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절감한다. 요즈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내내 강력 ‘노가다’를 하는데 (박살띠 작업 이후 한 주도 쉬지 않고 계속) 덕분에 다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몸이 말이 아니다. 처음 한두 주는 근육이 아파서 힘들었고, 그 이후부턴 근육은 괜찮은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월요일 화요일은 아예 맥을 못 출 정도다. 근육이 단단해지는 바람에 일은 점점 더 많이 하는데, 근육이나 간이 품고 있는 에너지의 총량이 턱없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온몸의 진액이 빠져나간듯 축 쳐진다. 저녁때가 되면 거의 시체가 되어버리는데, 저녁밥을 먹고 나서야 겨우 사람 구실을 할 정도다. 한두끼 굶어도 배만 고플뿐 힘쓰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곡기가 끊어지면 바로 고꾸라진다. 그래서 슬픔이 저며온다^^ 현대의학은 이걸 두고 아마 저혈당이니 어쩌니 겁을 줄거다. 하지만 더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 곧 극복이 되리라는 걸 잘 안다.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 잔디를 사기 위해 홈디포(Home Depot)에 갔다. 일찍 가야 싱싱한 잔디를 살 수 있다길래 늦잠을 포기하고 일찍 움직인 거다. 토요일 이른 아침인데도 일감을 찾는 일꾼들이 떼지어 서성이고 있다. 내 팔자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잠깐 한다. 고맙습니다.. ^^ 싱싱한 잔디를 차에 실을 수 있는 만큼 잔디를 넉넉히 샀다. 모자라서 또 오는 것보단 남는게 나으니까. 토요일 하루종일 그 잔디를 깔았다. 익숙한 사람들은 금세 깔겠지만 익숙치 않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워낙 꼼꼼히 하기도 했고. 근데 잔디가 많이 모자란다.
일요일 이른 아침에 또 나갔다. 근데 잔디 상태가 안 좋다. 어제 팔다 남은 것인 모양이다.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사기로 했다. 일주일을 또 기다리기도 그렇고, 또 홈디포에서 어련히 관리 잘 했겠나 싶었기 때문이다. 싣다보니 어제보다 더 많이 샀다. 엣저(edger) 힘들여 심고, 흙 깊이 파서 복토 충분히 하고, 거름 알맞게 주고, 물 충분히 줬다. 일요일 하루가 또 그렇게 잔디를 깔다가 갔다. 하지만 마음은 개운했다. 다음 한 주 마무리만 하면 이제 어느정도 바깥일이 대충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엣저 심기위해 땅을 깊이 파헤치느라 용을 써서 그런지 이번주는 더 맥을 못 추겠다. 주중 내내 몸살기운이 역력하다. 퇴근길엔 거의 운전대 잡을 힘도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퇴근 후 무거운 몸을 끌고 나가 잔디에 또 한번 물을 직접 줬다. 하루에 세번 스프링클러가 물을 충분히 주는데도, 일요일 사다 심은 애들이 영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누릿누릿해지는 게 아슬아슬하다. 근데 어제.. 일요일 사다 심은 잔디가 모두 말라 죽었음을 최종 확인했다. 토요일 사다 심은 애들은 파랗게 말짱한데 말이다.
이런 건 팔질 말았어야지.. 홈디포 이 개쉐.. @#$%.. 사실 이렇게까지 욕할 일은 아닌데, 격하게 욕 한번 했다. 몸이 정-말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ㅋㅋ 흙 노가다 하루 더 해야하지, 일주일 또 몸살 앓아야 한다. 생각해보니 다음주 토요일 오후엔 결혼식이 있고, 그 다음주엔 연달아 손님이 오고.. 결국 바깥일 마무리 일정이 한도 없이 뒤로 밀렸다. 다음주면 깨끗이 끝낼 수 있었는데.. 다 홈디포 때문이다. 에이 욕 한번 더 할란다. 홈디포 이 개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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