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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토렌트 차단.. 미주동포들은 일면 억울하다 ^^

우리도 한국 방송 수신료를 낸다
미주지역 동포들은 미국의 거대 위성방송업체인 DirecTV 덕에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들을 TV로 볼 수 있다. 그 Korean Package가 월 $26.99이니, 세금 포함하면 월 3만5천원 정도다. 디렉티비가 프로그램 판권을 가진 한국의 방송사(미주지역 판권자)와 주고받는 게 있을테니, 이 3만 5천원이 우리가 내는 '한국TV 수신료'로 치면 되겠다. 근데 실제로 소비자가 내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 Basic을 먼저 기본으로 선택해야 하고 HD 수신비니 뭐니.. 이거 저거 합치면 대략 월 85불 정도를 내게 된다. 십만원 정도의 금액인 것이다.

한국 KBS 가 국민들에게 강제로 징수하는 TV수신료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만원은 넘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해 미주동포들은 한국 국민들보다 열배 정도의 수신료를 내고 한국 TV 프로그램을 본다. 물론 디렉티비엔 한국 프로그램 외에 수많은 미국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단순히 열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코리안 팩키지를 선택한 한인가정은 미국 프로그램보다는 한국프로그램들을 훨씬 더 많이 본다고 하고, 나 역시 스포츠와 다큐멘터리를 제외하곤 미국 프로그램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반으로 뚝 잘라 월 오만원, 한국보다 다섯배 정도 많은 돈을 수신료로 낸다고 보면 된다. 


토렌트(torrent)로 다운받아 보기도 한다
근데 우리가 보는 한국 프로그램들은 방송한지 이미 두달이나 지난 것들이다. 지난번에 말한 '홀드백' 때문이다. 비디오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거꾸로 홀드백. 그 홀드백 때문에 며칠 전 모 시사프로그램에선 4.27 재보선 ‘예상’에 관한 내용을 방송하고 있었고, 무릎팍 도사엔 '윤복희'가 나왔다. 모든 것이 리얼타임으로 통하는 인터넷 세상에 이런 코메디가 없다. 그래서 비디오를 빌려다 보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서 한국 방송들을 본다. 나 역시 상당수 한국 방송 프로그램들을 토렌트로 다운 받아 보고 있었다. 세바퀴, 해피선데이, 해피투게더, 놀러와, 안녕하세요, 추억이 빛나는 밤에, 황금어장, 승승장구 등이다.

 


그렇다고 DirecTV의 Korean Package를 아예 취소하기도 좀 그렇다. 예능프로그램들처럼 굳이 다운받아서 보지 않아도 괜찮은 다큐멘터리들도 참 많고, 가끔 우리도 알아야 할 긴박한 뉴스들도 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우린 한국 방송을 디렉티비에서도 보고, 토렌트로도 다운받아 보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


토렌트(torrent)를 막아버린 방송 3사
근데 지난주 모든 토렌트 사이트에서 방송 3사의 프로그램들이 전부 사라졌다. 방송3사에서 강하게 통제가 들어온 모양이다. 근데 영화사도 아닌 방송사가 왜 이럴까? 영화의 경우라면 먼저 돈 내고 극장에서 봐야 하고, 그게 아니면 기다렸다가 돈 내고 비디오를 빌려다 보는 수익구조다. 영화사가 목숨을 걸고 불법 다운로드를 차단하는 건 당연하다. 근데 방송은 영화와는 좀 다르지 않나?

공중파의 경우 TV set만 있으면 아무나 공짜로 다 볼 수 있다. 방송사는 광고료로 돈을 버는 수익구조다.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공짜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 볼수록 광고단가가 더 커져 더 많은 광고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근데 방송사들이 판권수익에도 손을 뻗쳤다. 공짜로 내보낸 방송이지만 그걸 방송이 아닌 곳에서 보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다. 이게 얼핏 이해가 안된다.


토렌트(torrent)는 방송사에게도 적
하지만 이것도 일리는 있다. 방송을 공짜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방송에 같이 붙어있는 광고 때문이다. 광고가 시청료이니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은 시청료를 내지 않은 셈이 된다. 그러니 프로그램을 보려면 광고를 같이 보거나, 광고가 보기 싫으면 시청료(다운로드 비용 등)를 따로 내는 것이 맞다.

(KBS의 TV수신료가 늘 말썽인 것도 이 이유때문이다. 수신료를 받으려면 광고없는 방송을 내보내든가, 광고를 내보내려면 수신료는 받지 않는 것이 맞는데, KBS가 둘 다를 받아챙기고 있으니 국민들이 열받는 거다.)

토렌트등의 불법복제는 방송사들으 수익을 위협하는 적이 될 수도 있다. 프로그램의 불법시청 경로가 많아지면 본방을 사수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광고시장에도 변화가 오게 되어 결국 방송사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송3사의 토렌트 통제는 방송사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이다. 인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남는다. 우리 해외동포들이다.


억울한^^ 해외동포들
우린 한국 방송을 보기 위해 월 오만원에서 십만원의 TV수신료를 낸다. 근데 그렇게 돈을 많이 내고서도 우린 뉴스와 몇몇 프로그램을 제외하고선 두달이 지난 프로그램들만 시청할 수 있다. 그거 기다리기 싫으면 돈 내고 비디오를 봐야 하고.

이거 소비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시장구조다. 소수 비디오 업자들을 위한 ‘두달 홀드백’ 때문에 수많은 ‘시청료 납부 고객’들이 황당한 피해를 입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비록 토렌트로 다운받아 보고 있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은 별로 없었다. 어쨌든 우린 시청료를 분명히 내고 있었으니까^^ 근데 앞으론 두달 기다리기 싫으면 돈 내고 비디오를 빌려서 보거나, ‘돈 내고 다운'받아 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게 좀 억울하다.^^ TV 시청료를 중복해서 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디렉티비에 한번 내고, 다운받으면서 한번 또 내고.. 

돈이 아까워서만은 아니다. 결제방법이 마땅치 않다. 예전에 소리바다에 한달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카드정보 유출로 한동안 고생을 했었던 기억때문에 한국에서의 결제에 카드정보를 입력하기가 사실 꺼려진다. 한국의 결제 시스템을 못 믿는게 아니라 미국과 한국간의 어떤 결제과정에 헛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있는 사람의 휴대폰이나 카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그리 만만치 않다. 

문제는 역시 홀드백,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이것만 없애면 모든 게 해결된다. 하지만 몇몇 분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 방법은 알지만 해결이 그리 쉽지는 않겠다. 서서히 충격을 줄이며 홀드백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교포들은 그냥 참는 수 밖엔 없다.


유료로 다운받는 곳에 일단 가입을 했더니 가입기념 포인트와 보너스를 줬다. 앞으로 한달정도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다. 그 사이 부디 해외교포용 토렌트 사이트가 개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