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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너 집이 어딘데?

열흘이 넘도록 심한 독감 때문에 일을 못하고 혼자 집에 있었다. 어느 저녁.. 샤워 후 소파에서 깜박 선잠에 들었다가 갑자기 격렬한 기침과 함께 호흡곤란이 왔다. 기침을 하려 해도 기도가 막혀 들숨이 쉬어지지 않는 난생 처음의 고통스런 경험.. 하지만 야채는 지금 샤워 중.. 나는 혼자였던 거다공포감이 엄습했다. 


'이러다 혼자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공포감도 잠시, 당장 호흡을 해야만 했다. 숨을 쉬기 위한 고통스런 사투.. 다행히 수십초 후 써-억거리며 숨을 겨우 다시 쉴 수 있었고, 그로부터 십여분쯤 지난 후에 호흡이 제대로 돌아왔다


아 살았다..’ 


하지만 정신은 계속 몽롱한 상태였는데, 그 때 갑자기 입에서 말 한마디가 뱉어져 나왔다.


집에 가자..’

 

그리곤 놀랐다. 이게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이지?

그리고 집에 가자니? 여기가 집인데?


.... 

 

이민 초기, 어느 이민 선배가 하던 말.. 이민 삼십년이 넘었어도 어느날 길을 달리다가 여기가 어디지? 내가 지금 여기서 도대체 뭐하고 있지?’ 했다던 그의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너 집이 도대체 어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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