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인 미국, 그 와인의 89.5%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됩니다. 얼마전 지진으로 캘리포니아의 이 와인산업이 타격을 입었다는 한국뉴스를 보다가 ‘미국 전체 와인 생산의 ¼을 차지하는 나파밸리’.. 라고 하는걸 들었습니다.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오류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나파밸리는 캘리포니아 전체 와인 생산량의 4%에 불과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금액기준일까요? 물론 Napa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이 정상급이라고 하니 금액기준으로 보면 4%는 훨씬 넘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4% 생산량으로 ¼의 금액을 차지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관련통계가 없어 확실한 건 모릅니다만^^
어쨌든.. 그렇다면 과연 캘리포니아주 최대 와인 산지는 어디일까요.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은 ’Lodi 로다이’란 곳입니다. 중부 캘리포니아 내륙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미국 전체 와인의 18%가 이곳에서 생산되며, Zinfandel 품종 하나로 따지면 4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지난번 한국에 갔을때 한 와인매장에서 로다이 와인을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점원에게도 물어봤는데 그는 아예 로다이 와인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건 아마 로다이 와인이 '중저가'라서 그런게 아닌지 생각됩니다. 한국 와인 애호가들에겐 미국산 중저가 와인 브랜드가 자리잡을 공간이 아예 없는거죠.
'와인'하면 우아하게 들리지만 이건 사실 ‘포도주’입니다. 삼사십년전까지만 해도 소주병처럼 생긴 병에 담긴 포도주가 있었습니다. 기억나십니까? 보라색 소주.. 가격도 소주와 비슷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주가 써서 싫은 사람이 마실 수 있었던 아주 대중적인 포도주였습니다. 그러다 ‘마주앙’이 나오면서 포도주가 조금씩 고급화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포도주가 ‘와인’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곤 ‘와인을 마시냐 안 마시냐’ 혹은 '어떤 음식에 어떤 와인을 시키냐'로 사람의 품격을 나누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흔하던 '주방장'이 갑자기 자길 ‘쉐프’로 자칭하며 품격이 달라진듯 착시를 강요하듯 말입니다.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으로 드신 게 빵과 이 '포도주' 아니었던가요? 아주 특별한 상류층 사람들이 와인의 품격을 따지는 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그들의 흉내를 내는 건 글쎄요.. 게다가 웬만한 전문가들도 블라인드 테스트로는 와인의 '품질'구분은 거의 못한다고 합니다. 와인의 차이는 '품격'의 차이가 아니라 '취향'의 차이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아는 척 하느라 힘들어 하지 마시고, 그냥 맘 편하게 로다이 와인 드시는게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 이상 '로다이 와인' 홍보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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