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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240km 짜리 외계우주선?

어제 애틀랜타 짱구와의 새해인사. 중간에 화제가 스마트폰으로 옮아갔다.
"너 바꿨냐? 아직.. 언제 바꿀거냐? 버라이즌에서 4G 스마트폰이 나오면.. 갤탭에 전화기능이 있으면 벌써 바꿨을텐데.. 어? 티모빌 갤탭에는 전화기능이 있다던데? 아닐껄? 암튼 난 버라이즌 쓸거니까 올해 중반까지 기다려보고.."

그러다가 메가 밀리언 복권얘기로..
"당첨금이 3억3천만불 정도가 될 거랜다. 일시불로 받으면 세금 제해도 2억불 가까이 안되겠냐. 2억불이면 얼마야? 2천억원이 넘는다아! 서울 강남에 빌딩 하나 사겠다. 강남에 빌딩? 왜 한국 가려고? 그 돈이면 미국에서도 얼마든지.. 그러네 이 정도 돈이면 굳이 한국에 가지 않아도 미국에서 떵떵거리면서 은퇴생활 할 수 있겠다. 메가 밀리언 살까말까.."

그리곤 새해인사를 마무리 하는데..
"근데 스마트폰 너무 미루지 마, 무지하게 큰 우주선이 2012년에 지구에 온대잖어.. 아 그 240km 짜리라는 거? 그래 우리나라 남한만한 거, 그런게 오면 우리가 살아 남겠냐? 그 전에 스마트폰 써 보고 죽어야지 ㅋㅋ.."


240km짜리 외계 우주선..
내용은 보지 않고 제목만 봤던 기사다.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러시아 일간지 프라우다가 보도했다며 국내 찌라시들이 그걸 옮겨다 낸 기사들이다. 내용인 즉슨,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문명탐사)라는 연구소가 HAARP 라는 관찰시스템을 통해 우연히 발견해서 그걸 발표한 거란다.

근데 국내 쓰레기 찌라시들을 영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프라우다 기사를 찾아봤다.

Science > Mysteries 섹션에 진짜 이 기사가 있다. 아니 오히려 국내 찌라시들보다 한술 더 뜨고 있었다. 2012년에 끝난다는 '마야달력'까지 언급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프라우다라는 신문이 더 이상해 뵌다. 프라우다.. 알다시피 구 소련 공산당 기관지다. 허위 날조 과장 공산당 칭송 기사로 먹고 살던 신문. 소련 해체후 존폐 위기에 몰렸다가 '살아남기 위해' 자기네 전문이었던 ‘과장 기사’를 가끔 내보내 그걸로 명맥을 유지하는 불쌍한 신문사란다. 얘네들이 얼토당토 않고 쇼킹한 기사들을 내보내면 세계의 언론들은 그걸 인용한다네. 순전히 재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찌라시들은 마치 소련의 유명한 연구소에서 확증을 잡고 발표한 것인양 기사를 옮겨썼었던 거고.

논란이 커지자 이걸 발견했다는 주체로 인용된 SETI가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2012 Alien Invasion? Um, No. - 3 spaceships are NOT heading toward Earth

프라우다 기사는 다 뻥이라는 거다. SETI라는 곳이 얼마나 신뢰가 있는 연구소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아마 희한한 사진이 한장 나온걸 SETI의 한 연구원 (UFO Examiner)이 장난삼아 얘기했고, 그걸 프라우다 기자 한놈이 냉큼 물어 그럴듯하게 기사화 했었던 모양이다.

근데 그 기사가 전세계로 퍼져나가 시끄럽자 SETI가 공식적으로 부인한 거다. 자기네 이름을 알려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바가지로 욕을 먹고 있으니. 근데 그 사진속의 물체가 뭐였는지에 대해선 SETI의 설명이 없다. 과연 뭐였을까? 얼마나 말하기 창피한 것이었길래 설명을 못하는 걸까? 디스커버리 뉴스가 이걸 대신 설명해 주고 있다.

the flimsy piece of evidence being used by the "UFO Examiner" (sadly, this is a position that the Examiner considers to be a journalistic position) is actually an image defect on the observation plate. This happens a lot!


지름 240km짜리 초대형 우주선이 지구를 향해 온다고 '프라우다'가 호들갑 떨었던 게, 사실은 감광판에 낀 먼지 혹은 흠집이었다는 거다. 띠바.

아무튼 스마트폰은 버라이즌에서 4G 스마트폰을 내놓을때까지 좀 더 기다려도 되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