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맨쉽의 역설
sportsmanship.. 운동선수들이 가져야 할 도덕규범 같은 거다. 룰을 공정히 지켜야 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고, 승부를 조작해서는 안되고.. 뭐 이런 것들. 참 많이 듣는다.
근데 이런 도덕규범이 다른 분야에도 있을까? 예를 들면 artistship, salarymanship, businessmanship 이런 거 말이다. 그러게..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이런 거 없다. 특정 직종 사람들에 대한 도덕규범은 ‘스포츠맨쉽’ 이 거의 유일하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스포츠맨들이 지독하게 룰을 안 지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포츠맨쉽’이라는 말을 들으면 ‘스포츠맨들은 정정당당하다’라고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사실은 정반대다. 스포츠맨들이란 사람들은 워낙 룰을 안 지켜서 이런 게 있는 거다. ‘제발 룰 좀 지키라’고. 물론 안지키는 건 아니다. '들키지 않게 룰을 어기려고' 무던 애를 쓴다.
동창들 친선 족구경기를 해도 무지하게 시끄럽다. 금에 맞았느니 안 맞았느니.. 여기에 상패라도 하나 달려있거나 상금이라도 걸려있으면, 친구들이 네트에 몰려들어 옥신각신 하는 게 다반사다. 직업선수들의 경우는 더하다. 반칙은 아예 경기의 일부다.
그렇다면 경기에 ‘자기의 인생’이 걸려 있는 경우라면 어떨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인생역전'의 혜택을 주는 나라 선수들 같은 경우. 당연히 극단적으로 지독해질 수밖에 없겠다. 이기기 위해선 무슨 짓이라도 하게 된다.
즉, 스포츠맨쉽의 이면은 ‘정정당당 싸우기’가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다.
정치에 스포츠맨쉽 도입
태권도선수였던 문대성이 정치에 스포츠맨쉽을 도입하겠다며 나섰다. 편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스포츠맨쉽과 같은 도덕규범을 도입하겠다는 뜻일테니 좋은 시도다.
하지만 아니었다. 문대성이 말하는 스포츠맨쉽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기기'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논문 표절 의혹은 급기야 모두 여섯개로 늘어났다. 모두 '복사'수준이란다. 단 한번도 자기 스스로 연구해서 논문을 쓴 적이 없다는 얘기다. 학위를 위해 남의 논문을 베끼는 것은, 문대성의 스포츠맨쉽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도 이기기'에 딱 부합한다.
문대성은 여기에 하나가 더 더해진다. '승복 안하기'.. 아무리 지독한 '역설적 스포츠맨쉽'의 선수라 할지라도 판정이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극소수 예외도 있다. 오노의 액션에 금메달을 강탈당한
한때 태권영웅이었다는 문대성..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라. 때가 늦은감이 있지만 그래도 그것이 그나마 남아있는 너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는 길이다. 역사상 가장 추악한 스포츠맨쉽의 표상이 되고싶지 않으면 부디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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