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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얘기

밴조 도전기 10 - 조강지처에게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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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 애인.. 아무리 노력해도 휘어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성질이 만만치 않아 다투기도 많이 합니다. 아니 요즈음엔 눈만 마주치면 다툽니다. 그래서 화류계의 대부 사부님께 여쭤봤습니다. 사부님께서 그러셨습니다. 한동안 그 지랄맞은 애인을 떠나있으라고.. 그래서 사부님의 권고대로 한동안 애인을 떠나 대신 오랫동안 소홀했던 조강지처에게 다시 갔습니다.

조강지처 우리 마눌 역시 푸근합니다. 한동안 다른년이랑 놀아나느라 집안 출입도 안하던 바람둥이 서방이 집구석이라고 다시 기어들어오면 ‘재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요 최소한 ‘타박’ 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거늘.. 우리 마눌 ‘왔어?’ 이렇게 인사하곤 맙니다. 아마 속으론 ‘저 띠바쉐이가 기운이 떨어져서 들어왔나’ 했겠지만 겉으론 반겨줍니다. 내가 마누라 하난 진짜로 잘 골랐다는 친구들의 말을 다시 한번 절감합니다.

익숙한 밥상에 익숙한 반찬들과 김치찌개. 우리 마누라의 손맛이 그간 우리 엄마의 손을 닮아왔는지, 내 입맛이 엄마의 손맛을 떠나 마누라의 손맛에 길들여 진건지.. 오랜만에 먹어보는 익숙한 그 맛이 참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애인이 차려주는 밥상은 왠지 입에 달라붙지 않았었습니다.

밥상을 치우고 슬그머니 안아보니 우리 마누라 내 가슴속에 폭 파묻힙니다. 안아주기가 상당히 불편했던 새 애인하곤 다릅니다. 기괴한 자세를 동원해야 겨우 안을 수 있었던 애인에 비해 우리 마눌 살짝 움직여봐도 거의 한몸처럼 착착 감깁니다. ‘아- 바로 이건데..’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 애인은 상당한 지구력이 없거나 현란한 기교를 동원하지 않으면 금새 짜증을 냈었습니다. 하루라도 안지 않으면 그 다음에 바로 표가 났었습니다. 어색하고 뻑벅하고.. 나도 좀 그랬었구요. 그러나 울 마눌.. 굉장히 오랜만인데도 뭘 해도 어디든지 착착 감기면서 편안하네요.

‘마눌.. 난 당신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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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조 도전기 5 – 네가지 문제에 봉착하다
→ 밴조 도전기 6 – 기본문제 겨우 해결
→ 밴조 도전기 7 – 기초편을 덮어버렸다
→ 밴조 도전기 8 – 나홀로 밴조는 외롭다
→ 밴조 도전기 9 – 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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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조 도전기 11 – 랙타임 기타와의 만남
→ 밴조 도전기 12 – 도망자의 변명
→ 밴조 도전기 13 – 장식품 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