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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생각

배신 3 - 동물의 본능싸움, 황우석 노성일

사실 배신은 자연스러운 동물세계의 속성이다. 약육강식의 자연세계에서 배신은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이 된다. 사회적 개념이 전혀 없는 하등동물에서부터 무리를 지어 사회생활을 하는 고등동물에 이르기까지 강자에 고개를 숙이고 약자를 겁탈하는 것, 그리고 강자가 노쇠하여 헛점을 보이면 따르던 무리들이 바로 배신을 하고 새로운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은 동물세계에서 당연한 행위이다.

동물의 범주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인간도 본능적으로는 이러한 배신의 속성을 타고났다. 다만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것은 이성과 도덕의 잣대로 그걸 가능한 한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인간이라는 뜻이다.

상대방의 피해가 거의 없거나 굳이 내가 밝히기 전까지는 상대방도 알지 못하는 그런 자잘한 배신에서부터부터 상대방을 패가망신시켜버리는 배신까지, 배신은 그 파괴력에 있어서 천차만별이다.

배신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배신과 이익, 배신과 의리, 배신과 친구, 배신과 민족.. 머 이런 것들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게 되고 자기의 결정이 배신으로 낙인될지 혹은 의로운 행동으로 각인될지 항상 미리 두드려보며, 자신의 배신으로 상대가 얼마만큼의 타격을 입을지도 항상 고려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내가 내세우는 대의명분이나 신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한 후에, 혹은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질 만한 명분이나 신념을 완벽하게 개발한 후에, 그리고 상대방이 입을 타격이 어느정도일지를 가늠한 이후에 배신을 택할지 명예를 택할지 결정한다. 그리고는 배신의 반댓면인 그 명분과 신념을 부각시키며 자신의 배신을 합리화 한다. 따라서 배신의 그 양면성 때문에 실제로 배신이란 것이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사람을 배신했다고 치자. 인간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 배신하지 않으면 내가 당장 죽는다면 사람은 배신할 수도 있겠다. 역사와 민족에 관련된 신념이 없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떳떳한 행동은 아닐지라도 이해는 할 수 있겠다. 생존욕구는 본능에 지배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는 목숨은 구할지 몰라도 자신의 배신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평생을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 형벌을 기꺼이 감수하며 살 것이다.

목숨과 관련된 것이 아닌, 나만의 안위를 위해서 ‘가까운 사람’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그런 배신이 있다. 그것이 버릴 수 없는 굳건한 신념에 의한 것이라면 이것 역시 이해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익을 혼자서만 독차지 하려 그리 했거나, 상대방 재산을 몰래 갈취한 것을 감추기 위해 그리 했거나, 혹은 똑같이 감내해야 했을 비판과 비난에서 나만 빠져 나오기 위해 상대방만을 더 깊숙한 위기로 밟아 넣은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을 전혀 반성하지 않거나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점점 높여만 간다면 이것은 이해받기가 어렵겠다. 용서 받기는 더더욱 불가능한 악질적 배신이 되겠다.


황우석과 노성일은 틀림없이 둘다 상대를 배신한 사람들이다. 황우석이 자기를 홀대하고, 모든 관심이 황우석에게로만 쏠리는데에 대한 박탈감과 그렇게 토사구팽 당한데에 분을 삭이지 못하던 노성일이 카운터펀치를 가한 것일게다. 이들의 배신이 투철한 신념에 의한 것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어렵다. 오로지 세속적 이해관계만이 얽혀있다. 공동성과에 대한 편파적 관심, 특허취득 이후의 지분문제, 지원금에 대한 분배과정, 논공행상에서의 박탈감.. 순수한 마음에서 의기투합하여 공동연구를 시작할 즈음의 열정과 패기는 사라지고, 이해타산에 휘둘려 상대를 배신하고 음모하고 목을 따고 마는 야수, 그게 이 두 사람이다.

특히 노성일. 똑같은 책임을 지니면서도 개인적 복수를 위해 나라를 뒤 흔드는 후안무치의 행동은 더더욱 그러하다. 배신중에서도 아주 악질적이고 타락한 배신이다.

좋다. 다 좋다. 개인간에 이런 배신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주자. 그래도 이들은 절대로 이해와 용서를 받을 수가 없다. 국민들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의 양심선언을 가장한 배신에는 음모의 배후가 있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국가의 위상을 볼모로 잡고 벌이는 이 두사람의 배신과 복수극. 그리고 얽혀있을지도 모르는 음모의 사슬.. 나라밖 교포들까지도 가슴이 답답하다.


→ 배신 1 – 줄기세포 공방
→ 배신 2 – 나만 살기위한 저열한 행위?
→ 배신 3 – 동물의 본능싸움, 황우석 노성일
→ 배신 4 – 배신은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