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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자니윤의 호화 대저택(?)과 감투

Luxury Homes in LA
미국 LA부촌하면 떠오르는 곳은 대개 Beverly Hills, Bel-Air, Hollywood Hills, Malibu, Brentwood, Palos Verdes, Newport Beach 등이다. 미국 부촌의 기본은 view이기 때문에 부촌들은 모두 Hills 이거나 바닷가다. 몇백만불에서 몇천만불정도의 집들이 모여있는 이런 동네는 분위기가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자면.. 스포츠카 Porche '따위'는 그냥 길거리 주차^^ 

(LA의 호화 대저택)


1억불이 넘는 집들도 많다. 패티오 단장하는데에 수백만불 들었다는 게 자랑이 아니라고 하니, 이런 집들의 호화스러움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영화배우들이 많이 사는 Beverly Hills, Hollywood Hills 지역엔 길거리 행상들이 Star Map이라는 걸 판다. 별자리 지도가 아니라 톱스타 배우들이 어디에 사나.. 이런 지도다. LA 도시 여행코스에 이런 집들을 밖에서 구경하는 코스도 있다. LA의 호화 대저택들.. 한마디로 딴 세상이다.

 


미국에도 있는 '동네 값'

하지만 천하의 베벌리힐즈라도 모든 집들이 다 어마어마한 건 아니다. 베벌리힐즈의 서쪽 뒷편으론 허름한 집들이 꽤 많다. 처음 가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보통의 미국 중산층 동네보다도 더 허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허름해도 가격은 터무니 없이 높다. 다른 동네라면 삼십만불 받기도 어려울 집이 그곳에선 백오십만불쯤 한다. 베벌리힐즈라는 동네 값때문이다. 압구정동 30평 아파트가 봉천동 60평 아파트보다 몇 배 비싼 것과 마찬가지다. 동네 값 따지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 같은 거다


따라서 같은 돈으로도 싼동네에 가면 크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고, 좋은 동네로 가면 작고 허름한 집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돈은 좀 벌었지만 아직 좋은 동네의 좋은 집을 사기엔 모자라는 사람들이 애매하다. 출퇴근 때문에 LA를 벗어나긴 싫은데 아무리 LA라도 너무 후진 집에서는 살고 싶진 않고.. 그래서 집 사는 걸 뒤로 미루고 LA의 작은 콘도에 살기도 한다.


반면 자식교육 때문이거나 혹은 폼나게 살아보기 원하는 사람들은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 '값이 싸지만 집은 좋은' 그런 집에서 산다. 그리곤 그 대가로 아침저녁 출퇴근에 서너시간씩 길바닥에 버린다. 미국에 처음 와서 사정 모르는 때엔 외곽지역의 이런 집을 보면 '와 이 사람 성공했구나~' 한다. 

 

 

자니윤의 호화 대저택?

얼마전 자니윤 씨의 집이 한국의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곤 그 다음날 신문 연예면에 그에 관련된 기사들이 나왔었다. 쟈니윤 'LA 호화 대저택'.. 복층구조에 수영장, 개인욕실.. 쟈니윤이 그렇게 돈이 많을 리는 없고, 코리아타운에서 이불 가게하던 줄리아 씨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었나? 호기심에 사진을 살펴봤다

바로 헛웃음이 나왔다미국에서 흔히 보는 일반 중산층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보니 소제목도 희한하다. 복층과 개인욕실? 집에 있는 욕실치고 개인욕실 아닌 거 있나? 2층집이라고 하면 될걸 웬 복층? 그리고 LA에선 수영장이 그리 자랑이 아니다. 수영장 딸린 집 널리고 널렸다. 자니윤의 집은 저택은 커녕 '좋은 집'에 속하지도 않는다. 그냥 부분 인테리어가 화려한 보통집일 뿐이다. 아무리 많이 봐준다 해도 '약간 좋은 집'에 속한다.

 

그렇다면 동네는 어디일까? 만약 그 지역이 베벌리힐즈나 팔로스버디스라면 그나마 조금은 인정해 줄 수도 있겠다하지만 기사에 지역 언급이 전혀 없어서 따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자니윤이 사는곳은 Rowland Heights 였. 흔히 'LA 동부'라고 칭하는 곳, 중국인 중산층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결국 자니윤씨에겐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자니윤 호화 대저택' 기사는 '과장 허위' 기사였다. 맨 위사진이 'LA 호화 대저택'이다. 자니윤의 집은 그냥 평범한 중산층의 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집에 '호화 대저택'이란 표현을 쓴 기사.. 기자가 자기 기준으로 이 집이 호화저택으로 보여서 그렇게 기사를 쓴건지, 아니면 누군가의 의도로 그랬는지 그건 모르겠다. 만약 후자일 경우라면..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 이미지가 필요할 일이 혹시 있나?.. 이렇게 잠깐 의심하고 그냥 지나쳤었다.


 

자니윤씨가 엊그제 박근혜 선거캠프 '재외국민본부장'으로 위촉되었단다. 올해 76세시다.

박근혜답다.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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