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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패거리 공화국 3 - 3대 마피아

'패거리주의'는 하나의 사회가 태동하여 변혁을 거치는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패거리의 도움이 없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일이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동의하고 인류의 모든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

인류는 수많은 변혁기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변혁기마다 거쳐야 했던 헤게모니 싸움이란 실은 누가 더 강한 패거리를 만드는가 하는 싸움이었다. 그 과정에서는 어느 패거리에도 속하지 못하는 혹은 '않던' 이들은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회색분자 혹은 기회주의자로 취급받았다.

이렇게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려난 회색분자 인간들에게 두 가지의 특정 행동양식이 나타나게 된다. 하나는 다시한번 적극적으로 어떤 패거리에 동화하려는 행동양식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새로운 패거리를 조직하여 그 패거리에 소속됨으로써 주류 헤게모니의 싸움에서의 패배를 스스로 위안하는 기생적 행동양식이다.

소위 대한민국의 3대마피아는 이중 전형적인 두번째 행동양식에 의해 조직된 단체들이다. 우월한 상대에 대한 극심한 열등감에서 오기가 발동하고, 패배를 받아들일 줄 모르는 반골기질에서 출발한 패거리들이다. 따라서 패배주의에 젖은 그 욕망이 비정상적인 루트로 분출되어 뭉쳐진 집단들이기 때문에 그 결속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패거리주의의 한계다.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패거리들끼리의 연대'가 필수적이었지만, 그러나 일단 변화를 넘어 안정기에 들어가게 되면 그것은 이제 스스로의 한계가 되어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만다.

그것을 아는 영악한 패거리들은 이렇게 때가 이르렀음을 알면 곧바로 전형적인 잠행형태로 들어가며 요란했던 패거리를 '형식상' 해체한다. 거의 모든 기득권을 이미 가진 그들에게 더 이상 시끄러운 패거리를 이룰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패거리는 이렇게 영원불멸의 '조용한 무형의 패거리'로 전환되어 이제는 몰래몰래 그 달콤한 권력과 부를 대대손손 세습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서울대 교우회가 없고 영남향우회가 없고 육군전우회가 시끄럽게 있을 필요가 없는 이유이다.

그러나 아직도 패배주의적 속성, 피해주의적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끼리 우리끼리’를 외치며 갈수록 시대착오적인 발상만을 일삼는 패거리만이 남아 아직도 스스로가 영원한 패배자임을 만천하에 흩뿌리며 그 죽일놈의 열등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패거리들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 조직한 그 패거리 덕에 어느정도 살게 되었고, 그간 기생충처럼 번식하여 이루어 놓은 기득권 몇개를 죽는 한이 있어도 내놓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3대 마피아.. 호남향우회, 고대교우회, 해병전우회.
그러나 알다시피 호남향우회는 박정희시대때부터 끈질기게 이어져온 호남인에 대한 멸시와 홀대에 대항하여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 대부분은 그들을 어느정도 이해한다. 설사 눈살을 찌푸리기는 해도 그냥 이해하려고 한다.

해병전우회, 온 세상사람들이 다 아는 깡패집단으로 네임밸류가 하락하고 말았다.
‘골빈 마초들의 검은 잔치’

비록 아직까지도 동네 곳곳 컨테이너 박스 속에서 '어두운 일'을 하면서 독버섯처럼 지탱하고 있지만 이미 그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고, 자타가 공인하는 그들 골빈 마초들만의 잔치일뿐, 아무도 그들을 위험한 상대로는 여기지 않는다.

고대교우회.
이게 문제다. 한국 패거리 문화의 산실, 고대교우회.

그들의 강철같은 결속력은 그들의 먼 선배로부터 시작한다. 당시 다른 학교에 비해 유난히 시골출신 학생들이 많았던 시절, 어딜가나 촌놈이라는 멸시를 받으며 생활해야 했고, 이때 형성된 열등감이 그들만의 자조적 막걸리문화를 만들어내었고 이것이 바로 시공을 초월하는 그들 결집력의 원동력이 되었다. 사회에 진출해서도 '우리가 남이가' 그들끼리만 밀고 당겨주는 독특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야금야금 무시못할 파워집단으로 성장하게 된다.

한국사회 어디를 가나 교민사회 어디를 가나 고대교우회는 존재한다. 정치 문화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별 동문조직을 엄히 금한 기업내에도 존재한다. 떼거리로 모여 '우리끼리만' 서로 밀고 땡겨주는 것만이 살아 남는 길이라는 그들의 생존전략 모토는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하였듯 사회가 변혁기를 넘어 안정기에 접어든 경우에도 패러다임을 완전히 장악한 사람들은 물론 상대적 패배자들도 그동안 자신들을 그곳까지 이르게 도와준 패거리주의라는 갑옷을 쉬이 벗으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은 '편의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워낙 크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에게 편의성을 주는 패거리주의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그 세력을 점점 더 키워 그 편의성을 키워나가는데 합심을 하게 된다. 이것은 '이기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의 모든 대형 검은 사건의 배후에는 항시 이 고대교우회를 위시한 패거리집단들의 썩어빠진 날줄 씨줄들이 얽히고 설켜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하늘이 무너져도 자신들이 한국사회의 엘리트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이 쉽사리 패거리의 유혹에 빠져든다. 패거리만이 오직 살길..[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동문이라는 연줄 하나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눈감아주는 그 버릇이 사회전체를 병들게 하고 나라 전체를 말아먹게 한다.

똑똑한 인재가 전체의 10%를 넘으면, 그 조직은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5%의 똑똑한 인재가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인재구조라고 한다. 그러나 패거리문화가 침투하면 이러한 황금분할은 바로 깨지기 마련이다. 중위권 둔재들이 패거리를 형성하면 상위 5%의 인재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조직은 침체하거나 쇠퇴하기 마련이다.

본의 아니게 특정집단에 대한 비판이 너무 길어졌다. 이글을 읽고 혹시 흥분하는 고대동문들이 계신다면 사과드리겠다. 그러나 내가 아는 대부분의 고대동문들은 지금껏 이러한 비판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이러한 비판들을 '자신들을 시샘'하는 것으로 여기는 정신착란적 반응을 보이기 일쑤였다.


→ 패거리 공화국 1 –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상징
→ 패거리 공화국 2 – 결속력 문제
→ 패거리 공화국 3 – 3대 마피아
→ 패거리 공화국 4 – 패거리 문화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