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얘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흑석동 벽돌집 새벽이 오도록 빈 벽돌 속에 시를 점화하며, 수신자 불명의 편지만 켜켜이 쌓여가던 세월, 그 아이는 떠나고 벽돌집도 이내 허물어지고 말았지만 가슴속 노을 한 채 지워지지 않는다 내 구워낸 불들 싸늘히 잠들고 비록 힘없이 깨어지곤 하였지만 고색 창연한 오지벽돌집과 그 벽돌이 하나도 보이지 않게 뒤덮고 있던 담쟁이 덩쿨, 꽤 넓었던 마당을 윗쪽과 아래쪽에서 꽉 채우고 있던 아주 커다란 아름드리 푸른단풍 그리고 빨긴단풍 두 그루와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온갖 풀들 꽃들, 진도개 한마리. 봄부터 가을까지 그 동산은 언제나 갖가지 색의 온갖 나무와 꽃들로 항상 붐볐고, 나는 그 동산 이곳저곳을 '惡姬'와 뛰어다니곤 했었다. 어느 봄날, 이미 개나리는 동산에 많이 있었다. 그래서 개나리의 노란색에는 분홍빛의 진달래와.. 더보기 아버지와 함께 했던 마지막 나들이 아버지의 고향집을 찾아가기로 한 날. 그날 아침 아버지는 소풍가는 아이처럼 부산하셨다고 한다. 내가 도착하기 한시간 전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날 기다리고 계셨었단다. 아무리 평일이지만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중간에 길이 막힐 수도 있고, 또 저녁때 늦어지면 돌아오는 길이 막힐 수도 있을 것 같아 바로 출발했다. '날씨 정말 좋네요' 정말 날씨가 좋았었다. 5월이었지만 햇살이 제법 따가워져서 차창을 조금 열고 달려도 될만큼 날씨가 상쾌했다. '얼마만에 가시는 거예요?' '떠나고 처음이다' '처음이요? 언제 거길 떠나셨는데요?' '한 육십년 됐나..' '아니 어떻게 육십년동안 한번도 안가보셨대요?' '그러게 말이다. 허허' 가지고 있는 정보는 육십년전에 사용하던 옛날의 주소뿐. 충남 홍성군.. 문제는 예전의.. 더보기 다신 찾지 못한 갯마을 갯마을 얘기를 한적이 있던가. 마을이름도, 근처의 읍도 면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던. 그저 '서해안 어디'였다는 것 밖에는 기억에 없는 그 갯마을. 88년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부서에서 야유회를 가기로 날짜를 정해놓고, 당시 막내사원이었던 내가 어느 일요일 미리 답사를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그저'운치있는 바닷가'였다. 그런 바닷가를 찾아 서해안을 뒤지기로 했다. 아침일찍 서울을 출발하여 한두시간.. 중간에 그야말로 한치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도 지나고. 지도에 표기된 바닷가를 찾아 들어가길 여러차례, 다 실망했다. 사람들의 흔적이 너무 많았다. 지도에 없는 바닷가를 찾기로 하였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기로 했다. 그러길 또 몇시간.. 끝에 찾은 어느 작은 갯마을. 길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 .. 더보기 이전 1 ··· 17 18 19 20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