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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개고기 문화 2 - 독일병정의 생각

개고기 건으로 인해서 꽤 많은 댓글을 달게 되네요... 이제는 글쓰기까지...

이 글을 씀으로 인해서 고집스런 인상만 더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모적인 논쟁(토론의 경계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것 같아 찝찝)을 계속하기도 그렇고, 한편에서는 슬쩍 오기 같은 것도 생기고 뭐 그렇습니다.

개 한마리가 지구의 이쪽 저쪽을 휘젓는 기분입니다.


그러나 YOPANG 형이 글을 한번 써보라고 멍석(?)까지 깔아주시는 배려를 해주시는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여기서 도망가면 비겁할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없는 YAHOO ID를 만들면서까지 들어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ID 만들기도 쉽지 않네요... 독일병정을 german soldier로 번역해서 이런저런 ID를 시도했는데, 어지간한 건 다 중복 ID라 뜹디다. 제 노력을 가상히 여겨 주시길...)


이번 개고기 논쟁을 촉발한 YOPANG BLOG 의 한복판에는 문명과 야만이 자리잡은 듯 합니다. YOPANG 과 그 무리들(표현에 용서를...)로 대변되는 문명의 세력과 싣니보이님과 독일병정으로 대변되는 야만의 세력... (싣니보이님은 오랑캐라 하시더군요...)

어쩌다가 내가 야만이 되었나 싶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양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움도 있고 배움도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다소의 답답함이 있음은 감추지 않겠습니다. 글을 통한 의견 개진도 한계가 있고, 상대방과 나의 주장이 불일치하는 데서 오는 얼마간의 괴리감도 있구요... 역시 하나님(하느님이 아닙니다)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밤을 새워 달려도 평행선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만큼 우리 세대도 기성화 되어 간다는 반증이겠지요.


제가 YOPANG 형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를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YOPANG 형의 블로그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해야지요.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러니까 자주 놀러 오겠지요? 많은 관점의 이야기를 보고, 생각도 해보고, 댓글을 달면서 의견도 나누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거듭 말하지만 개를 먹어야 한다거나 개고기를 사수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마다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자는 것이고, 사람마다 나라마다 환경과 근원이 다른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타인에게 취할 수 있는 요구의 범위에 관한 것입니다.

생선회를 먹는 것을 보고 혐오를 느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홍탁이라는 요리는 전라도에선 잔치집에 빠지지 않는 요리지만, 같은 한국사람이라도 냄새도 못맡는 사람이 더 많은 음식입니다.

결국 "차이"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겁니다.

차이를 인정하자는 것이지요. 느낌이나 거부감, 혐오감 등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다만, 그러한 느낌이나 거부감, 혐오감 등이 지나쳐 특정인에게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일반적으로 인간사회(좁게 말해서는 동질적인 사회라고 합시다)에서 인정 또는 공유할 수 있는 수준의 시스템(법과 제도 등)을 이용하여 부득이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은 이 경우에 개고기에 관한 것은 그 범주에 있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과 비교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미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하여 충격을 받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충격을 받는 미국인에 대해 놀랍니다. 뭐 그런 것에 다 놀래냐 하면서 의아해 하면서 말입니다. 이유는 제가 미국인과 미국사회를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내 옆에서가 아닌 먼 나라에서 식인종이 사람을 먹는다고 해서 놀라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다만, 그런 놈들이 있나 하면서 일부는 화를 낼 수도 있겠고, 일부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을 수 있겠고, 비위가 상하는 분들도 물론 계시겠지요.

그러나 그 행위가 바로 내 옆에서 이루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입니다.

이런게 "차이" 아닐까요?

인간의 식탁에 오를 수 있는 다양한 대상 중 하나인 개를 가지고 "틀렸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히려 YOPANG 형과 주변님께서 저보다는 더 감성적으로 접근하시지 않나 싶습니다. 서양인들의 유별난 개사랑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일방적으로 옳다고 여기시는 듯한 태도에 대하여 저는 두분과 의견을 같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가치판단의 기준은 "개"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합니다.


동물성사료를 먹여서 살만 찌운 광우병 걸린 소를 무제한적으로 우리 식탁에 올려 놓으라고 강하게 압력을 넣는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입니다. 혹시 개고기를 없애면 그게 모두 소고기로 대체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웃자고 해본 소립니다. 시비걸지 마시길 ^^)

다민족, 다인종의 다양성을 가진 나라 미국이 왜 탈색인종의 시각에 의해서만 움직여져야 하지요? 그들이 혐오하니까 하면 안된다는 논리... 남이 싫어하면 하지 않으면 된다는 논리를 굴종의식으로 보는 것은 두분께서 저를 자격지심으로 보는 것과 같은 접근법입니다.

뒤집어서 본다면, 남이 싫어하면 이해를 시키거나 설득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사람에게 자신을 타인에게 이해시킬 노력을 할 권리 조차도 없는 것인가요?


저는 두분의 생각이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제 가치관과 제 논리로 제 주장을 펴는 것이고, 이런 생각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분께서는 제 생각이 "틀렸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일 두 분이 모든 동물은 먹으면 안된다라고 주장하신다면, 저는 상당 부분 동조할 수 있습니다. 동물은 생존을 위하여 살생을 하지만 사람은 쾌락을 위해 살생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는 괜찮고, 개는 안된다는 식이라면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건 보편적인 인류의 생각이 아닌 탈색인종들의 개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예를 들었던 브리짓 바르도 아줌마...
이 아줌마가 논리에서 손석희에게 밀려 할말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을 무조건 야만인으로 몰고 가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제가 왜 뜬금없이 꺼냈을까요?

동물애호가라고 자처하는 인종차별주의자 바르도 아줌마(이 아줌마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줄 압니다)가 국제적 인터뷰를 하는 마당에 너무 준비없이 나섰고, 그러다 보니 내세우는 논리가 미약했고, 그러다 보니 말빨이 딸려서 쪽이 팔리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르도 아줌마의 이 행위가 뭘 의미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기본적으로 탈색인종(이 부분은 제가 자격지심일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들이 유색인종을 깔본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별 준비가 없었을 것이고, 국제적인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방송사고를 내는 안하무인 함을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이런 바르도 아줌마를 제가 서양인 전체의 모습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해도 괜찮을까요?

그러나 적어도 그 인터뷰를 청취하는 순간에는 "야마"가 돕디다. 우리가 이렇게 무시당하고 살아도 좋은가 해서... (일본어를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제 태도가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으로 인식되신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 와서 사고를 치고 파출소에 끌려온 어느 서양 여자가 여기는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도 없느냐 하고 오히려 난장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지요.

미군 병사가 한국 여자를 강간하고 죽여도 그 재판권 조차 갖지 못하는 나라가 한국이라면...

이렇게 이야기 하니까 제가 갑자기 반미주의자가 된 것 같습니다... 헐.


제가 개고기에 대하여 흥분함이 자격지심일까요?
아닙니다. 제 입장에서 개고기는 "자존심"입니다. 개를 먹고 안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가져다 주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힘이 약해서 힘센 놈들한테 항상 당하고 살아왔던 민족입니다. 먼 과거에는 중국에 당했고, 근세에는 일본에 당했고, 지금은 미국에 당하고 있습니다. 서러움이 많았고, 현재도 서럽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일정부분 자격지심일 수도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유별난 개사랑으로 똘똘뭉친 서양인의 사고에 무조건 동조하라고 한다면 그 땐 정말 오기로라도 개를 먹을 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존재라 해서 남에게도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오만이자 월권입니다.
우리가 힘이 있는 민족이고, 강한 국가라면 설사 우리가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우리를 야만으로 몰아갈 나라는 별로 없을 겁니다. 미국이 워낙 강하니까 잘못하는 점이 많고, 꼬운 점이 많더라도 세계의 그 어느 국가도 미국에 맞짱을 뜨지 못하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개고기 문화를 논하는 것이 저만의 자격지심일까요?

개를 먹음으로 해서 서양인들이 가지는 편견이나 혐오감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의식의 출발점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남을 이해하는 것이 미덕이고 나를 강요시키는 것이 아집이라면, 나를 이해시키고 내 주장을 펴는 것은 나의 권리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우리가 우리의 음식을 선택할 권리를 말하고 싶은 겁니다.


개를 사랑한다는 분들에게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개를 사랑하는 분들의 행동양식은 모르기에 한국사람들의 행동양식에 맞춰 질문합니다.)

개줄을 목에 걸고 산책하는 것이 개를 사랑하는 것입니까?
혹시 개가 자기 목에 걸린 줄을 싫어할 거라는 생각은 안해 보셨습니까?

개를 예쁘게 치장한다고 요상하게 털을 깎아대고 볶아대는 것이 개사랑입니까? 개털에 염색하는 것이 개사랑입니까?
개가 털을 깎이고, 염색을 당할 때 공포스러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 보셨습니까?

내가 키우는 개가 싼 똥은 예쁜 똥이니까 공원의 전시물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까?
그래서 지하철에 개가 똥을 싸대도 개 엉덩이만 씻어주고 개똥을 치울 생각은 안하십니까?
(개똥녀 이야기가 미국까지 퍼져 갔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개사랑이 사람사랑보다 우선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까?
전세계적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많아도, 내 개새끼는 갈비를 먹여야 합니까?
(그것도 본인의 선택권에 속한다면 반박할 능력이 제겐 없습니다만...)

결국 개를 키우는 것도 사람의 행복(나쁘게 표현하면 쾌락)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개를 키워서 행복한 사람도 있고, 개를 먹어서 행복한 사람도 있는 것 아닐까요? (너무 억지에 가깝습니까?)

개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봐도 개가 예쁘니까, 사람과 한 식구 같으니까 용서해야 합니까?

혹시 개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진정한 동물사랑이라고 생각하시진 않습니까?
(물론 야생성을 잃어버린 개를 자연으로 보내는 것도 문제는 있겠습니다만.)


개를 먹고 안먹고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감성의 문제일 뿐입니다. 개를 죽어도 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를 먹지 않는 것이 옳다는 분들의 의견을 그래서 동의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바는 레스토랑에 가서 젓가락 달라고 고집하는 것도 아니며, 횟집에 가서 등심 스테이크를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라스베가스 술집에 가서 진로소주와 새우깡 달라고 땡깡 부리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한국사람은 남을 욕할 때 "개"를 많이 들먹거립니다. 개 만도 못한 놈, 개 같은 놈, 개새끼...
한국의 개는 미국의 개와 다른 개입니다. 개에 관한 역사도 다르고 그 환경도 다릅니다. 당연히 개에 대한 가치를 다르게 보는 것이며, 개를 대하는 방법이 다른 것입니다.
인도에서 소를 먹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것이 문화의 차이고 다양성입니다.

만일 서양 아이들이 그 다양성을 인정하고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개고기 식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편견없이 청취하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일방적인 방향으로 선악을 구별 지으려 한다면 그 자체가 오만일 수 있음을 두 분께서 인정하실 수 있는지요?

그리고, 혹시나 해서 여쭙습니다.
서양 아이들이 우리의 개고기 문화를 혐오하긴 해도 그 수준에서 끝나는 정도인데 오히려 우리끼리 피터지게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개를 먹을 사람들은 먹고 먹기 싫은 사람들은 안 먹으면 된다는, 결국 개개인의 기호에 의한 선택의 논리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죽어도 개를 먹자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


만일 제가 청소년의 치기를 부리거나 쓸데없는 고집 또는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에 의해서 개를 먹자고 우기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분들의 사고가 서양화 되었다거나 혹은 사대주의자라고 매도한다고 해도 저를 용서를 하실 수 있는 아량을 가지셔야 합니다.

저는 "틀린" 사람이 아니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정말이지 교대앞 거북곱창에서 소주 한잔 하고 싶군요. (곱창은 소 창자니까 괜찮겠지요?)


→ 개고기 문화 1 – 버리는 것이 맞다
→ 개고기 문화 2 – 독일병정의 생각
→ 개고기 문화 3 – 싣니보이의 생각
→ 개고기 문화 4 – 요팡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