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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얘기

밤과 꿈 - 30년만의 연주

친구를 만난 게 14년만입니다. 그리고 이 곡을 같이 해 보는 건 무려 30년만입니다.

'밤과 꿈 연습 좀 하고 오라..'는 댓글을 못 봤다네요. 미리 연습은 커녕, 기타라는 걸 다시 잡아 본 게 25년 만이랍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의 머리속에 아직 이 곡의 멜로디가 남아있어 잠깐의 흥얼거림으로 정확히 기억해냈습니다. 왼손에 굳은 살이 없어서 서너번 연습만에 손끝이 아프기 시작한다고 난립니다. 그래서 몇번 연습도 못하고 서둘러 녹화하기 시작했습니다. 

30년전 장발머리로 그 빠른 '터키행진곡'을 현란하게 치던 '기타맨' 송규호였지만, 25년의 공백은 어쩔수가 없나봅니다. 물론 30년만에 이곡을 쳐보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악보가 없어서 귀로 듣고 기억을 되살렸는데, 전체적으로 둘 다 '틀리지 않고 치기'에만 급급해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기타 조율이 안맞는 것도 거슬리고..  



딱 세번 녹화했는데 왼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못하겠답니다. 한잔 하고 나서 알딸딸한 기운에 다시 해야 할 것 같답니다. 그래서 일단 한잔 하고, 기타 조율 정확하게 하고, 제대로 함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술이 몇잔 들어가니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형편없는 연주만 남겼습니다.^^

14년만에 만나서, 30년전에 치던 곡을, 5분 연습하고, 10분 녹화했습니다. 
30년전 우리 나이의 아들들 앞에서. 

너무 짧고 너무 미진해서 아쉬웠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송규호의 둘째 아들녀석이 녹화를 했는데.. 연주가 멈추면 녹화도 바로 멈추어버리는 바람에, 실수하고 웃고 떠드는 더 재미난 장면들이 없습니다. 그게 좀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