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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햇빛내린 바다

지난 일요일 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세게 분 덕에 LA가 깨끗해졌습니다. 햇빛 상쾌한 월요일 오후 기분좋게 산으로 향했는데 산아래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웬일인가 하늘을 보니 다른곳은 화창한데 산 윗쪽에만 비구름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구름의 움직임을 보니 곧 비가 그칠 것 같습니다. 삼십분쯤후 비가 그치고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막 비가 내린터라 향긋한 풀내음이 가득합니다. 건조한 LA에선 이런 풀내음을 좀처럼 맛보기 힘듭니다. 풀내음이 더해진 맑고 맛있는 공기, 보물중의 보물입니다. 큰숨으로 계속 들여마십니다. 하도 들여마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아마 그날 아침 한국의 기록적인 황사소식을 접한 뒤 가슴이 답답해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맑은 공기를 밀어넣어 답답함을 씻어내고 맑은 공기를 허파에 저장이라도 하듯 했던 겁니다. 그렇게 어질거리며 산꼭대기에 이르니 바다쪽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종교영화에서나 볼 그런 풍경.

한곳으로 햇빛이 환하게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희한했습니다. 다른 곳에도 햇빛이 비추고 있었는데 유독 그곳만 환하게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던 겁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투철한 탐구정신으로 보니, 아마 그 부분에 안개같은 비가 햇빛과 함께 내리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마치 제게 '이리로 오라' 인도하는 듯 합니다. 생각없이 바라보다 어느 순간 피식하고 웃음이 번졌습니다. 햇빛이 모인 곳은 바로 산타모니카 앞 바다.. 햇빛내린 그 바다를 건너 쭉 가면.. 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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