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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운칠기삼 1 - 동양오술

운칠기삼(運七技三) 혹은 운구기일(運九技一) 과연 인생에 있어서 運이라는 것이 정말로 70% 혹은 90%를 좌우하는 것인가. 분석적 과학적 사고방식의 보통사람들에겐 당연히 ‘미신으로 지껄이는 헛소리’이며, 운명학이라는 것에 발톱끝만이라도 발을 들여놓았던 사람이라면 대답은 Yes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東洋哲學의 정식명칭은 ‘東洋五術’ 이다. 명(命), 복(卜), 의(醫), 상(相) 산(山) 의 다섯 術數를 일컫는다. 다섯가지 모두 취길피흉(取吉避凶)의 방술로서 각각 독립적인 특질이 있으면서 또 서로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1. 명(命)은 우주의 법칙과 인간의 타고난 운명을 예측하는 方術로서 四柱學(命理學), 紫微斗數등이 있다. 이 命이 바로 宿命論의 발원이 된다. 전체적인 바를 논하는 것에는 사주학(명리학)이, 분야별로 세세히 논하는 데에는 자미두수가 강점이 있다고들 얘기하는데 진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두가지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 그 사람이 평생 걸어갈 길이 어느정도 훤하게 보인다고 한다. 이건 믿거나 말거나 하기에는 너무 정교하고 너무 정확하다.

2. 복(卜)은 점복(占卜)과 선길(選吉)로 구분된다. 吉한 것을 선택한다는 뜻의 선길(選吉)에 기문둔갑(奇門遁甲)이 있고 단역(斷易), 육임신과(六壬神課), 태을신수(太乙神數), 황극책수(皇極策數), 육효(六爻)는 점복(占卜)에 포함된다. 흔히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점을 친다’ ‘점보러 간다’는 것이 바로 이 占卜이다. 사람이 여우로 둔갑했다는 둥..하면서 얘기하는 둔갑술이라는 말.. 원래 기문둔갑은 전쟁터같은 곳에서 군대의 매복위치등 '위치를 바꿈으로서 운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후대의 뻥치기 좋아하는 짱깨들이 허무맹랑한 무협소설을 쓰면서 遁甲에 다분히 神仙術 의미를 집어넣어 은신술(隱身術) 혹은 둔갑술(遁甲術).. 말도 안되는 신비적 인 것으로 바꾸어버렸다. 하튼 짱깨새끼들은 문제다. 기문둔갑은 지구의 바이오리듬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머지 복잡한 이름들의 술책들은 전부 점을 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네 결정이 맞는지 틀리는지 보는것이고, 어떻게 하면 좋은것이지 알아보는것이고 어느방향으로 가면 좋은것이지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들면 가게를 사려고 하는데 세개가 리스트에 있다, 어떤걸 선택해야 하는가..이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占卜이다.

命이 선천적인 의미가 강하면서 불변의 숙명을 논하므로 어떤넘들은 인생을 쉽사리 포기할 수가 있겠다. 그래서, 卜이란 것이 등장하여 선천적인 조건도 조금이나마 바꾸거나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던 것 같다.

'점집'에 갔는데.. 생년월일 묻고 종이에 열심히 쓰면서 뭔가를 풀어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명리학으로 숙명을 얘기할 것이고, 뭔가 젓가락 같은 걸 뽑으라고 하거나 쌀을 상위에 뿌리거나 하면 그는 점을 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요즈음 철학관에선 이 둘 다를 다 한다. 사람들이 점집에 올 때에는 분명 인생의 큰 고비에 섰있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섰을때이므로 어느 하나만 가지고서는 확신할 수가 없으므로 그 사람의 숙명과 운도 보고, 그걸 占을 치므로서 확인하는 것이다.


3. 의(醫)라 함은 대자연의 각종 초근목피로 질병을 치료하는 方劑와 뜸, 침 등으로 치료하는 針灸가 있다. 바로 한의학을 의미한다.


4. 상(相)은 사람 생김새나 부모로부터 지어 받은 이름, 조상의 묘자리등에 의해 운명이 영향받는다는 것으로 인상(人相)혹은 관상(觀相), 풍수지리(風水地理), 명상(名相)이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중 觀相은 대부분이 알게모르게 터득하게 된다. 얼굴은 '얼꼴' 이 변한 말이다. 자기 '얼'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 얼굴이다. 저렇게 생긴넘들은 항상 끝이 더럽더라..사람은 생긴대로 논다..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풍수지리중 묘자리(음택)에 관한 부분과 사람의 이름을 가지고 장난하는 名相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5. 산(山)은 육체와 정신을 수련함으로서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術數로서 잘 먹고 잘 싸자는 양생(養生), 책 읽고 사람 되라는 현전(玄典), 쌈 연습하는 권법이나 주문을 외거나 부적 쓰는걸 이용하는 수밀(修密)이 있다.

오천년전 사람들의 식습관을 볼 수 있는 양생은 오늘날에도 분명 그 가치가 있으며, 현전은 솔직히 전혀 모르는 분야이다. 권법은 한국사람 누구나 한개쯤 한다. 군대만 다녀오면 태권도 초단이고 요즈음 웰빙이다 뭐다해서 요가 태보 필라테스..뭐 이런거 하나쯤 안 하는 사람 없을테니까.

가장 문제가 이넘의 주문과 부적이다. 이걸 믿어야 하나..말아야 하나. 근데 경험적으로 부적은 효과가 있었다. 근데 믿거나 말거나다. 이걸 설명할 재간은 없다. 귀신이 나와야 하고..뭐 그런것들이 등장해야 하기때문에 설명을 안 하는게 낫다.



東洋五術은 이렇듯 대부분 우리에게 대단히 익숙한 것들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것들과 함께 자라왔다. 그러나 이중 한의학을 제외하고는 대충 미신으로 취급당하고, 말도 안되는 허황된 것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는 일부 몰지각한 넘들이 먹고 살기위해 확실히 알지도 모르면서 돗자리부터 일단 펴놓고 적당히 썰을 풀어서 신비감을 조장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 짓는 데에는 이 다섯가지가 모두 관여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 命도 일정부분 영향을 주고 卜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치며 나머지 醫 相 山 모두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명리학 한가지로 한 사람의 인생을 다 알 수 없는 이유가 나머지 것들이 관여하는 portion이 이렇게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중 내가 해보았거나 다른사람에 의해 털끝만큼이라도 맛을 본 것들은 醫에서 방제와 침구, 命에서 명리학과 자미두수, 卜에서 육효, 相에서 관상 수상, 山에선 양생과 부적, 권법 등이다. 물론 순 엉터리로 맛만 본거다. 운칠기삼..운운하는 것은 모두 명리학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 명리학에 대해 수박 겉핥기로 얘기해 보고자 한다.


→ 운칠기삼 1 – 동양오술
→ 운칠기삼 2 – 명리학
→ 운칠기삼 3 – 인생의 설계도?
→ 운칠기삼 4 – 운명은 바꿀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