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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제대로 먹기 2 - 음식은 선택할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라는 걸 처음 본게 87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멍청하게도 난 사무실에 있던 모니터 달린 그 덩어리가 컴퓨터인지 조차도 몰랐었다. 하드디스크가 없던 시절이니 무슨 작업을 하려 해도 넓적한 플로피 디스켓을 여러 번 넣었다 뺏다 했어야만 했다. MS-DOS 플로피로 부팅하고, 장원이라는 문서편집소프트웨어 플로피로 구동시켜 작업을 하고.. 까만색 바탕에 연두색 글씨만 표시되던 시절.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처음으로 하드디스크가 붙어 있는 컴이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그게 당시로서는 거대용량인 105메가짜리였다.

지금 내 컴의 하드는 250기가이다. 80년대말 약 100메가 하드용량과 비교하면 대략 2,500배의 발전이다. 메인프로세서나 메모리나 뭐 더 전문적인 걸로 따지면 더욱 정확한 비교가 되겠지만 그건 내가 잘 모르겠고 아무튼 15년 정도의 사이에 하드의 크기는 무려 2,500배로 늘어났다.

현대사회에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도 많다. 기계를 잘 만지지 못하는 노인네들을 안타까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가 슬슬 그런 기계치가 되어간다. 휴대폰에 있는 기능중 걸고 받는 거 외에는 할줄 아는게 별로 없다. 가뜩이나 정보가 어두운 미국땅에 살다보니 ‘새로운’것에 대해 점점 더 깜깜해진다. 주변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갑작스런 변화
유적지 발굴품이나 옛 문헌들로 비교해 보면, 한국사람들은 불과 백년전까지만 해도 그 생활모습이 몇천년전의 생활모습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설마라는 생각이 얼핏 들지만 잘 생각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몇천년 동안을 별다른 변화없이 살다가 산업화가 진행되던 불과 100여년 사이에 눈이 핑핑 돌만큼 변화된 세상을 겪으며 살고 있다.

인류는 수십만년동안 ‘진화’라는 것을 해왔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한 개체만이 살아남아 그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해주면서 진화해 왔다. 그 유전자속에는 수십만년동안 몸을 지켜온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가 몸속으로 받아들이는 것 중에는 유전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새로운’ 물질들이 너무나 많다. 수십만년동안, 수천년동안 우리가 학습하고 저장해 두었던 유전자들을 총 동원해도 해결 할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온다. 불과 몇십년동안 말이다.

그것들을 우리는 ‘공해물질’ 혹은 ’화학물질’ 합쳐서 ‘유해물질’이라고 부른다. 수만년동안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셀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유해물질들이 해일처럼 밀어 닥치니 우리 몸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유해화학물질은 별거 아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毒이다. 우리몸의 미묘한 생명작용들은 심각한 교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병이 많다.

이왕 시작했던 아토피를 예를 들자. 알러지증상의 범주에 넣기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따로 아토피라고 이름 붙인 바로 그거. 우리몸엔 유해 화학물질에 대항하는 면역체계가 없었다. 수십만년동안 그런 게 있을 필요가 없었다. 지난 몇십년간 갑자기 불어난 유해 화학물질에 허둥지둥 다른 것으로 땜방을 해오고는 있었지만, 몸이 안정화된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그렇게 땜방할 능력도 없다. 죽자 사자 처절하게 유해화학물질과 싸움을 하는 아이들이 바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다. 경험이 없으니 별 것 아닌 침략에도 그리 유난을 떨며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무균실에서 키우려는 듯 필요이상 위생에 신경을 쓰고, 몸에 좋다는 거 이것 저것 먹이고, 아프면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주사를 맞히고 약을 먹이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자기 아이들 몸속에 독을 자꾸 밀어 넣어서 아이들을 점점 더 고통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걸 모른다.

어떡해야 하나..

마시는 공기는 선택권이 거의 없다.
마시는 물도 별로 선택권이 없다.
그러나 먹는 음식은 우리가 상당부분 선택권을 쥐고 있다.



→ 제대로 먹기 1 – 뭘 먹으란 말이냐
→ 제대로 먹기 2 – 음식은 선택할 수 있다
→ 제대로 먹기 3 – 채식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