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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패거리 공화국 1 - 대한민국의 상징

한국인 특유의 배타적 민족주의 만큼이나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나라전체를 지배하는 소위 '패거리문화'라고 생각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세계 70개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9,939명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것이 있었다.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정적 이미지는 무엇인가?' 당연히 우리들의 예측은 전투적 강성노조, 정치인의 부패..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만다.

그들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독특한 떼거리주의 '패거리 문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우리들이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결과이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우리의 모습과 남이 보는 우리의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는 거, 이거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우리모두 스스로 패거리문화에 그만큼 깊숙히 젖어있어서 그안에서 전혀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전투노조, 쳐다보기도 싫은 정치시스템, 기생충보다도 저급한 언론, 유난히 극악한 광신도가 많은 한국의 개신교등은 우리자신이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의 부정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리들 스스로가 극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패거리문화기질’은 우리들 대다수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그것을 시의 적절히 이용하며 그 혜택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형국으로 점점 경쟁적으로 패거리간 골만 깊어가면서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이거 진짜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썩어빠진 패거리문화의 근원은 크게 두가지다. 학연과 지연.
실력보다는 지역과 학교의 연줄이 앞서는 문화가 자리잡는다. 이엏게 느닷없이 잡게된 연줄의 힘은 무비판적으로 동의하고 숭배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고 애초부터 인식의 합리성은 결여되어 있다. 나아가 이러한 패거리의 위력을 과시하다 보니 외부의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그들과 각종 불협화음을 양산한다.

기득권의 패거리문화는 계층의 고착화,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를 부른다. 가진 자의 힘에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습성이 뭉쳐지면서 부와 권력의 세습이 자연스레 이뤄진다. 그 징그럽게 학연과 지연으로 얽히고 설킨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어이없게도 그렇게 얽혀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학창시절이나 지역사회에서 일면식도 없었던 경우가 대다수이다. 따라서 면식이 없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이상과 뜻을 지니고 사는지, 인격과 품성이 어떤지조차 전혀 모른다. 그냥 그냥 학교나 지역이 같다는 이유로 무대뽀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뭉치는 것이다.

이 같은 편협한 방식으로 뭉쳐진 집단과 배타적 패거리 권력이 만들어 낼 세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뜻이 전혀 다른 개인들이 서로의 이해를 교묘하게 감추고 뭉쳐서, 우리끼리 배부르면서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자손손 우리끼리만 `잘 말아먹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사회,문화 모든 분야가 이러한 패거리들의 손아귀에 들어 있다. 으로 숨막히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공부하는 진리(道)를 기준으로 무리를 이루면 군자의 붕당이지만, 이익이 같다는 점 때문에 무리를 이룬다면 소인의 붕당이라고 했다. 한국의 패거리문화는 모조리 소인들의 붕당이다. 소인들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을 하든 무리에 낄려고 하지만, 이익이 없다면 아무리 명분이 있고 진리를 향하는 길이라 하더라도 결코 무리에 들지 않는다.


이 ‘패거리 문화’.. 이거 도대체 뭔가?
영어로는 cronyism라고 부르는 것 같다. ‘단짝친구 끼리끼리주의’..

무리가 형성되면 당연히 그 안에 작은 패거리가 생기는 법이다. 예전 동네를 떠돌던 똥개들도 패거리가 있었고, 바닷속 멸치들도 패거리가 있다. 패거리는 있을 수 있으며 또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서로 비판과 견제를 통해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패거리가 오로지 소인배들의 집착에 얽매여 패거리 소속원들의 이익에만 급급한 패거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양한 사고를 키우고, 무궁무진한 세계에 도전해야 할 우리의 젊은이들의 시선을 막고 ‘우리끼리’ 사고방식을 심어주고 있는 패거리, 또 그들 젊은이들을 또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놓는 패거리라면 더욱 그렇다.

주변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나와 관계를 맺으면서 패거리를 형성하는 이들은 한정되어 있다. 서로 아는 관계라 하더라도 그 사이에는 패거리 의식으로 미묘한 분할선이 생긴다. 아 패거리.. 점점 숨이 막혀온다.


→ 패거리 공화국 1 –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상징
→ 패거리 공화국 2 – 결속력 문제
→ 패거리 공화국 3 – 3대 마피아
→ 패거리 공화국 4 – 패거리 문화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