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진 'LA 마라톤'과 '방글라데시거리' 사건.. 이를 겪으며 LA 의 한인들은 당연히 그 이기심과 배타성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근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방글라에 당한 한인타운’.. ?
상당히 자극적인 이 말.. 술자리에서 보통사람이 내뱉은 푸념이 아니다. 어제 미주 한국일보에 오른 어엿한 기사의 제목이다. 우리가 방글라데시에 당했단다. 이 기사를 쓴 기자.. 단단히 화가 났다. 왜 흥분하는 걸까? 이 기자는 하루 전날 ‘한인타운 복판에 ‘방글라데시거리’ 웬말?’이라는 기사를 쓰며 한인사회의 반발을 부추겼던 그 기자다. 왜 그런지 보자.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는 올 초 실시되었던 여론조사와 서명운동을 거쳐 설정했던 한인타운 구역과 상충(많이 축소)되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 애초 합의한 내용과도 상충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발표된 것이란다. 이게 불만이란다.
애당초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한인타운을 포기하고 버몬트 동쪽 샤토 플레이스 부근에 방글라데시 타운을 지정하기로 한 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었단다.(체결한 건 아니었단다) 근데 반년이 지나서 그 합의가 무시되고,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일방적으로 라본지 시의원을 앞세워 한인타운 한복판 ‘방글라데시 거리’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왔고, 이에 소위원회는 라본지 시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인 거라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제안했었던 코리아타운 구역도 1/3 가량이 축소되었고. 그래서 이게 안된다는 거다. 왜 서로 합의하지도 않은 사항을 덜컥 받아들였냐는 거다.
(왼쪽 끝의 백발신사가 탐 라본지 시의원이다)
그렇다면 소위원회측의 입장은 뭐였을까? 소위원회측도 한인사회의 이런 반발을 충분히 예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간을 더 끌다간 두 커뮤니티가 구역문제를 놓고 다툰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그 경우 한인사회 전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의원의 제안을 일단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문기자는 방글라데시를 기필코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리아타운 축소도 있을 수 없고. 반면에 소위원회는 그래봐야 이미지만 나빠지니 이쯤해서 합의를 해주자고 하고 있고. 자.. 누구의 생각이 더 옳은 것일까?
LA 마라톤과 한인교회 - 한인사회의 치명상
일년에 딱 하루인데도 ‘예배가는 길을 막지 말라’며 한인교회들이 들고 일어나 마라톤대회 날짜를 바꿨다가 결국 마라톤 코스를 먼곳으로 몰아냈다. 예배가는 길이 뚫려 헌금 받는데 지장이 없게 되었으니 한인교회의 소원대로 됐다. 그래서 한인교회들은 철없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우리 한인사회의 전체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힌 치욕의 사건이었다.
세계의 유명 대도시들이 일요일 하루종일 길을 막아가며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뭘까? 홍보효과도 있지만 결국은 돈 때문이다. 5만여명이 참가한 뉴욕 마라톤 대회가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2억2천만달러, 3만5천명이 참가한 시카고 마라톤 대회는 1억 5천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2만명 정도가 참가하는 LA 마라톤의 경제효과도 어림잡아 1억달러 정도는 될 것이다.
이걸 한인교회들이 들쑤셔 날짜를 월요일로 바꿨다가 참가자가 9천명으로 줄어드는 대실패를 겪었다. 이 덕분에 지난 3년간 LA마라톤 대회를 주최하던 회사는 30만불의 적자를 남긴 채 문을 닫았고 올해부터 운영사가 바뀌었다. 하지만 LA 마라톤대회가 실패하면서 입은 적자는 30만불이 아니다. 참가자가 반으로 줄면서 경제효과마저 반으로 줄었다. 얼추 5천만달러의 경제효과가 날아가버린 것이다. 한인교회의 등쌀에 날짜를 바꿨다가 내년에 다시 일요일로 환원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 말 많은 코리아타운을 피해 아주 멀리 가버렸다.
'서울마라톤'을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반대했다면?
이게 왜 우리 이미지에 치명상인지 입장을 바꿔 상상해 보면 안다. '서울 마라톤대회'가 25년째 열리고 있었다고 치자. 근데 코스의 일부에 걸쳐 살고있던 소수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자기네 종교활동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법적투쟁을 벌여 서울 마라톤대회 날짜를 변경시키게 만들었다고 치자. 부글부글했지만 참았는데 마라톤대회로 인해 수백억원의 경제효과까지 날려버렸다고 치자. 우리들 입에서 과연 어떤 말이 나왔었을까?
‘저 씨팍 개 썅노무 방글라썀시키…’ 이랬을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어서 감히 우리가 25년 해온 행사를 지들 종교문제로 딴지를 걸어? 예의도 상식도 모르는 &$%^#$%*&* 방글라 개쉑히들.
우리가 이 짓을 미국 LA에서 한거다. 자기네 예배길을 막는다는 이유로 1년에 단 하루뿐인 25년전통의 마라톤 대회 날짜를 기어이 바꾸게 했었던 거다. 비상식도 이런 비상식이 없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왕따를 자초했다. 한인교회의 이 망발은 한인교회나 한인 개신교만이 아니라 고스란히 한인사회 전체의 피멍으로 남았다.
코리아타운 정복전쟁? - 우린 정복자가 아니다
근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의 구역설정 갈등이 터진거다. ‘방글라에 당한 한인타운’ 이란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일부 한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제발 이 사건만은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이 갈등이 계속된다면 마라톤사건에 이어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이미지에 확인사살이 될게 뻔하다. 그래서 조마조마하다.
코리아타운.. 원래는 이런 거 아예 없었다. 그냥 미국의 일부였었다. 물론 남미인들이 주로 살던 곳이었다. 근데 그곳에 한인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코리아타운이란 이름이 자연스레 생긴거였다. 그때 과연 남미인들은 어떤 반응이었을까? 감히 우리덜이 사는 땅에 코리안들이 겁도 없이 들어와서 자기 깃발을 꽂아? 개 썅노무… 이랬었을까? 아니었다. 아무도 시비를 걸어오지 않았었다. 남미인들은 소수민족인 코리언들을 받아주었었다. 어차피 남미인들의 땅도 아니오 한인들의 땅도 아니지 않은가. 코리아타운은 이렇게 이름지어진 곳이다. 결코 한인들이 정복한 땅이 아니다. 그저 한인들이 집중해 있는 곳일 뿐이다. 우리가 어느때부터인가 집중했으니 코리아타운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코리아타운 안이라도 타인종들이 어느 구역에 집중적으로 모여살면 과거에 우리가 그랬듯 그 구역은 타인종들의 타운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도 그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생각 안하고 ‘우리 구역에 다른 인종은 절대 못 들어온다’고 강짜를 부리는 것은 보기에 역겹다. 스스로 욕을 버는 바보짓이다.
폐쇄적이고, 인종차별 심하고, 배타적인 한인
이런 말하긴 싫지만.. 만약 이 사건의 당사자들이 방글라데시가 아니고 유럽의 잘사는 나라 민족이었더라도 한인들이 이랬었을까? 아마 절대로 아니었을 것이다. 백인종에 열등감 깊고, 다른 인종은 차별하기 좋아하는 한인들은 그들이 들어오는 걸 아마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거다. 코리아타운이 세계화되어 가고 있다고 광고를 했었을 것이다. 서로 앞다투어 그 지역 근처로 갈려고 경쟁을 벌였을 것이다.
이 구역싸움이 혹시 커뮤니티에 어떤 이득이라고 가져온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득이란 없다. 다른 커뮤니티를 배척하는 모양새만 남길 뿐이다. 다른 커뮤니티를 본능적으로 배척하고, 스스로 자기들이 우월하다고 여기면 더욱더 배척하고.. 이런 모양새는 한인커뮤니티가 인종차별 심하고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나쁜 이미지만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만약 타인종 주민들이 코리아타운 설정을 반대한다면?
문제는 하나 더 있다. 한인사회가 지금 코리아타운이라고 주장하는 지역의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만약 그들이 조직적으로 코리아타운에 속하게 되는 것을 '반대'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실제로 코리아타운의 외곽지역 일부는 사실상 각각의 지명을 이미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
코리아타운에 속하는 것이 유리한 건 오로지 한인업소들 뿐이다. 하지만 주택은 아니다. 이미 코리아타운의 이미지는 우범지대라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자기 동네가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이 된다면 집값의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가만있을 턱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우린 죽어도 코리아타운에 속하기 싫다' 라고 타인종 주민들이 들고 일어 난다면 그 논란과 망신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그들과 전면전이라도 벌일텐가? 마치 한인들이 코리아타운의 정복자라도 되는 양? 그게 과연 우리 한인커뮤니티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한인사회
LA 마라톤 사건은 이미 물 건너 갔다. 회복이 불가능하다. 상식을 모르는 한인교회들의 반성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개신교가 '완전 장악'하고 있는 한인사회의 반성도 기대하긴 어렵다.(LA 교민 십중팔구는 개신교인이다)
하지만 코리아타운 구역 분쟁은 다르다. 이건 아직 늦지 않았다. 시의회의 권고대로 우리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쓸데없는 논쟁이나 시선도 피하고, 한인커뮤니티의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효과도 볼 수 있다. LA 마라톤 사건으로 이미지에 먹을 덧칠한 한인사회는 이 문제라도 빨리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이미지의 계속적인 추락을 그나마 진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인사회 지도층'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틀린 길로 앞장서 성큼성큼 가고 있다. ‘LA 마라톤 코스변경’사건으로 치명상을 입은 한인커뮤니티가 ‘방글라데시 영토전쟁’과 '코리아타운 정복전쟁'을 계속 밀어 붙이겠다는 분위기다. 그래봐야 우리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만 입을 게 뻔한데도 그들은 그걸 전혀 모른다.
반성하는 소리는 아예 없다. 사실 반성하는 소리가 울릴 통로나 공간 자체가 없다. 한인언론이 앞장서 부추기고, 한인단체장들이 얼씨구나 앞다퉈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다. 자기네들을 마치 독립군이나 독도를 지키는 애국자로 착각하는 광기만이 그득하다. 이런 상황에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있는 공간이란 아예 없다.
그러는 사이 '거봐 한인들 모두 동조하고 있잖아' 그들은 이렇게 투쟁의 길로 가려는 모양이다. 만주벌판을 달리던 독립군의 심정으로, 독도를 수호하는 애국자의 심정으로 떨쳐 일어나려는 모양이다. '코리아타운은 한국인의 땅' 하면서 영토전쟁을 본격적으로 벌이려는 모양이다.
정말 한심하고,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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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월 19일) 드디어 '소위원회'가 라본지 의원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 했단다. 코리아타운이 축소되는 걸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다. 더불어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도 벌인다고 하고.. 한인커뮤니티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확전을 하지 않으려던 소위원회였는데 아마 다른 한인단체들의 등쌀이 어지간히도 심했었던 모양이다.
근데 '있지도 않았던' 코리아타운인데 그게 '축소'되는 걸 받아들 일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인가? 그 넓은 코리아타운 한쪽 귀퉁이에 방글라데시 길 표지판 하나 세우지 못하게 하겠다는 건 도대체 무슨 고집인가? 힘들게 일궈온 우리의 코리아타운을 우리가 기필코 지키겠단다. 자못 장엄하기까지 하다.
주민들이 싫다잖아
잘 생각해보자. 라본지 의원이 이 안을 제의한 가장 큰 이유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코리아타운에 속하는 것이 싫다'라고 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 한인들이 '우리 가게가 방글라데시거리에 속하는 것이 싫다'라고 거부하는 것과 똑 같은 이유이다. 그런데도 한인들은 방글라데시 거리는 쫓아내고 코리아타운은 축소하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어울려 살자는 건가, 아님 자기네끼리 천년만년 따로 떨어져 살겠다는 건가. 많은 사람들과 섞여 살다보면 손해볼 때도 있고 이익볼 때도 있는 법이다. 때론 손해인줄 알면서도 양보하기도 해야 하는 법이다. 근데 남만 손해봐야 하고 난 죽어도 손해볼 순 없다?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되는걸까?
당신이 만약 타인종이라면 이런 코리안들을 어떻게 생각할것 같은가? 자기네 교회가는데 방해된다고 마라톤 대회 날짜를 바꾸고.. 자기네 타운 땅따먹기 한다고 다른 커뮤니티와 치고받고 싸우고.. 와우 코리언! 정체성 분명하고, 응집력 강하고, 협동심 투철하다고 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저 개 썅노무 #$%&&#$ 코리언.. 평생 상종 못할 #$%%$#.. 이거 뻔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니라고 이러는 건가.
남들이 피해를 입든 말든, 남들이 싫다고 하든 말든, 남들이 욕하든 말든, 남들이 한심하다고 조롱하든 말든.. 죽어도 자기 생각대로 하겠단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해결하자고 하는데도 자긴 죽어도 손해는 안보겠단다. 죽어도 양보 못하고 자기 속만 차리겠단다.
대놓고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대놓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
할 말이 없다.
'방글라에 당한 한인타운’.. ?
상당히 자극적인 이 말.. 술자리에서 보통사람이 내뱉은 푸념이 아니다. 어제 미주 한국일보에 오른 어엿한 기사의 제목이다. 우리가 방글라데시에 당했단다. 이 기사를 쓴 기자.. 단단히 화가 났다. 왜 흥분하는 걸까? 이 기자는 하루 전날 ‘한인타운 복판에 ‘방글라데시거리’ 웬말?’이라는 기사를 쓰며 한인사회의 반발을 부추겼던 그 기자다. 왜 그런지 보자.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는 올 초 실시되었던 여론조사와 서명운동을 거쳐 설정했던 한인타운 구역과 상충(많이 축소)되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 애초 합의한 내용과도 상충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발표된 것이란다. 이게 불만이란다.
애당초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한인타운을 포기하고 버몬트 동쪽 샤토 플레이스 부근에 방글라데시 타운을 지정하기로 한 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었단다.(체결한 건 아니었단다) 근데 반년이 지나서 그 합의가 무시되고,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일방적으로 라본지 시의원을 앞세워 한인타운 한복판 ‘방글라데시 거리’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왔고, 이에 소위원회는 라본지 시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인 거라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제안했었던 코리아타운 구역도 1/3 가량이 축소되었고. 그래서 이게 안된다는 거다. 왜 서로 합의하지도 않은 사항을 덜컥 받아들였냐는 거다.
(왼쪽 끝의 백발신사가 탐 라본지 시의원이다)
그렇다면 소위원회측의 입장은 뭐였을까? 소위원회측도 한인사회의 이런 반발을 충분히 예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간을 더 끌다간 두 커뮤니티가 구역문제를 놓고 다툰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그 경우 한인사회 전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의원의 제안을 일단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문기자는 방글라데시를 기필코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리아타운 축소도 있을 수 없고. 반면에 소위원회는 그래봐야 이미지만 나빠지니 이쯤해서 합의를 해주자고 하고 있고. 자.. 누구의 생각이 더 옳은 것일까?
LA 마라톤과 한인교회 - 한인사회의 치명상
일년에 딱 하루인데도 ‘예배가는 길을 막지 말라’며 한인교회들이 들고 일어나 마라톤대회 날짜를 바꿨다가 결국 마라톤 코스를 먼곳으로 몰아냈다. 예배가는 길이 뚫려 헌금 받는데 지장이 없게 되었으니 한인교회의 소원대로 됐다. 그래서 한인교회들은 철없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우리 한인사회의 전체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힌 치욕의 사건이었다.
세계의 유명 대도시들이 일요일 하루종일 길을 막아가며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뭘까? 홍보효과도 있지만 결국은 돈 때문이다. 5만여명이 참가한 뉴욕 마라톤 대회가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2억2천만달러, 3만5천명이 참가한 시카고 마라톤 대회는 1억 5천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2만명 정도가 참가하는 LA 마라톤의 경제효과도 어림잡아 1억달러 정도는 될 것이다.
이걸 한인교회들이 들쑤셔 날짜를 월요일로 바꿨다가 참가자가 9천명으로 줄어드는 대실패를 겪었다. 이 덕분에 지난 3년간 LA마라톤 대회를 주최하던 회사는 30만불의 적자를 남긴 채 문을 닫았고 올해부터 운영사가 바뀌었다. 하지만 LA 마라톤대회가 실패하면서 입은 적자는 30만불이 아니다. 참가자가 반으로 줄면서 경제효과마저 반으로 줄었다. 얼추 5천만달러의 경제효과가 날아가버린 것이다. 한인교회의 등쌀에 날짜를 바꿨다가 내년에 다시 일요일로 환원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 말 많은 코리아타운을 피해 아주 멀리 가버렸다.
'서울마라톤'을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반대했다면?
이게 왜 우리 이미지에 치명상인지 입장을 바꿔 상상해 보면 안다. '서울 마라톤대회'가 25년째 열리고 있었다고 치자. 근데 코스의 일부에 걸쳐 살고있던 소수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자기네 종교활동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법적투쟁을 벌여 서울 마라톤대회 날짜를 변경시키게 만들었다고 치자. 부글부글했지만 참았는데 마라톤대회로 인해 수백억원의 경제효과까지 날려버렸다고 치자. 우리들 입에서 과연 어떤 말이 나왔었을까?
‘저 씨팍 개 썅노무 방글라썀시키…’ 이랬을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어서 감히 우리가 25년 해온 행사를 지들 종교문제로 딴지를 걸어? 예의도 상식도 모르는 &$%^#$%*&* 방글라 개쉑히들.
우리가 이 짓을 미국 LA에서 한거다. 자기네 예배길을 막는다는 이유로 1년에 단 하루뿐인 25년전통의 마라톤 대회 날짜를 기어이 바꾸게 했었던 거다. 비상식도 이런 비상식이 없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왕따를 자초했다. 한인교회의 이 망발은 한인교회나 한인 개신교만이 아니라 고스란히 한인사회 전체의 피멍으로 남았다.
코리아타운 정복전쟁? - 우린 정복자가 아니다
근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의 구역설정 갈등이 터진거다. ‘방글라에 당한 한인타운’ 이란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일부 한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제발 이 사건만은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이 갈등이 계속된다면 마라톤사건에 이어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이미지에 확인사살이 될게 뻔하다. 그래서 조마조마하다.
코리아타운.. 원래는 이런 거 아예 없었다. 그냥 미국의 일부였었다. 물론 남미인들이 주로 살던 곳이었다. 근데 그곳에 한인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코리아타운이란 이름이 자연스레 생긴거였다. 그때 과연 남미인들은 어떤 반응이었을까? 감히 우리덜이 사는 땅에 코리안들이 겁도 없이 들어와서 자기 깃발을 꽂아? 개 썅노무… 이랬었을까? 아니었다. 아무도 시비를 걸어오지 않았었다. 남미인들은 소수민족인 코리언들을 받아주었었다. 어차피 남미인들의 땅도 아니오 한인들의 땅도 아니지 않은가. 코리아타운은 이렇게 이름지어진 곳이다. 결코 한인들이 정복한 땅이 아니다. 그저 한인들이 집중해 있는 곳일 뿐이다. 우리가 어느때부터인가 집중했으니 코리아타운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코리아타운 안이라도 타인종들이 어느 구역에 집중적으로 모여살면 과거에 우리가 그랬듯 그 구역은 타인종들의 타운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도 그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생각 안하고 ‘우리 구역에 다른 인종은 절대 못 들어온다’고 강짜를 부리는 것은 보기에 역겹다. 스스로 욕을 버는 바보짓이다.
폐쇄적이고, 인종차별 심하고, 배타적인 한인
이런 말하긴 싫지만.. 만약 이 사건의 당사자들이 방글라데시가 아니고 유럽의 잘사는 나라 민족이었더라도 한인들이 이랬었을까? 아마 절대로 아니었을 것이다. 백인종에 열등감 깊고, 다른 인종은 차별하기 좋아하는 한인들은 그들이 들어오는 걸 아마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거다. 코리아타운이 세계화되어 가고 있다고 광고를 했었을 것이다. 서로 앞다투어 그 지역 근처로 갈려고 경쟁을 벌였을 것이다.
이 구역싸움이 혹시 커뮤니티에 어떤 이득이라고 가져온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득이란 없다. 다른 커뮤니티를 배척하는 모양새만 남길 뿐이다. 다른 커뮤니티를 본능적으로 배척하고, 스스로 자기들이 우월하다고 여기면 더욱더 배척하고.. 이런 모양새는 한인커뮤니티가 인종차별 심하고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나쁜 이미지만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만약 타인종 주민들이 코리아타운 설정을 반대한다면?
문제는 하나 더 있다. 한인사회가 지금 코리아타운이라고 주장하는 지역의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만약 그들이 조직적으로 코리아타운에 속하게 되는 것을 '반대'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실제로 코리아타운의 외곽지역 일부는 사실상 각각의 지명을 이미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
코리아타운에 속하는 것이 유리한 건 오로지 한인업소들 뿐이다. 하지만 주택은 아니다. 이미 코리아타운의 이미지는 우범지대라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자기 동네가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이 된다면 집값의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가만있을 턱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우린 죽어도 코리아타운에 속하기 싫다' 라고 타인종 주민들이 들고 일어 난다면 그 논란과 망신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그들과 전면전이라도 벌일텐가? 마치 한인들이 코리아타운의 정복자라도 되는 양? 그게 과연 우리 한인커뮤니티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한인사회
LA 마라톤 사건은 이미 물 건너 갔다. 회복이 불가능하다. 상식을 모르는 한인교회들의 반성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개신교가 '완전 장악'하고 있는 한인사회의 반성도 기대하긴 어렵다.(LA 교민 십중팔구는 개신교인이다)
하지만 코리아타운 구역 분쟁은 다르다. 이건 아직 늦지 않았다. 시의회의 권고대로 우리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쓸데없는 논쟁이나 시선도 피하고, 한인커뮤니티의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효과도 볼 수 있다. LA 마라톤 사건으로 이미지에 먹을 덧칠한 한인사회는 이 문제라도 빨리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이미지의 계속적인 추락을 그나마 진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인사회 지도층'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틀린 길로 앞장서 성큼성큼 가고 있다. ‘LA 마라톤 코스변경’사건으로 치명상을 입은 한인커뮤니티가 ‘방글라데시 영토전쟁’과 '코리아타운 정복전쟁'을 계속 밀어 붙이겠다는 분위기다. 그래봐야 우리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만 입을 게 뻔한데도 그들은 그걸 전혀 모른다.
반성하는 소리는 아예 없다. 사실 반성하는 소리가 울릴 통로나 공간 자체가 없다. 한인언론이 앞장서 부추기고, 한인단체장들이 얼씨구나 앞다퉈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다. 자기네들을 마치 독립군이나 독도를 지키는 애국자로 착각하는 광기만이 그득하다. 이런 상황에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있는 공간이란 아예 없다.
그러는 사이 '거봐 한인들 모두 동조하고 있잖아' 그들은 이렇게 투쟁의 길로 가려는 모양이다. 만주벌판을 달리던 독립군의 심정으로, 독도를 수호하는 애국자의 심정으로 떨쳐 일어나려는 모양이다. '코리아타운은 한국인의 땅' 하면서 영토전쟁을 본격적으로 벌이려는 모양이다.
정말 한심하고,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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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월 19일) 드디어 '소위원회'가 라본지 의원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 했단다. 코리아타운이 축소되는 걸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다. 더불어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도 벌인다고 하고.. 한인커뮤니티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확전을 하지 않으려던 소위원회였는데 아마 다른 한인단체들의 등쌀이 어지간히도 심했었던 모양이다.
근데 '있지도 않았던' 코리아타운인데 그게 '축소'되는 걸 받아들 일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인가? 그 넓은 코리아타운 한쪽 귀퉁이에 방글라데시 길 표지판 하나 세우지 못하게 하겠다는 건 도대체 무슨 고집인가? 힘들게 일궈온 우리의 코리아타운을 우리가 기필코 지키겠단다. 자못 장엄하기까지 하다.
주민들이 싫다잖아
잘 생각해보자. 라본지 의원이 이 안을 제의한 가장 큰 이유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코리아타운에 속하는 것이 싫다'라고 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 한인들이 '우리 가게가 방글라데시거리에 속하는 것이 싫다'라고 거부하는 것과 똑 같은 이유이다. 그런데도 한인들은 방글라데시 거리는 쫓아내고 코리아타운은 축소하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어울려 살자는 건가, 아님 자기네끼리 천년만년 따로 떨어져 살겠다는 건가. 많은 사람들과 섞여 살다보면 손해볼 때도 있고 이익볼 때도 있는 법이다. 때론 손해인줄 알면서도 양보하기도 해야 하는 법이다. 근데 남만 손해봐야 하고 난 죽어도 손해볼 순 없다?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되는걸까?
당신이 만약 타인종이라면 이런 코리안들을 어떻게 생각할것 같은가? 자기네 교회가는데 방해된다고 마라톤 대회 날짜를 바꾸고.. 자기네 타운 땅따먹기 한다고 다른 커뮤니티와 치고받고 싸우고.. 와우 코리언! 정체성 분명하고, 응집력 강하고, 협동심 투철하다고 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저 개 썅노무 #$%&&#$ 코리언.. 평생 상종 못할 #$%%$#.. 이거 뻔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니라고 이러는 건가.
남들이 피해를 입든 말든, 남들이 싫다고 하든 말든, 남들이 욕하든 말든, 남들이 한심하다고 조롱하든 말든.. 죽어도 자기 생각대로 하겠단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해결하자고 하는데도 자긴 죽어도 손해는 안보겠단다. 죽어도 양보 못하고 자기 속만 차리겠단다.
대놓고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대놓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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