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한약의 정체
원래 한의학에 살빼는 처방이란 없다. 못 먹어 병이 나던 시절에 보약이나 치료약만 있었을 뿐, 살을 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그렇다면.. 요즈음 창궐하는 다이어트 한약의 정체는 뭘까?
이수제
한의학의 개념을 정의하는 표현 중에 ‘水昇火降 또는 水火旣濟’ 라는 말이 있다. 물과 불을 조절한다는 의미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난해하니 생략하고.. 아무튼 한의학에선 이 水液代射의 조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利水劑. 수액대사를 왕성하게 하여 물을 잘 통하게 하는 약이다. 잘 통한다 함은 축적된 물을 뺀다는 뜻이다. 몸의 60~80%가 수분이라고 한다. 수분은 우리 몸 어디에나 있다.몸에서 물이 빠지면 당연히 체중이 준다. 利水劑를 투여했을 때 이렇게 체중감소 효과가 있었음을 상기해 내었다. 이수제를 과잉사용하면 탈수증세가 나타날 만큼 한약의 이수효과는 강력하다. 만약 당신이 예전에 살빼는 한약이라고 먹었는데 일주일 만에 체중이 확 빠졌다면 그건 이수제였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 방법은 살을 빼는게 아니라 단순히 '물을 빼는 것'이라는 비판을 맞았다. ‘살빼는 한약 계속 먹었다간 탈수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이 약을 계속 먹을리가 없었다. 사실 이수제라고 해서 실제로 그렇게 무식하게 체내의 물을 빼는 약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논리적 대응에 실패했다.
교감신경 흥분제
또 한가지 방법이 있다. 강력한 교감신경 흥분효과로 대사를 촉진시켜 에너지를 소비시킴으로써 살을 뺀다는 개념이었다. 주로 麻黃이라는 약재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이 마황이라는 약재의 주성분은 에페드린이다. 문제는 이것을 과다복용한 사람들의 사망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미국에서는 이 에페드린이 들어간 모든 건강식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에페드린은 마약으로 규정되었다.
과거 대부분의 다이어트 한약에는 이 에페드린이 과다하게 들어있었다. 복지부에서 이의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할 움직임이 보이자 급해진 한의사들이 ‘한방병의원의 다이어트 탕약은 건강보조식품이 아니고 한의사가 처방을 내린 의약품이기 때문에 에페드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반대했다. 자연에 고개를 숙여야 할 한의사들마저 비만이 질병이라고 규정짓고 다이어트한약은 그것을 치료하는 치료약이라고 선전한 것이다.
한의사가 에페드린 남용에 따른 안전성문제에 과학적 근거를 얼마나 가지고 있기에 저렇게 자신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비만은 질병'이라고 규정하는 한의사들의 못된 행태이다. 자연의 원리를 숭상하여야 할 한의사들의 이런 타락이 참으로 안타깝다.
비만의 쓸데없는 한의학적 분류
한의학도 분류하기를 참 좋아한다. 비만도 마찬가지이다. 담습형 비만, 기허형 비만, 어혈형 비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분류를 하는 그 이면에는 ['비만은 질병'이니 혼자서 스스로 해결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다. 꼭 한의원에 와서 전문 한의사와 상담후에 원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환자에게 겁을 주어서 병원을 찾게 만드는 행태는 일부 못된 양의사와 전혀 다르지 않다.
다이어트 한약이 치료약이라고? 그게 의약품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뚱뚱한 자기 자식에게도 그런 한약을 권하는지 조사해 볼 일이다.
지방분해제
혼돈의 다이어트 한약 시장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논리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생화학에서 차용한 ‘지방분해’라는 개념이었다. 사실 그 개념자체는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을 한의학에 접목시킨 것이 새로운 것이었다. 양한방을 두루 섭렵한 한의사들이 맹자왈 공자왈 한의학 이론으론 더 이상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전통 한의학에 현대과학의 생화학 개념을 접목시킨 것이다.
‘지방 1분자가 분해되면 106분자의 에너지와 130분자의 물로 전환된다.’
미국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약의 원리다. 눈이 번쩍 뜨인다. ‘수분섭취를 제한하면서 이수시키는 한약을 쓰면 장기적으로 지방의 분해가 유도 되겠구나.’ 이젠 더 이상, 무식하게 물을 빼거나 위험하게 마약을 사용해서 살을 뺀다는 비난을 안 듣게 되었다. 첨단 생화학과 함께하는 현대 한의학의 위대한 승리여.
→ 다이어트 한약 1 – 살은 왜 찌나?
→ 다이어트 한약 2 – 살찐 사람들
→ 다이어트 한약 3 – 먹어서 찐 살을 먹어서 뺀다고?/a>
→ 다이어트 한약 4 – 살빼는 진짜 방법
원래 한의학에 살빼는 처방이란 없다. 못 먹어 병이 나던 시절에 보약이나 치료약만 있었을 뿐, 살을 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그렇다면.. 요즈음 창궐하는 다이어트 한약의 정체는 뭘까?
이수제
한의학의 개념을 정의하는 표현 중에 ‘水昇火降 또는 水火旣濟’ 라는 말이 있다. 물과 불을 조절한다는 의미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난해하니 생략하고.. 아무튼 한의학에선 이 水液代射의 조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利水劑. 수액대사를 왕성하게 하여 물을 잘 통하게 하는 약이다. 잘 통한다 함은 축적된 물을 뺀다는 뜻이다. 몸의 60~80%가 수분이라고 한다. 수분은 우리 몸 어디에나 있다.몸에서 물이 빠지면 당연히 체중이 준다. 利水劑를 투여했을 때 이렇게 체중감소 효과가 있었음을 상기해 내었다. 이수제를 과잉사용하면 탈수증세가 나타날 만큼 한약의 이수효과는 강력하다. 만약 당신이 예전에 살빼는 한약이라고 먹었는데 일주일 만에 체중이 확 빠졌다면 그건 이수제였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 방법은 살을 빼는게 아니라 단순히 '물을 빼는 것'이라는 비판을 맞았다. ‘살빼는 한약 계속 먹었다간 탈수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이 약을 계속 먹을리가 없었다. 사실 이수제라고 해서 실제로 그렇게 무식하게 체내의 물을 빼는 약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논리적 대응에 실패했다.
교감신경 흥분제
또 한가지 방법이 있다. 강력한 교감신경 흥분효과로 대사를 촉진시켜 에너지를 소비시킴으로써 살을 뺀다는 개념이었다. 주로 麻黃이라는 약재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이 마황이라는 약재의 주성분은 에페드린이다. 문제는 이것을 과다복용한 사람들의 사망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미국에서는 이 에페드린이 들어간 모든 건강식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에페드린은 마약으로 규정되었다.
과거 대부분의 다이어트 한약에는 이 에페드린이 과다하게 들어있었다. 복지부에서 이의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할 움직임이 보이자 급해진 한의사들이 ‘한방병의원의 다이어트 탕약은 건강보조식품이 아니고 한의사가 처방을 내린 의약품이기 때문에 에페드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반대했다. 자연에 고개를 숙여야 할 한의사들마저 비만이 질병이라고 규정짓고 다이어트한약은 그것을 치료하는 치료약이라고 선전한 것이다.
한의사가 에페드린 남용에 따른 안전성문제에 과학적 근거를 얼마나 가지고 있기에 저렇게 자신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비만은 질병'이라고 규정하는 한의사들의 못된 행태이다. 자연의 원리를 숭상하여야 할 한의사들의 이런 타락이 참으로 안타깝다.
비만의 쓸데없는 한의학적 분류
한의학도 분류하기를 참 좋아한다. 비만도 마찬가지이다. 담습형 비만, 기허형 비만, 어혈형 비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분류를 하는 그 이면에는 ['비만은 질병'이니 혼자서 스스로 해결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다. 꼭 한의원에 와서 전문 한의사와 상담후에 원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환자에게 겁을 주어서 병원을 찾게 만드는 행태는 일부 못된 양의사와 전혀 다르지 않다.
다이어트 한약이 치료약이라고? 그게 의약품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뚱뚱한 자기 자식에게도 그런 한약을 권하는지 조사해 볼 일이다.
지방분해제
혼돈의 다이어트 한약 시장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논리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생화학에서 차용한 ‘지방분해’라는 개념이었다. 사실 그 개념자체는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을 한의학에 접목시킨 것이 새로운 것이었다. 양한방을 두루 섭렵한 한의사들이 맹자왈 공자왈 한의학 이론으론 더 이상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전통 한의학에 현대과학의 생화학 개념을 접목시킨 것이다.
‘지방 1분자가 분해되면 106분자의 에너지와 130분자의 물로 전환된다.’
미국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약의 원리다. 눈이 번쩍 뜨인다. ‘수분섭취를 제한하면서 이수시키는 한약을 쓰면 장기적으로 지방의 분해가 유도 되겠구나.’ 이젠 더 이상, 무식하게 물을 빼거나 위험하게 마약을 사용해서 살을 뺀다는 비난을 안 듣게 되었다. 첨단 생화학과 함께하는 현대 한의학의 위대한 승리여.
→ 다이어트 한약 1 – 살은 왜 찌나?
→ 다이어트 한약 2 – 살찐 사람들
→ 다이어트 한약 3 – 먹어서 찐 살을 먹어서 뺀다고?/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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