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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법 개정 논란 2 - 어이 의사님네들

어제 뉴스를 보니 의사들이 드디어 집단 휴진을 하고 정부종합청사 앞에 몰려 기어이 추태를 부리고야 말았다.


국민의 건강이 걱정되어 의료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작자들이 병원 문을 닫아 걸고 기껏 한다는 짓이 데모란 말인가? 내 밥그릇 줄어드는 급박한 상황에 눈에 보이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치료받지 못해 신음할 환자들도, 국민들이 보내는 따가운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그들이 그동안 누려온 특권 ‘고수익의 완전 보장’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모두들 '의권확보' 쓰여진 걸 들고 있다. 이것이 진실로 의권확보를 위한 궐기라면 그걸 국민들에게 설명하면 된다. 그래서 국민들을 동참시키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못한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하려 하다간 밥그릇 싸움인 게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냥 무의미한 '의권확보' 라고 쓰여진 헝겊쪼가리만 들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의료법 개정이 진실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개악이라면 약사들과 간호사들은 왜 이번 데모에 빠졌을까? 약사와 간호사는 국민의 건강따위는 생각지 않는 파렴치한들이라 그런가? 그리고 의사들이 반대하는 사안이 의사 따로, 치과의사 따로, 한의사 따로인 것은 또 왜인가? ‘국민의 건강’ 이 중요한 이슈이면 모든 의료인의 주장이 같아야지 어찌 제각각 딴소리들을 내는가?

불행히 이번 의료법 개정에 일반 국민들은 진실에 접근할 방법이 없다. 어떤 언론도 이번 의료법 개정 충돌 사안이 뭔지, 진실이 뭔지 자세히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의료법 개정에 반대해서 의료인들이 들고 일어섰다는 사실자체만 보도한다. 그들이 뭘 반대하는지, 뭐가 그들에게 독소조항인지, 국민들과 의료인간 상호 득실은 뭔지, 왜 의료법을 개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비교 설명조차 없다. 쓰레기 정치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징그럽도록 자세히 뜯어내는 대한민국의 언론이, 국민들의 기본 의료권리를 되찾느냐 마느냐, 한국 의료산업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느냐 이대로 몰락하느냐 하는 이 중요한 사안에는 왜 저토록 침묵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의사단체들의 막강한 자금과 로비력이 생각보다 언론들의 입을 훨씬 더 강력하게 틀어막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온실속의 화초’라는 비유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집단이 바로 대한민국의 의사들이다. 비바람도 없고, 추위나 가뭄도 없고, 때가 되면 주인이 물을 주고 비료를 준다. 온실안에 있기만 하면 줄기가 자라고 열매가 열고.. 이 화창한 온실인생은 어떻게 시작될까? 놀아야 할 고등학교때 독하게 공부해서 의대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것으로 온실인생은 보장된다. 사회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해 보지 않고, 오직 의사가 되기 위해, 의사로서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공부에만 몰두하던 편향된 열아홉살 풋내기들에게 온실 입장권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다. 의대 6년 공부가 어렵다고? 공부라면 이력이 붙을대로 붙은 아이들이다. 100% 합격이라는 코메디 같은 국가고시를 지나면 평생 먹고 살 ‘거룩한 의사 면허증’이 턱 주어진다.

혹자는 그러겠지. 의대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인턴, 레지던트 과정이 얼마나 힘들며, 개업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지, 또 그 병원을 유지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그래? 근데 그렇게 힘든 걸 왜 그렇게 까까머리 시절부터 고액 과외비를 쏟아 부어가며 되려고 하는거지? 힘들면 하지 마. 왜 그 고생을 해?

그들이 힘들다고 하는 건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다. 의사되어 병원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장탄식하는 건, 그들이 진짜로 혹독한 사회를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 하는 철없는 소리란 걸 알아야 한다.

경쟁이 없는 직업 군, 하늘이 내린 직업.. 이렇게 이야기 하면 물론 당사자들은 피를 토하며 강변하겠지. 한달에 얼마나 많은 병원들이 문을 닫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그런데 어이 의사양반들.. 한달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망하고 새 기업이 생기고, 사람들이 자살하고 도망가는지는 혹시 알고 있나? 기업들이 극심한 경쟁에 치받혀 도산하는 건 당연하고 병원은 그러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병원은 기업보다 훨씬 고수익을 안겨주는 곳이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경쟁이 훨씬 극심해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한국에서 병원하기 힘들다고? 미안하지만 한국은 아직 완전 무풍지대다.
당신들은 폭풍우가 불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실은 무풍지대란 말이다. 아직 바람다운 바람을 본적이 없어 그런다. 그래서 한국의 의료시장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온실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의료시장 개방과 함께 한국의 의료산업은 순식간에 몰락한다. 당신들 밥그릇이 좀 줄어든다고 이리 방정을 떨다간 언젠간 그나마 밥그릇을 통째로 빼앗긴다는 말이다.

의료는 의심의 여지없는 ‘서비스산업’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병원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임을 아무도 모른다. ‘에이 어떻게 병원이 서비스업소.. 말도 안돼’ 이런 국민들의 착각이 우리나라의 의사들을 버려놨다. 자신들이 호스테스와 똑 같은 ‘서비스 산업 종사자’라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는다. 흰가운을 거치고 의학지식을 무기로 환자위에 군림하는 의사선생님이어야 할 뿐이다.

이런 안하무인 의사들이 각성을 해서 ‘우리도 몸을 내던져 고객에게 봉사해야 할 서비스 산업 종사자’라는 걸 인식할 때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권을 말 할 수 있다. 지금 당신들이 떼로 몰려 구호를 외치는 건 그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다. 추접다.


내가 그들의 집단행동에 분노하며 이리 끄적대는 건, 그들이 그간 많이 벌어 쳐먹었으니 이젠 돈 적당히 벌어먹으라는 감정적 분노만은 아니다. 이번 의료법 개정이 거시적으로 보아 한국의 민족 의료산업의 존폐가 달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의료시장이 완전 개방되었을 때 선진 의료자본과 한국의 유치한 의료산업의 대결은 에밀리넨코와 이윤석의 대결과 같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병원과 미국의 병원.. 이 차이는 직접 겪어봐야 안다.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철통같이 정신을 무장하고, 온갖 첨단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대동하고 몰려올 그들을.. 환자에 군림하려만 들고, 경쟁자체를 싫어하고, 지도감독 받는 것도 싫어하고,노력조차 하지 않으며 떼돈을 벌던 한국의 의료산업이 맞짱 뜰 방법은 지금 이 상태론 전혀 없다.

그래서 미리미리 그런것들에 대비하자고, 경쟁을 도입해서 체질을 강화하자고 법을 개정하자는 것인데, 한치 앞을 못보는 의사들은 오직 제 밥그릇 작아지는 것에만 눈이 뒤집혀 저리 난리다. 지금 밥그릇 챙기다간 앞으로 밥그릇이 통째로 없어질 것은 모르고 눈앞의 돈 줄어드는 것만 걱정한다. 

더 웃기는 자들은 일부 시민단체이다. 그들은 이번 의료법개정이 의료산업의 상업화를 부추긴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어안이 벙벙하다. 아무리 전문지식이 결여되어 있고 책임이 없는 시민단체라지만 어떻게 이것을 의료의 상업화를 부추긴다고 생각하고 반대하고 나선 것일까? 자본주의 복판에 사회주의 타령이다. 물론 부작용은 당연히 있을 것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으면 우리 의료계는 공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의사들과, 구한말 쇄국정책과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에 기가 막히고 흥분하여 잠시 본론에서 벗어났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간다. 62조다.


→ 의료법 개정 논란 1 – 의사들의 밥그릇 사수
→ 의료법 개정 논란 2 – 어이! 의사님네들
→ 의료법 개정 논란 3 – 체력을 키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