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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성장탕? 1 - 크거나 말거나 돈만 벌면 되는 한의사

엊그제 한국과의 통화에서 한알에 2만원짜리 성장환을 200개 단위로 400만원에 팔아먹는 한의사얘기를 들었다. 아무리 비싸야만 잘 팔린다고는 하지만 이 새낀 해도 너무했다.

1. 사탕수수가 더 달아지라고 물대신 설탕물을 주면 사탕수수가 더 달아질까?
2. 정력쎈 물개 숫놈이 먹는 물고기를 우리가 먹으면 우리도 물개만큼 정력이 쎼질까?
3. 기린이 뜯어먹는 풀잎을 사슴이 먹으면 사슴이 기린만큼 자랄까?
4. 호랑이에게 기운 더 세어지라고 인삼을 먹이면 기운이 더 세질까?

이 질문에는 누구나 바로 답한다. 답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다. 하나 더 보자.

5. 골다공증을 막으려고 칼슘 보충제를 먹으면 뼈가 튼튼해 질까?

그러나 이 질문에는 ‘그럴 것이다’ 라고 대답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하나 더 보자.

6. 한국사람들 평균 신장이 30년전에 비해 커진 것은 그때보다 충분한 영양공급때문일까?

이 질문에는 백이면 백 다 ‘당연하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7. 부모형제 다 뚱뚱하고 나도 뚱뚱한데 생생백비탕을 먹으면 나는 쌀이 쭉 빠질까?
8. 조그만 씨를 받아 원래 조그만 아이인데 쑥쑥성장탕을 먹이면 키가 쑥쑥 자랄까?

이 질문엔 ‘글쎄 그렇지 않나? 주변에서 효과봤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던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줄로 안다.

정답은.. 1,2,3,4,5,6,7,8 공히 ‘말도 안되는 소리’가 정답이다.


성장탕은 허구다
오륙년전까지는 성장탕이 효과가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효과가 있다고, 지어 먹여 보라고 대답했었다. ‘원래 지 클만큼 크는거 아닐까요?’ 라고 물어오는 사람에게 ‘숨은 몇센티’가 있는 것이니 먹여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늦었지만 그때 내 얘길 듣고 자식에게 성장탕을 지어먹인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지만.. 우리의 몸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작심을 하고 뭘 아무리 먹어봐야 작심한 그곳으로 가지 않는다. 정력 센 물개자지를 아무리 뜯어먹어봐야 그것이 내 자지 속 정력으로 쏙 들어 가는 게 아니란 말이다.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물개 자지는 소화기에서 완전 분해되어 기초단위로만 남아 있다가, 그 이후에 내 몸이 알아서 그것들을 필요한 것으로 재합성 한 후 알아서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 물개자지의 성분이 내 머리카락으로도 가고 흉칙한 뱃살로도 간다는 얘기다.

칼슘이 많이 든 우유를 아무리 마셔봐야 내 뼈가 끌어당기지 않는 한 그 칼슘이 내 뼈속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거나 괜히 신장에 쌓여 병만 되는 것과 똑 같은 이치이다. 이런 이야기는 귀가 닳도록 이야기 했으니 이쯤해서 그만둔다.


의사들이 돈 버는 방법
의사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겁을 주어서 병원에 오게 만들면 된다. 어떻게 하나 보자. 예전에는 키가 작으면 ‘원체 그 집안 씨가 잘아서..’ 이랬었다. 아주 자연스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엔 키가 작으면 졸지에 ‘성장장애증 환자’가 된다. 의사들의 '공갈' 때문이다.

‘성장장애는 꼭 치료해 주어야 하는 질병입니다’
‘키 작은 서러움은 이제 그만’
‘키 작은 내 아이, 부모의 책임입니다’
‘내면에 숨겨진 성장 잠재력을 일깨웁니다’
‘성장전문 클리닉, 홍길동 소아 내분비과’
‘장신총명탕, 키다리성장탕, 활혈성장탕..’

또래 아이보다 작은 내 아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다, 이런 광고문구를 듣고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부모는 없다. 우리아이도 치료를 하면 더 자랄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우리 아이 키 크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의사들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대성공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돈을 쓸어 담는 일만 남았다.

작은 키를 어떡해서든지 키워보고픈 부모와 아이들의 강렬한 욕구를 틈 타, 치사하고 더러운 상혼이 탄생시킨 것이 소위 ‘성장탕’이다. 온갖 그럴듯한 수사를 동원해서 과장선전을 한다.


→ 성장탕 1 – 크거나 말거나
→ 성장탕 2 – 효과가 있을 리가 없는 성장탕
→ 성장탕 3 – 이름만 성장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