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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고정관념 마음보기

교육과 사회화를 통해 우리에겐 조직화되고 구조화된 신념과 개념이 생깁니다. 이것이 완전히 굳어져 버리면 그것을 '고정관념'이라고 부릅니다. 여러가지 입니다. 우리 어머니는 신사임당이다.. 콜레스테롤은 나쁘다.. 자본주의 경쟁이 있어야 발전한다.. 민주주의가 최선이다.. 남한의 적은 북한이다.. 봉사는 이타적인 행위이다.. 성경엔 오류가 없다.. 고승에겐 사리가 나온다..

 

자기 엄마를 신사임당이라고 여기는 정도는 개인적인 것이라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나 정치나 종교에 관한 것이면 반드시 선입견과 편견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세상 모든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고정관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사회관계가 워낙 좁은 관계로 궁리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주제를 하나 정하고 그 분야에 흔한 속설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들여다보는 틀은 과학이나 믿음이 아닌 이치’입니다. 첫 대상이 의학이었고 그 다음이 종교였습니다. 이 궁리와 들여다보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를 겹겹이 싸매고 있는 고정관념과 아집, 집착, 욕심이 끝도 없습니다.

 

이렇게 들여다보다 보니 '본 것'들이 좀 있습니다. 이 고정관념깨기 성공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슬쩍 흔들어보려 할라치면, 오히려 그러려는 제가 고정관념과 아집에 사로잡혀있는 거라고 역설득을 받습니다. 그 설득에 제가 넘어가지 않으면 제 귀가 닫혀있는 거라고 충고를 받습니다.^^

 

결국 각자 스스로 해야합니다. 고정관념중에서 그나마 테두리가 약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를 하나 정해 그걸 붙들고 궁리(窮理)하고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과학이나 믿음이 아니라 반드시 이치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건 영양학입니다. ‘우유는 사람에게 이롭다근데 소젖은 갓태어난 송아지가 잠깐 먹곤 평생 다신 안먹는 것, 근데 이걸 성인 인간이 매일 마신다?.. ‘뼈를 튼튼히 하려면 칼슘을 많이 먹어야 한다근데 풀만 뜯어먹는 소는 그 엄청난 뼈가 어디서 생겼지? 사과를 더 달게 하려면 설탕물을 주면 되는걸까?.. ‘고기 먹어야 힘 쓴다근데 우리의 이빨과 장은 왜 이렇게 초식동물처럼 생겼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나가 보이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더 쉽습니다. 고정관념이라는 게 사실은 '내맘대로 내가 고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치'라는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원체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슬슬 다른 분야로 넓히기 시작합니다. 올림픽 나간 선수들은 국가를 위해서 뛰는 걸까 개인을 위해 뛰는 걸까? 세상사에 도통한 듯 말하는 중에게 직장생활을 시키면 과연 잘할까? 목사와 신부는 과연 성경적일까? 교황은 왜 방탄차를 탈까? 북한은 위험할까 불쌍할까? 직업군인들은 과연 통일을 바랄까우리에겐 동해이지만 일본인들에겐 서해인 그 바다를 동해라고 우기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일본의 사과가 우선이라며 용서를 안하고 있으면 누구 마음이 더 불편할까? 꼴보기 싫은 남편/마누라하고 난 왜 아직도 헤어지지 않고 살고 있는걸까?..


고정관념을 깨는 연습은 어느덧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됩니다. 감정의 변동폭이 줄어들면서 하루중 평화로운 시간이 조금씩 많아집니다. 종교로 교육훈련된 평화보다 훨씬 자유로운 평화입니다. 아직은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지만 계속 이 훈련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진짜로 평화로워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조금전 Fedex가 왔었습니다. 기다리던 물건이라 급하게 포장을 뜯다가 손톱이 또 부러졌습니다. 한달 전쯤 옆이 부러졌었던 바로 그 손톱입니다. 한달동안 겨우겨우 길렀는데 그게 또 부러진 겁니다. 

에이 @$#%$^# 짜증이 납니다. 이것까진 어쩔 수 없나봅니다.^^ 부리나케 마음 들여다보기를 시작합니다. 손톱이 부러졌는데 왜 짜증이 납니까? 머리감을때 불편합니다. 기타를 못쳐서 답답합니다... ?? 이게 다입니다. 짜증이 났던 건 이 두가지 때문입니다.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겨우 이것때문에 짜증을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겁니다. 머리감을때 그 손가락 치켜세우면 됩니다. 기타는 한달 더 기다렸다 치면 됩니다. 아무리 짜증을 내어봐야 부러진 손톱이 다시 붙는것도 아닌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