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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얘기

근덕 13호 7 - 82년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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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과 둘이만 있을때는 이렇게 부드러운 시간들을 보냈었다.여자들과 손잡고 파도타기.. 오른쪽 끝이 나고 바로 옆이 모델 빰치던 그 여자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뒷모습만 보여주기로 한다)

이것도 잊어먹고 뺐다. 82년 근덕에 두번 갔었지만 팀은 세팀이었다. 280무리들과 갔었던 첫 일정이 끝나고 나와 충희는 계속 남았다. 수천 승환 헌이가 뒤이어 서울서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담날.. 무료하게 충희와 방갈로에서 기타나 퉁기면서 뒹굴거리고 있을무렵.. 옆 15호에 사람들이 도착한 인기척이 있다. 웅성웅성..

그때는 정말 그랬다. 다른 방갈로에 사람들이 도착하는 게 참 반가웠다. 특히 15호에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었다. 근데 바로 그 15호에 사람들이 도착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들 목소리다. 귀가 번쩍 열린다. 곧바로 아다가 13호로 들이닥친다.
‘얘들아 나 왔어’

나가보니 얼씨구나 친구들이 넷이나 더 있다. 문득 79년의 여름이 생각났다. 올해엔 주접떨지 말아야지.. 연극반 친구들이랜다. 82년초 어떤 한무리의 연극인들과 무대에 같이 서면서 알게 되었다. 연극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드세고 거칠은지.. 또 얼마나 화끈한지.. 그걸 생생하게 체험해 본지라 기대반 걱정반이다.

근데 이 여자들.. 품질들이 상당히 괜찮다. 이거 웬 떡이다. 하늘에서 예쁜 호박들이 넝쿨채 떨어졌다.
'짐 풀고 천천히 옷 갈아입고 쉬세요..'

점잖게 13호로 돌아왔다. 방갈로안에 간만에 뽀얀 웃음이 번진다. 어이 忠.. 침좀 닦고 그만 좀 웃지..
괜히 방갈로 안 정리를 하고 옷매무시도 신경쓰고 머리도 만지고.. 분주해졌다. 남자 둘에 여자 다섯.. 이거 아주 넉넉하게 기분좋은 황금분할이다. 남아 돈다.

아주 퀄리티한 시간을 보냈다. 사내들 우글거리지 않아 조용해서 좋고, 근덕 역사 이래로 가장 분위기 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 오기로 한 넘들이 일정을 바꿔 딴데로 샜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넘들은 일정대로 아주 정확히 도착했다. 쉐이들.. 15호에 여자들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입이 찢어진다. 짐 내려놓기가 무섭게 15호부터 들어가서 인사를 한다.

씨바.. 남자 다섯에 여자 다섯. 아주 더러운 분할이 되었다.
역시 시끄러워졌다. 사람이 많으면 역시 시끄럽다.


밤시간 방갈로안에 둘러앉아 노래를 한다. 어련히 때가 되면 알아서 자기차례에 노래를 할까.. 앤쵸비가 오버한다.
‘자 이번엔 여자분들…’

송충이 원래 맑은 목소리지만, 발성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나머지들도 상당히 행동을 자제한다. 안 그렬려고 했지만.. 나 역시 선곡에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노래만 자꾸 하게 된다. 술과 노래 그리고 여자.. 흐흐흐


아다를 제외한 여자 넷이 완전히 타입들이 가지각색이다.
A는 완전히 모델, 영화배우 빰친다. 술도 잘 마시고 성격까지도 화끈하다. 미모에 몸매에, 게다가 바닷가에서의 그 아찔한 의상. 죽인다. 나는 알고 있다. 이런 류의 여자들이 더 어렵다는 걸.. 함부로 대충 뎀비려 했다간 큰 코 다친다.

B는 내숭의 지존이다. 저녁무렵 평상위에 둘러 앉아 끈적끈적 껄떡대다 보니 어떻게 ‘매미집’ 이야기가 나왔다.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에게 물었다. ‘매미도 집이 있어요?’ ㅇㅇ씨 정말 순진하시네요.. 그랬지만, 속으론 이랬다. ‘이거 더 무서운 년이야.. 차라리 대놓고 까진 A가 더 나아..’ 목구멍으로 술을 넘길때마다 쓴 표정을 짓는다. 가식같다. 술에 취한 듯 곧 흐느적 거린다. 역시 무서운 여자같다.

C는 진짜로 쑥맥이다. 어떻게 이런 여자가 연극을 한다고 나서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다. 이 여자가 가장 고단수의 여우였을지도 모르지만 좌우간 그 바닷가에서는 도통 아무것도 씨알이 맥히지 않는 벽창호 같은 여자였다. 무슨 얘기를 해도 얼굴이 붉어지고, 조금만 몸이 다가가도 수줍어하고, 아무리 다른사람들이 지붕이 무너져라 웃어제껴도 조용하게 웃던 그런 여자. 너무 그러니까 매력이 없다.

D는 좀 많이 빠진다. 그래서인지 지금 기억이 거의 안난다. 미안하다.


정꼬장.. 드뎌 거사를 모의한다. (79년의 여자들과 헷갈렸다. 79년도는 아니었다) 왜 하필이면 나하고 하는지 모르겠다. 타겟은 A다. 일단 술을 먹이고... 계획이 몹시 거칠다. 밤이 깊던 어느날, 이넘 진짜로 사전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이리로 데리고 가서.. 만약 반항을 하면..

농담인줄 알았는데 이거 진짜다. 나는 그 거사에서 빠지고 싶다. 근데 막무가내다. 밀어 붙이잰다. 여름 바닷가에선 머든지 나중에 다 용서가 되는 거라네.. 다행히 계획을 취소하긴 했지만.. 큰일 낼뻔했다.

쌍방 숫자가 너무 많아 우글거릴땐 여자들이 있는 거 자체가 귀찮더니, 오붓하게 서너명씩 일때는 아주 괜찮다. 물론 79년은 더 기회가 좋았었지만 그땐 너무 어려서 어저부저 기회를 흘려보냈는데.. 이번엔 학실히 다르다. 우리가 직접 서울서부터 데려온게 아니니 하루종일 재밌게 놀아줘야 할 부담 전혀 없고, 어느정도 알 거 다 아는 사람들이라 일 진행도 아주 편하다.

아주 오붓했다.
아주 독특한 근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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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덕 13호 7 – 82년 보충
→ 근덕 13호 8 – 79년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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