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0. 06:06

미서부 한식 세계화 추진본부의 싸움

대표이사-이사회의장
대부분 주식회사들의 정관을 보면 이사의 선출은 주주총회에서 하고,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들이 뽑고,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한다고 되어있다. 당연히 최대주주가 이사회의장이 되고 대표이사가 될 것이다. 이사장과 대표가 같은 사람이 된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회사를 진두 지휘할 수 있겠다. 회사 발전을 위해 당연한 걸로 알았다. 근데..

"지난 3년간 저희 회사에서 COO로서 능력을 검증받은 부사장에게 CEO를 넘겨주고,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새롭게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통념상의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이 아니라, 신임 CEO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저는 본연의 의미에서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주 모두를 위한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고 큰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안철수씨가 회사 대표에서 물러나며 한 말이다. 대표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만 하겠다? 이건 무슨 소리? 그거 원래 한 사람이 하는 거 아니었어? 이사회 의장은 회장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회사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주주를 대표해 경영진을 견제하고 선진 지배구조를 만드는 이사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단다. 역시 안철수다.

그러고 보니 주식회사들.. 주주총회도 전문 총회꾼들의 도움으로 얼렁뚱땅, 이사회라는 건 어차피 서류상의 기구.. 최대주주 1인이 북치고 장구치는 조직이었다. 그래서 최대주주가 똑똑하면 회사가 발전하고, 최대주주가 멍청하면 회사가 망하는 거였다. 능력없는 최대주주는 경영에 나서지 말아야 하고, 이사회와 경영진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고 조언을 주면서 균형을 이뤘어야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안철수의 영향인지 한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는 추세란다. 더우기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뽑도록 해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경영자와 이사회의장간의 유착’마저 방지하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정말 바람직한 변화다. 


미국 LA
먼저 LA 한인 단체들 근황을 전하자면.. '여전히' 싸움 중이다. LA 한인들의 ‘치욕’ 두 군데 한인회는 아직도 개쌈질에 여념이 없고, 스칼렛엄 할머닌 뭐가 고까우신지 정부에서 노인회관 지으라고 돈을 주겠다는데도 딴지를 걸어 정부 지원금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게 생겼다. 이쯤되면 이젠 '공해 마녀’수준이다. 한인회 건물 관리인 주제에 ‘한미동포재단’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곳도 극심한 내분으로 시끄럽다고 하고.. 근데 한인단체들의 이런 이전투구가 뭐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니 전혀 뉴스 깜도 못된다. 오늘 전하려는 소식은 좀 다른 얘기다.

놀랍게도 LA 한인단체들의 상당수가 ‘회장’과 ‘이사장’의 이원체제로 되어 있다는 거.

한국의 대기업들도 아직 못하고 있는 걸 LA 한인단체들이 벌써 하고 있는 거다. 놀랍다. 쓰레기더미 LA한인회에도 회장과 이사장이 따로 있고, 셀 수 조차 없는 OO협회 OO재단들에 회장과 이사장이 각각 따로 있다. 대단하다.

근데 말이다. 기업이나 은행이라면 모를까 그저 회원 몇명 모여있는 ‘인적 구성’단체에 웬 회장과 이사장? 이것도 견제와 균형차원? 아니다. 그럴 리가 있나. 감투 노나먹기다. ‘나 회장되게 도와주면 너 이사장 시켜주께’ 혹은 ‘이번엔 내가 회장, 니가 이사장하고 담번엔 니가 회장해라’ 였던 거다. LA 한인 단체들이 무언가? 옆집에 산다면 그것만으로도 역겨울 인사들이 단체장을 하고 있는 곳 아니든가. 어디 감히 견제와 균형을 기대하는가. 아서라.

전자의 경우엔 한국의 주식회사와 똑같다. 이사장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이고 회장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발전은 없지만 조용하다. 문제는 후자에서 발생한다. 세싸움에서 밀려 회장을 양보하고 이사장을 하던 인사가 회장과 감정싸움 벌이다가 법정투쟁까지 가는. 하지만 이것 역시 LA 한인사회에 늘 있어온 일상적인 풍경이라 뉴스 깜이 안된다. 어디 그것들이 하루이틀 싸우는거야지. 그런데 엊그제 벌어진 어느 단체의 회장-이사장의 싸움은 뉴스 깜이 되었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그렇다. 대한민국의 ‘국모’께서 야심차게 추진하시는 ‘한식 세계화’ 바로 그 사업이다. 국모께서 직접 신경을 쓰시는 이 사업이 재수없게도 LA 한인단체의 고질병 ‘회장-이사장 싸움’에 발목이 걸린 거다. 이 단체의 회장과 이사장 두 인간이 쌈을 벌인거다. 둘 다 식당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어울리지 않는 황송한 감투를 쓴 사람들이다. 근데 성은을 입은 이 인사들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거다. 이사장이 회장을 축출하고, 회장은 못 나간다고 버틴다. 추진하던 사업은 중단되고 지원된 돈은 날아가게 생겼다. 

(좌측 임종택 이사장, 우측 이기영 회장. 창립 때부터 벌써 표정이 떨떠름하다)

LA 한인 단체장들.. 저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감히 국모께서 진행하시는 사업에서까지 이럴 줄은 정말 몰랐다. 국모께서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는가. 가뜩이나 예산문제로 심려를 많이 하고 계신데 아랫것들이 이 따위로 개 싸움이나 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근데 이런 사람들은 어찌 해결할 방도가 없다. 세월이 흘러 세대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수밖엔. 

그래서 이건 전적으로 참모들이 책임을 져야한다. 국모의 심기까지는 못 살피더라도 LA 한인단체장들의 수준정도는 당연히 미리 살폈어야 했다. LA 교민 아무에게나 '전화 한 통화'면 알 수 있는 걸 국모의 참모들이 모르고 있었다니 용서할 수가 없다. 아무리 '국부'의 참모들이 인사검증을 할줄 모른다고 해서, '국모'의 참모들까지 이래선 안되는 거였다. 무능하고 게으른 참모들을 매섭게 다스려야 한다.

괜히 이번 일로 '발꼬락 다이아'사건이 다시 회자되지나 않을지, 한식세계화에 대한 국모의 열정이 손상을 입지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 어쨌든 국모님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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