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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재외국민세 내게 해주세요

영주권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사람은 다음의 서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I hereby declare, on oath, that I absolutely and entirely renounce and abjure all allegiance and fidelity to any foreign prince, potentate, state or sovereignty, of whom or which I have heretofore been a subject or citizen; that I will support and defend the Constitution and law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gainst all enemies, foreign and domestic; that I will bear true faith and allegiance to the same; that I will bear arms on behalf of the United States when required by the law; that I will perform noncombatant service in the armed forces of the United States when required by the law; that I will perform work of national importance under civilian direction when required by the law; and that I take this obligation freely without any mental reservation or purpose of evasion; so help me God."

지금까지 국민으로 있었던 원래 조국에 대한 충성을 무조건 전부 포기하고, 미국의 헌법과 법률을 지지할 것이며, 미국을 위하여 무기를 들 것이며.. 뭐 이런 얘기다. 여기서 찜찜한 것은 한국에 대한 충성을 전적으로 포기해야 미국 시민이 될 수 있다는 것.. 모르고 한다면 모를까 알고서 하기는 상당히 찝찝한 선서다. 그래서 그냥 저냥 시민권 취득을 미룬다.

미국 영주권자.. 사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다. 시민권자가 되어봐야 눈에 띄게 나아지는 혜택도 없는데 굳이 시민권을 따서 배심원 참가와 같은 귀찮은 의무를 늘릴 필요는 없다. 시민권자와 가장 차별되는 건 투표권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 정치에 관심없으니 투표권 없는거 전혀 답답하지 않다. 그래서 그냥 영주권자로 남는다. 무슨 특별히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어서 영주권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그냥 살다보니 그렇게 된 사람들이다.


조국에 관심만 많다
해외 영주권자의 관심은 늘 조국을 향해져 있다. 미국정치엔 전혀  관심 없으면서 조국의 정치엔 관심이 필요이상 많다.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여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물론 할말 많은 걸로는 서로 똑같지만 윗 사람들과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들도 있다. 사고능력이 완전 정지되어 버린 사람들 역시 할말이 무지하게 많다. ‘발맞추어 나가자 앞으로 가자’나 ‘멸공의 횃불아래’에서 단 한발자국 진전도 없는 사람들, 이 사람들 정말 말 많다. 구국의 열정이 하늘을 찌르고 주변 사람 눈도 찌른다.

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그래봐야 해외교포들에게 대한민국의 문제는 어차피 남의 집 제삿상이다. 아무리 참견을 하고 싶어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조국 싫다고 떠나 다른나라에서 둥지틀고 살고 있는 처지 아닌가. 이런 이들이 남의 집 제삿상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짓거리는 심히 꼴불견이다. 그래서 개인 블로그이지만 대한민국의 일에 감놔라 대추놔라 했다가 나도 식겁하게 욕을 많이 먹었다. 나라 버리고 떠난 새끼가, 대한민국에 세금 한푼 안 내고 세금은 미국에다 내는 새끼가.. 그래. 맞다. 조국에 이바지하는 게 하나도 없는 놈이 무슨 할말이 있을꼬. 입을 닥치고 있는 게 맞다.


재외국민 투표권
한국의 선거에 해외 영주권자들의 참여가 실현되는 모양이다. 나는 지난번에 분명히 밝혔었지만 (→ 재외동포 참정권에 대한 영주권자의 생각) 영주권자의 투표권을 그리 반기지 않는 사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십년 이상 살면서 단 한번도 한국에 나가보지도 않았던 놈이 대한민국 경기도 고양시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이거 어불성설이다. 실정을 모르는 건 둘째치고 대한민국에 경기도에 고양시에 세금 한푼 안내는 놈이 선거에 참여한다는 건 뻔뻔하다.

근데 정치꾼들의 이해관계로 어찌어찌해서 '대통령 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재외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고 합의를 했었단다. 근데 엊그제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합의사항을 넘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도 할 수 있게 해버렸단다. 아무튼 잔대가리 하나는 역사에 길이 남을 정권이다. 외국엔 ‘멸공의 횃불아래 발맞추어 나가자 앞으로 가자’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걔네들도 잘 알거든.


남의 집 제삿상 참견 - 재외국민세 신설
이왕 그렇게 된 거 돌이킬 수는 없을거다. 근데 하나만 집고 넘어갔으면 한다. 한국에 세금 한푼 내지 않는 재외국민들의 투표를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혈세가 쓰이는 건 전혀 옳지 않다.

남의 집 제삿상에 굳이 참견을 하고 싶으면 제삿상 비용이라도 대란 말이다. 즉 재외국민들이 조국의 선거에 투표하고 싶거든 그에 걸맞는 세금을 내게 하란 거다. '재외국민세'이든 '재외국민 투표세'든, 단 액수는 좀 커야 하고(적어도 백불이상), 투표가 없는 해에도 매년 내게끔 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 해마다 꼬박꼬박 세금을 낸 사람들만 한국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자.

투표할 사람은 이 세금 내고, 투표 안 할거면 이 세금 안내도 된다. 

상식적으로도 이래야 맞고,
이래야 권리와 의무의 상관관계에도 부합하고,
이래야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에도 거부감이 덜하다.


어이! 대한민국 국회의원과 관료님들.. 우리들에게 투표권 주기 전에 먼저 ‘재외국민세’부터 꼭 신설하시기 바랍니다. 세금을 내는 납세 당사자가 자진해서 '세금을 내겠다'고 하는 주장이니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가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