지정도이다.

1.잠자리 바꾸기 (딱딱한 침구에서 엎드려 자기)
2.앉지 않기
3.엎드려 기기 (호보)
4.엎드리기 (엎드려 뻗쳐 / 맥켄지 운동법)
5.절하기
6.걷기
7.아랫배에 힘주기

첫째, 잠자리 바꾸기
미국의 농구스타 찰스 바클리의 골프 스윙이다. 재밌게 하려고 일부러 저러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될 정도로 희한하다. 본인도 아주 이것 때문에 죽을려고 한다고 한다.



요즈음 골프채널에서 찰스 바클리의 이 해괴망칙한 스윙폼을 교정하는 과정을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본방인지 재방송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마지막 본 내용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몇주간에 걸쳐서 수도 없이 훈련한 결과 바클리의 우스꽝스런 스윙폼이 거의 교정되었다. 그래서 필드로 나갔다. 하지만 결과는 도로아미타불, 그 지긋지긋한 스윙폼이 똑같이 다시 나왔다.

골프를 좀 치는 사람들은 여기에 절대 공감할 것이다. 머리 올리기 전까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만 할 때는 그런대로 스윙폼이 좋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머릴 올리고 필드에서 전전하길 몇 년, 우연히 비디오로 찍어본 자기의 스윙폼에 억장이 무너져 내리던 경험. 그래서 필드를 잠시 중단하고 코치를 붙여 열심히 스윙폼을 교정하고 다시 필드에 나갔는데 도로아미타불이던 경험. 부지불식간에 ‘몸에 깊숙이 배인 것’이다. 이렇게 몸에 배어버린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바꾸기 힘들다. 운동도 이럴진대 평생 몸에 배인 일상의 생활습관은 더욱 그러하다. 조금이라도 바꾸려 할라치면 우리 몸은 극렬히 반발한다. ‘그냥 냅둬,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을래!’한다.


혹시나 하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자기를 시도해 본다. 하루이틀 뒤척이다 곧 포기한다. 혹시나 하고 엎드려 자기에 도전해 본다. 그러나 채 5분도 안 되어 허리와 등이 땡겨온다. 등이 아프니 가슴이 아파서 숨까지 답답해진다. 조금만 참아보자.. 근데 허리와 등과 가슴만 아픈게 아니다. 한쪽으로 돌리고 있는 목이 땡기고 아파온다. 고개를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하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목의 옆부분이 먹먹해 온다. 이러다 내 목 큰 탈 날라.. 결국 몸을 뒤집는다.

다음날 아침. 등과 허리가 개운치 않고 온몸이 찌뿌둥하다. 오후가 되니 드디어 목이 심하게 아파온다. 일주일동안 목이 아파 고개도 못 돌리며 지내다가 목이 좀 괜찮아졌다. 과연 다시 엎드려 자기를 시도하게 될까? 다신 안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엎드려 자기가 사람에게 해롭다고 여긴다. ‘엎드려 자면 목이 망가진다.. 엎드려 자면 심폐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엎드려 자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 옆으로 자면 어깨에 오십견이 온다.. 옆으로 자면 척추가 좌우로 휜다..’ 이런 얘기들에 적극공감을 한다. 해봤더니 실제로 그랬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엎드려 자는 게 불편한 건 그 자세가 몸에 해롭기 때문이 아니라 ‘아기 때부터 평생 뒤집어 자왔었기’ 때문이다.

이 ‘딱딱한 데서 엎드려 자기’ 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음을 안다. 하지만 더 설득하려 하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어차피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생 몸에 배인 잠자리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의자에 앉지 않고 생활하기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앉은 자세가 허리에 가장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사회생활을 때려치우지 않는 한 이것 역시 실천 가능성 제로다. 


셋째, 호보 

무릎을 대지 않고 호랑이처럼 네발로 기는 거다. 이치적으로 따지자면 허리병의 세가지 원인인 ‘뒤집어 자기 + 오래 앉아있기 + 운동부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그 모냥이 너무 우스꽝 스럼다. 그래서 밖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집 안에서도 하기 힘들다. 미친 놈 취급당한다. 아무리 허리에 좋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겠다.

이제 남은 건 네가지 이다. 엎드리기, 절하기, 걷기, 아랫배 힘주기. 여기에서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안하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욕심을 내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천천히 약하게’ 시작해야 한다. 안 움직이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허리는 더 아파진다. 시작하자마자 포기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천천히 약하게’ 시작해야 한다.


넷째, 엎드리기
엎드려 뻗쳐를 권한다. 군대시절 어느 소대장이 그랬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얼차려가 바로 이 엎드려 뻗쳐라고. 하는 동안은 아무리 힘들어도 자세를 푸는 순간 모든 것이 편해지고 후유증이 전혀 없기 때문이란다. 물론 그 소대장 근골격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말은 맞는 말이다. 아주 효과적인 전신운동이다. 상체 하체 배 등허리, 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소홀해지는 근육이 없다.

혹시 손목이나 어깨에 문제가 있어서 이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그러면 그냥 배를 대고 엎드리면 된다. 이 자세는 허리근육의 강화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디스크 환자들에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간만큼 유지하면 된다. 같은 개념으로 '맥켄지 운동'이라는 것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찾아서 실천해 보기 바란다.


다섯째, 절하기


종교적인 문제로 절을 절대 안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겐 이걸 하라고 할 순 없지만 이정도의 ‘광신도’가 아니라면 이 절하기를 한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이 절하기야 말로 ‘뒤집어 자기 + 오래 앉아있기 + 운동부족’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완벽한 운동법이다. 호보가 비교적 상체가 많이 강화되는 방법인데 반해 이 절하기는 하체가 강화된다. 하체와 허리가 터무니 없이 빈약한 현대인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운동이다. 실천해본 사람들의 다소 과장된 말을 빌리면 이 것만 열심히 하면 거의 모든 성인병이 다 완치된다고 한다. 또 척추변형이 심각해서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던 청소년도 이 운동 하나만으로 척추가 곧바로 돌아왔다고 한다.

또 이 운동은 정신적인 면으로도 도움이 된다. 잠시나마 몸과 고개를 숙여 자신을 낮추는 이 운동법은 어떤 이들에겐 명상 이상의 큰 효과가 나기도 한다고 한다. 몸과 머리를 낮추면서 머리 속을 비워내는 거다. 늘 남 탓만 하고 살던 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내탓이오를 실천하는 시간이다. (이 절하기가 무릎을 상하게 하는 운동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중 이런 한심한 주장을 믿으실 분은 없다고 본다.)

절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불교식 절도 있지만 그냥 세배하는 절도 있다. 어떤 절이든 몸 전체를 평행하게 바짝 낮추는 것만 실천하면 되겠다. 어떤 카톨릭 신부가 신도들을 모아놓고 이 절하기를 같이 하는걸 본 적이 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운동법이라며 성당 한구석에 모여서 하는 것이었는데.. 그 양반들 ‘109배’를 하고 있었다. 좀 유치하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면 된다.


여섯째, 걷기
걷기가 몸에 좋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좋다는 걷기를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걷기의 명제는 간단하다. ‘원래 걸어야 했던 걸 이제서야 걷는거다.’ 그렇게 몸이 만들어진 대로 걸으니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 건강해지는 거다.

군대에 다녀오신 분들, 군대생활에서 ‘세월’ 다음으로 가장 힘든 게 무엇이었던가? ‘행군과 구보’다. 이 둘만 잘하면 군대생활 애로사항 전혀 없다고 하지 않든가. 이 둘 중 더 힘든 게 바로 행군이다. 행군중에 발바닥에 물집이라도 잡히면 한걸음 한걸음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걸음걸이가 된다. 행군을 해보기 전엔 사람들은 이걸 아주 우습게 본다. ‘걷는 게 뭐가 힘들어? 배만 안고프면 마냥 걸을 수 있는 거 아냐?’ 사람들은 행군이 끝나고 나면 세가지를 알아차리게 된다. 걷는다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것과, 걷느라 죽을뻔 했었지만 끝나고 나면 온몸이 빵빵한게 느낌이 아주 좋다는 것, 그리고 희한하게 정신이 굉장히 맑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걷기 역시 정신적인 효과가 있다. 군인들은 행군중 묘한 경험을 한다. 도 닦는 중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잡념이 어지럽게 떠돌다가, 힘들어서 혹은 졸려서 죽을 것 같다가, 가끔 무아지경 비슷한 경지에 빠지기도 한다. 거기가 어디인지, 내가 뭘하고 있는지 현실의 의식이 없어진다. 그 과정이 극한의 상황이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이렇게 극한의 행군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본다고 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많은 반성을 한다고 한다. 이 걷기라는 것, 태초로 돌아가는 걸음이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걸음이며, 몸과 마음을 함께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보약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당장 ‘걷기 동호회’에 가입하시기 바란다. 그러면 허리병의 70%는 나은 것과 다름없다.


일곱째, 아랫배 힘주기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게 바로 아랫배 힘주기다. 이 운동에는 핑계가 없다. 생각만 있다면 아무데서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허리를 곧추 세운상태에서 배꼽아래 제일 낮은 배에 힘을 주기만 하면 된다. 배 전체를 올챙이처럼 불리는 게 아니다. 배의 아랫쪽만 힘을 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허리 아래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여기에 호흡만 연결하면 이게 바로 단전호흡이다. 아랫배에 힘주면서 들이 마시고 일정시간 버티다가 아랫배 힘 풀면서 내쉬고.. 혹자들이 신비하게 설명하는 단전호흡에 어떤 다른 신비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그건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이걸 하면 허리와 배 근육이 강화되어 요통은 확실히 없어진다. 또 호흡 리듬에 맞춰 똥꼬에 힘을 주면 성기능이 확실히 좋아진다. 남녀 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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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수도없이 많은 운동법이 있으니 각자 알아서 허리 운동법을 찾아보면 되겠다. 무슨 운동을 하든 이것만 주의하면 된다. 절대로 욕심내서 무리하게 시작하면 안된다는 거. 운동들이 효과를 보려면 아무리 짧아도 육개월 이상은 꾸준히 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계속 '악화와 완화'의 반복이다. 첫 시작은 ‘병아리 오줌’만큼 약하게 시작하고 점차 몸의 상태를 봐가면서 운동의 강도를 늘려나가야 한다.

얘기가 쓸데없이 길어져서 나도 지치고 읽는 사람도 지치고.. 게다가 오늘 싣니보이가 오는 날이다. 그래서 후다닥 마무리한다. 다른 건 다 잊어도 된다. 이거 하나만 머리속에 넣었으면 된다. 허리병 원인과 치료의 대명제,

‘不動卽痛 動卽不痛’ 

→ 요통 1 – 내가 혹시 디스크?
→ 요통 2 – 대들보가 기둥으로
→ 요통 3 – 의사들도 모른다
→ 요통 4 – 우린 뒤집혀 잠을 잔다
→ 요통 5 – 디스크는 현대인에게 당연
→ 요통 6 – 부동즉통 동즉불통
→ 요통 7 – 허리 운동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