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시술의 첫 단계는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는 것이다. 남성의 정자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충분한 양을 채취할 수 있으므로 별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여성의 난자는 한달에 한개씩만 배란되기때문에 이 난자 한개만 갖고 시험관 수정을 시도할 경우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가급적 많은 난자를 배란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과배란 유도’ 과정을 거친다.
과배란을 유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월경 1주일전부터 난소 기능을 안정시켜 난자 질을 높이는 이상한 주사를 꾸준히 맞아야 하며, 월경 2~3일째 부터는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도 매일 한대씩 맞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두가지 주사는 난자를 채취하기 이틀전까지 계속 맞게 된다. 또 월경 7일째 부터는 매일 병원에 가서 난자가 잘 자라는지를 알아보는 초음파검사와 피검사를 받는다. 난자가 웬만큼 성숙하면 ‘HCG’라는 주사를 또 맞고 36시간쯤 지난 후 난자를 채취하게 된다. 이렇게 한달 가까이 정체불명(?)의 주사들을 무수히 맞고 난 후에 시술에 필요한 충분한 난자를 얻을 수 있다.
이거 얼핏 생각해도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방법이다. 난자의 생성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난자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과정같다. 이렇게 억지 생산된 난자를 얻은 다음엔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임의 원인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경우, 원래 수정이 일어나는 난관에서 자연적으로 수정이 일어나도록 정자와 난자를 난관에 뿌려주기만 하는 것을 ‘배우자 난관내 이식술’이라 한다.
[비록 상당히 비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창조된 난자이기는 하지만 일단 '수정의 과정은 사람의 몸속에서 일어난다']
다음으로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킨 뒤 수정란만을 난관에 이식하는 것이 있는데 이를 ‘접합자 난관내 이식술’이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비자연스럽게 생산된 난자가 역시 비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억지수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불임의 원인이 보다 심각하거나, 임신 성공률을 높히기 원하는 경우엔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을 사용한다. 흔히 말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다. 의사는 건강한 정자와 난자를 골라 체외 수정시킨 뒤 시험관속에서 2~3일쯤 배양했다 2∼8세포기로 수정란이 분할되면 자궁내에 직접 이식을 하게 된다.
[비자연스런 난자 + 비자연스런 수정 + 비자연스런 배양 + 비자연스런 이식이다.]
시험관 아기의 출산 성공률은 시술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0∼30%선이다. 운이 좋다면 한차례에 성공할 수도 있지만 확률상 3∼5회 시술은 각오해야 한다. 운이 나쁘면 10번을 해도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매회 시술때마다 과배란유도, 난자채취, 체외수정, 배양, 이식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수정란을 냉동보관했다 다시 이식하기도 한다.
한가지 비자연스런 과정이 더 더해진다. [수정란의 냉동보관]
생명의 탄생이라는 절대 불가침의 신성한 영역에 이렇게 인간의 잡스런 기술이 동원되어 생명의 창조에 똥물을 튀겼는데 태어나는 새 생명들이 ‘자연스런 방법’으로 태어난 우리들과 똑 같을 수 있을까?
→ 인공수정 1 – 자연을 거스른다
→ 인공수정 2 – 지구의 아홉번째 인류
→ 인공수정 3 – 자연은 인간에 결코 지지 않는다
→ 인공수정 4 – 지극히 비자연스러운 과정
→ 인공수정 5 –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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