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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22년만의 만남

떠난 친구의 동영상을 올리러 페이스북에 오랫만에 들어갔다가 예전에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던 직장선배부부가 절 찾으시는 글을 남기신 것을 봤습니다. 바로는 연락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한국에 간 참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제가 머물던 곳도 일산, 그 선배가 사는 곳도 일산.


그런데 없는 번호랍니다. 다시 페이스북에 들어가 확인하고서야 남겨주신 번호의 지역번호가 031이 아니라 310이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당연히 일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310031로 입력했었던 거죠. 부랴부랴 연락하니 LA인근 Torrance에 살고 계시답니다. 제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살던 곳이기도 합니다. 8년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으면서도 서로 까맣게 모르고 지냈던 겁니다.

 

어제 저녁 그 부부를 만났습니다무려 22년만이랍니다.

부부가 함께 본지는 아마 25년쯤 되었을겁니다.

중년인간들의 몹쓸 버릇.. ‘아니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지?어제도 또 나왔습니다남들이 보면 너무나 확연한 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일텐데, 우린 서로 이십년전과 똑같다고 여기고 그렇게 우깁니다


25년의 세월이 어디로 먹힌건지 정말 엊그제 만났다가 만나는 사람들처럼 익숙하고 편했습니다. 당시에 워낙 아삼육 친하기도 했거니와 이후 살아온 궤적이 비슷해서 아마 더 그랬을 겁니다. 거의 매일 대학로에서 맥주마시던 얘기, 그 부부의 연애시절 데이트에 눈치없이 낑겨 놀던 얘기, 멧돼지 부장과의 시청앞 새벽 난투극 얘기, 설악산 대청봉 무단 1박 사건 얘기, 어느해 여름 동해 바다에서의 조우얘기,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던 얘기 그후 미국에서 고생한 이야기.. 강물처럼 이어지는 얘기로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이선배님 그리고 희경 형수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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